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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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940 vote 0 2018.11.19 (18:50:51)

    모세, 바울, 마호멧


    세력을 가진 자와 명분을 가진 그룹이 연합할 때 막강해진다. 모세와 바울과 마호멧의 공통점이 있다. 명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일정한 세력을 가진 집단과 결탁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기묘한 역할분담의 밸런스가 작동하고 있다. 호남세력과 노무현의 결합도 마찬가지다. 이때 세력을 가진 집단이 명분까지 차지하려고 하면 망하는 구조가 되는게 보통이다.


    프로이트를 비롯한 몇몇 학자들은 "모세는 아케나톤의 유일신 아톤 신앙을 따르던 이집트의 귀족출신 사제였다. 아케나톤이 죽은 후 이집트가 이전의 다신교 신앙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만을 품은 나머지, 당시 이집트의 천민이었던 하비루(히브리) 노예 집단을 선동해서 반란을 일으키고 이집트를 빠져나와 무리를 가나안에 정착시키고, 하비루 노예들에게 자신의 유일신 신앙을 설파한 것이 지금의 유대교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나무위키]


    이집트 상형문자나 히브리어는 모음이 없다. 그래서 많은 오해와 혼란이 일어난다. 모세는 이집트의 흔한 이름이다. 자음만 보면 물에서 건져지다는 의미의 히브리어 ‘마샤’와 유사하다. 아기를 바구니에 담아 강물에 떠내려 보냈는데 갈대밭에서 건져냈다는 식의 설화는 동서고금에 흔하다. 모세의 정체는 무엇인가? 상식으로 보면 모세는 이집트 귀족이 맞다.


    유일신 신앙 문제로 이집트에 내분이 일어났을 때 무리를 이끌고 도망친 것이 맞다. 모세는 단순히 이집트인 법률가다. 모세의 10계는 유태인 최초의 법률이라 하겠다. 그는 왜 유태인 무리에 가담했을까? 그들이 만만해 보였기 때문이다. 거만한 이집트인들은 다루기가 힘들다. 만만한 유태인들을 털어먹는 것이 합리적이다. 방법은? 마이너스를 자행하기다.


    우상숭배를 금지한다. 이 전략은 먹힌다. 누군가를 배제하는 전략은 역사적으로 언제나 성공해 왔다. 과거에 여러 번 낙방한 홍수전이 어느날 화가 나서 공자상을 때려부쉈다. 네 이놈 공자야! 내가 너를 믿고 공부하느라 인생을 허비했단 말이다. 그러자 눈이 휘둥그래진 무리가 모여들었다. 감히 서원을 때려부술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네. 태평천국 성공이다.


    카톨릭 신부들이 백년 동안 기독교를 선교해도 중국에는 조금도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사찰과 서원을 때려부수자 단번에 중국의 절반이 넘어왔다. 쉽잖아. 바울이 기독교를 개종한 사건도 비슷하다. 바울은 모계로 유태인이지만 로마 시민권이 있었다. 기독교인들을 사냥하러 다니다가 어느 순간 깨달았다. 얘네들 허접하잖아. 바보아냐? 나한테도 잘만 잡히네.


    그렇다면 내가 왕잡아야지. 그는 어리숙한 사도들을 포섭해서 사도와 같은 지위에 올랐다. 예수를 본 적도 없는 자가 단번에 베드로와 같은 반열에 오른 것이다. 이집트의 지식인이자 법률가인 모세가 허접한 유태인을 장악하기는 쉬웠고 학식있는 로마시민 바울이 무식한 베드로의 무리를 제압하기는 거저먹기다. 여기서 강한 에너지 낙차가 작동하는 것이다.


    무함마드 역시 우상파괴로 떴다는 점에서 홍수전의 성공과 유사하고 모세의 성공과도 유사하다. 무함마드의 부하 중에서 가장 강력한 자는 2대 칼리프 우마르다. 그는 메카의 부족들을 지도하여 무함마드를 죽이러 갔다가 무함마드의 무리가 허접한 것을 보고 급변심하여 이슬람으로 개종한 다음 무함마드까지 제압해 버렸으니 이에 반발한 세력이 시아파다.


    히브리 노예의 적인 이집트인 모세가 유태인의 왕이 된 것이나 유태인의 적인 로마시민 바울이 기독교의 수장이 된 것이나 무함마드의 적인 우마르가 칼리프가 된 것이나 패턴이 같다. 만만하므로 잡아먹은 것이다. 세력과 명분의 역할분담은 먹힌다. 대개 세력을 가진 자가 명분을 가진 자를 털어먹는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배제하는 마이너스법을 쓴다.


    노무현의 명분과 호남의 세력이 결합하는 패턴도 마찬가지다. 잘 찾아보면 모든 역사적 성공사례에는 명분측과 세력측의 밸런스가 있다. 항우처럼 개인이 너무 강해버리면 밸런스가 깨진다. 누군가를 배제하고 단순화 시키는 전략은 언제나 성공한다. 유태교는 부족문제로 복잡한데 기독교는 단순하다. 개신교는 카톨릭보다 교리가 단순한 것이 성공비결이다.


    이슬람은 기독교보다 더 교리가 단순하다. 유일신 신앙은 단순해서 먹힌다. 아케나톤의 종교개혁운동이 여러 번 모습을 바꾸어 역사에 반복적으로 출몰하곤 했던 것이다. 인간은 언제라도 단순한 것을 선호한다. 그곳에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리우스파는 단순한 것을 주장하다가 너무 나간 나머지 예수마저 부정하게 되었다. 이 경우는 꽤나 치명적이다. 


    노론이 단순한 것을 주장하다가 마침내 왕권을 부정하게 된 것과 같다. 그러다가는 송시열처럼 목이 달아나기 마련이다. 단순하면 강력해지고 강력한 시스템의 등장은 구체제의 반동을 부른다. 아리우스파도 논쟁에서는 철저히 이겼다. 정치적으로 패배한 것이다. 누군가를 배제하자는 선동은 언제나 먹힌다. 예멘인을 추방하자고 주장하면 몰표를 받는 거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cintamani

2018.11.19 (19:11:21)

놀랍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8.11.20 (05:22:26)

"역사적 성공사례에는 명분측과 세력측의 밸런스가 있다. 대개 세력을 가진 자가 명분을 가진 자를 털어먹는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배제하는 마이너스법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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