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에 대해서 이것이 한 두 마디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지능과 관계되어 있다. 나처럼 산수와 음악을 못하는 사람은 수학시간이나 음악시간에는 집중하지 못한다. 나는 구조적인 것에만 뇌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단순한 것이 의미없이 반복되면 뇌는 정보를 회피한다. 우둔한 사람도 찾아보면 잘 집중하는 분야가 있다. 특정환경에서 뇌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결국 자신이 못하는 부분은 보완하고, 잘 하는 부분은 계발하는 수 밖에 없다. 집중하지 못하는 분야에 억지로 집중한다는 것은 불능이다. 집중력은 근본 긴장하는 능력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거다. 스트레스에 강해질 필요가 있으며 이를 훈련할 수도 있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일부러 해보는 거다. 홍상수 영화처럼 어색하고 느끼한 상황을 연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훈련도 학생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10대 때 이것저것 다 해봐야 한다. 아저씨가 되어버리면 몸에서 맛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훈련해도 잘 안 된다. 스트레스 개념을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불쾌함, 짜증 정도로 보면 안 된다. 등산이나 여행과 같이 어떤 낯선 상황에 노출되는 것이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보통 처음 경험한 일은 잘 기억한다. 첫 소풍, 첫 수학여행, 첫 데이트, 첫 출근 이런건 잘 기억한다. 뇌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낯선 환경에 자주 노출시킴으로써 의도적으로 스트레스를 줄 수 있고, 음식이나 산책, 운동, 섹스 등으로 뇌에 가벼운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 월드컵 결승전 앞두고 일부러 선수들에게 섹스를 권하는 팀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을 고취하는 것이다. 스스로 의식화 되어야 한다. 역사의식, 민족의식, 정치의식, 깨달음, 가족에 대한 의무감, 조직 안에서의 승부욕, 동료와의 관계, 이런 책임감이 필요하다. 자신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주변의 굉장히 많은 것들이 연동되어 있어야 한다. 모두가 반응하도록 구조를 세팅하는 것이다. 우둔한 사람도 어떤 조직의 지도자가 되면 상당히 합리적으로 변한다. 자신의 말 한 마디에 부하들이 적극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민감한 반응이 보스를 집중시킨다. 도박할 때 특히 잘 집중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행동에 상대가 적극 반응하기 때문이다. 부끄럼을 잘 타는 사람은 민감한 센서를 가졌기 때문에 잘 집중한다. 예술가들은 어색한 것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잘 집중한다. 뉴스를 많이 보는 사람은 아무래도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는 능력이 향상된다. 주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분위기 파악을 하고 주제파악을 하고 제 포지션을 찾아내는 것이다. 구조를 합리적으로 세팅해야 한다. 주변의 모든 조직이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도록 세팅하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사랑에 빠지면 주변의 모든 것이 반응을 한다. 햇볕도 더 반짝이고 단풍잎도 더 예뻐 보이고 그렇다. 결론적으로 집중은 자신이 어떤 조직에 속해 있고, 조직이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러한 흐름 안에서 자신이 담당할 임무가 있고, 이런 것을 의식함에 따라 뇌가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일어난다. 스트레스가 짜증이나 불쾌감으로 느껴진다면 그것은 스트레스가 아니다. 가슴이 설레이고 뭉클한 것이 여기서 말하는 스트레스다. 흥미를 느끼고 달려드는 것이 뇌와 몸을 팽팽하게 긴장시키는 스트레스다.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것은 여기서 말하는 스트레스와 반대되는 상황이다. 그것은 피아노를 많이 쳐서 피아노줄이 느슨해진 것이지 스트레스가 아니다. 스트레스는 피아노줄이 조율사에 의해 팽팽하게 조여져서 제 소리를 내는 것이다. 뇌에 다른 정보, 낯선 정보를 주거나 몸에 음식, 운동, 산책, 섹스, 등으로 새로운 자극을 주어서 팽팽하게 긴장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우주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보스 위치에 올려놓고, 자신의 행동에 우주의 모든 것이 반응하도록 구조를 세팅해야 한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노랑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노랑제비꽃 화분이다.” (반칠환의 노랑제비꽃) “원각이 보조하니 적과 멸이 둘이 아니라, 보이는 만물은 관음이요, 들리는 소리는 묘음이라,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시회대중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성철스님의 법어)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은 무엇이오?(祖師西來意)” “뜰 앞의 잣나무로다(庭前栢樹子) (조주스님의 공안) 옛날 영감쟁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지어낸 이유는 스트레스를 주기 위해서다. 자신의 사소한 행동에 온 우주가 긴밀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말이다. 내가 무심코 뀐 방귀 한 방에 우주 하나가 통째로 날아갔다고 생각해야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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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의 스트레스 개념은 신선한 긴장감을 주는 '자극' 이라고 생각되오.
즉 정신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인데...거기서 오는 영감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되오.
그리고 이것은 의욕과 성취욕구와도 연관된다고 생각되어지오.
스트레스는 자극이기도 하지만 이건 작은 것이고 큰 스트레스를 얻어야 하오. 스트레스는 스트레칭과 같은 것이며 그것은 쭉 뻗는 것이오.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듯 몸을 쭉 뻗으면 점점 뻗어나가서 신에게까지 도달되오. 의식이 쭉쭉 뻗어나가서 신의 완전성과 포개질 때 노랑나비꽃 하나를 위해 온 우주가 나서주는 것이오. 우주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식을 훈련해야 하오. 인간을 움직이는 욕망 본능 이런건 주기가 짧은 것이고 키를 우주만큼 키워서 5미터 갈때마다 다섯번 이마가 우주의 처마에 걸려야 하오.
여기서 느껴지는 스트레스(집중력)의 질감을 표현하라 한다면 어쩌면 부드러움이 아닐까.
현을 켜는 악기의 그 순간의 전율 같은 거.... 그냥 제 생각.
스트레스 [stres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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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기도 집중에 도움이 될라나 모르겠소만,
떨림 없는 털기가 유행이오.
이런 글은 도배를 해도 모자라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