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원주의와 엔트로피 모든 것을 단순한 근본적 법칙들로 환원시키는 힘은 그런 법칙들로부터 시작하여 세계를 재구성하려는 힘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리학자 P.W.앤더슨] 창발주의를 검색하다 보니 환원주의에 대해서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환원주의는 사회과학 위에 심리학, 심리학 위에 뇌과학, 그 위에 생리학과 생물학, 그 위에 화학, 그 위에 물리학, 정점에 수학, 수학 중에서도 군론이 있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물론 구조론으로 보면 수학 위에 구조론이 있다. 구조론으로 보면 량 위에 운동, 운동 위에 힘, 힘 위에 입자, 입자 위에 질이 있다. 여기에 인과관계가 있다. 량은 운동으로 설명되고, 운동은 힘으로 설명되고, 힘은 입자로 설명되고, 입자는 질로 설명되며, 항상 높은 단계에 의해 낮은 단계가 설명된다. 수학이 모두 설명한다. 가장 낮은 단계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 그냥 열거할 뿐이다. 가장 높은 단계의 질은 완전성으로 설명된다. 완전성은 에너지의 속성이다. 그것은 움직이는 성질이다. 그것은 원래 그렇다. 우주가 원래 그렇게 창조되었다. 그 이상은 신에게 물어보자. 구조론과 환원주의가 어긋나는 지점은 엔트로피의 방향성이다. 환원주의 개념에는 엔트로피가 적용되어 있지 않다. 과학가는 과학가의 언어를 써야 한다. 엔트로피를 적용해서 판단해야 한다. 엔트로피가 질서도를 측정하여 머리와 꼬리를 구분한다. 환원주의는 앞뒤를 거꾸로 판단한다. 환원이라는 것은 되돌리는 것이다. 여기에 방향착각이 있다. 사회학은 조금 더 복잡한 심리학이다. 사회학은 심리학의 응용에 불과하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사회학이 더 단순하고 심리학은 복잡하다. 왜냐하면 심리학에는 사회학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응용학문은 순수학문에 종속된다. 다시 말해서 사회학은 심리학을 쪼개서 열거한 것이다. 열거하면 단순하다. 콩을 항아리에 담아놓으면 심리학이고 항아리를 깨뜨려 흩어버리면 사회학이다. 순수학문은 항아리에 담긴 복잡한 학문이고 응용학문은 항아리를 탈출한 단순한 학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폐가 있다. 방향을 헷갈리게 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복잡이란 말은 중복과 혼잡인데 겉보기로는 응용학문이 더 복잡하게 보인다. 그런데 엔트로피로 보면 단순한게 더 무질서하다. 즉 엔트로피로 보면 복잡한 것이 더 단순한 것이다. 과학가의 언어는 일반인의 언어와 달리 엔트로피를 적용한 것이어야 한다. 그림을 봐도 추상화가 더 복잡하다. 추상화는 잘 그렸는지 판단하기 힘들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쌀 한 포대와 밭에 있는 벼 한 포기는 어느 쪽이 단순할까? 마트의 쌀은 순수한 쌀이고 논밭의 벼는 왕겨와 쭉정이가 섞인 복잡한 쌀이다. 그런데 말이다. 마트의 쌀은 탈곡+도정+선별+포장을 거친 복잡한 것이고 들판의 벼는 단순하다. 구조론으로 보면 복잡한 것이 단순한 것이고,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이다. 엔트로피가 높을수록 무질서도가 높다. 그런데 더 단순하다. 무질서하니까 단순하지. 환원주의가 말하는 복잡개념은 엔트로피가 적용되지 않은 비과학적인 언어사용인 것이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에서 질이 가장 복잡도가 높다. 질서도가 높다. 량은 무질서도가 높다. 엔트로피가 높다. 그런데 우리가 주변을 둘러보면 질이 좋은 것은 단순하고 량이 많은 것은 복잡하다. 일단 량이 많아서 복잡하게 보인다. 그런데 그게 과학이냐? 거지와 신사가 있다면 어느 쪽이 더 복잡할까? 신사는 직업도 있고, 가족도 있고, 임무도 있고, 돈도 있어서 복잡하다. 거지는? 아무것도 없다. 단순하다. 그런데 길에서 만난 신사는 차림이 말쑥해서 단순하고 거지는 깡통이 가득해서 복잡해 보인다. 서랍에 옷을 정리한 것은 질이 높고 바닥에 흩어놓으면 량이 많다. 어느 쪽이 복잡할까? 서랍에 옷을 잘 정리한 것이 복잡한가, 아니면 옷을 바닥에 흩어놓은 것이 복잡한가? 겉보기의 복잡함과 내밀한 질서의 복잡함은 다르며 그래서 엔트로피가 있다. 여기서 판단기준은? 자기 눈에 보이는 것이 기준이 되면 곤란하고 대상 그 자체에 내재하는 질서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서랍에 정리된 것은 종류별로, 색깔별로 나누어져 있으므로 옷+종류+색깔로 질서도가 높다. 바닥에 던져진 옷은 그런게 없다. 구조론으로 보면 수학은 물리학을 포함하고, 물리학은 화학을 포함하고, 화학은 생물학을 포함하고, 생물학은 심리학을 포함하고, 심리학은 사회학을 포함한다. 학문의 원본에 가까울수록 질서도가 높고 사회학으로 응용하여 갈수록 질서도가 낮다. 반대로 엔트로피가 높다. 사회학은 그냥 사회문제를 열거한 것이다. 그 단계에서 해법은 제시될 수 없다. 경영학이 대표적이다. 그냥 경영사례를 열거한다. 그게 전부다. 지극히 단순하다. 복잡하지 않다. 가장 순수한 수학이 내부적으로 가장 복잡하고 그래서 어렵다. 당연하다. 결론적으로 환원주의는 엔트로피 개념이 적용되지 않은 비과학적인 접근이며, 아마추어의 잘못된 언어사용이며, 엔트로피로 보면 질서도가 가장 높은게 수학이다. 사회학은 쓸데없이 사례를 열거해서 복잡하게 보일 뿐 실제로는 단순한 나열에 불과하다. 환원주의는 방향판단을 잘못해서 허무주의로 귀결된다. 수학으로 갈수록 단순해지고 단순하면 0에 가깝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어떤가? 양자역학이 물질의 근본을 파헤칠수록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궁극에는 단순한 알갱이 원자가 있는게 아니라 복잡한 메커니즘과 그것을 연결한 시스템이 있다. 구조론은 질이 가장 복잡하고 량이 가장 단순하다. 수학으로 갈수록 더 복잡해진다. 순수학문이 복잡하고 응용학문은 단순하다. 복잡하다는 것은 거기서 하나를 변화시켰을 때 맞물려서 동시에 변하는 변수의 숫자가 많다는 말이다. 수학이 바뀌면 굉장히 많은게 동시에 변한다. 사회학이 바뀐다고 생물학을 뜯어고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생물학이 바뀌면 사회학을 고쳐야 한다. 인간도 생물이기 때문이다. 마르크스 개소리는 간단히 무시된다. 닥쳐! 그냥 희망사항을 열거한 것이다. 물리학이 바뀌면 화학,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을 다 고쳐야 한다. 사실이지 아인슈타인에게 다들 한 방을 먹었지 않은가? 물리학이 더 상위의 학문이고 더 계급이 높고 더 복잡한 학문이다. 사회학이 바뀐다고 물리학이 눈이나 깜짝하겠는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순수한 학이 더러운 까마귀 눈치를 보겠는가? 순수한 것이 단순하다는 엉터리 관념은 아마추어의 착각이다. 가장 순수한 것은 원본이며 원본에는 완전성이 있다. 원본이 가장 복잡하다. 거기서 하나가 마이너스 되면서 낮은 단계로 내려간다. 겉보기로 번잡해질 뿐 복잡하지 않다. 내부질서는 낮다. 아프리카 부족민 사회가 복잡한가, 선진국 사회가 복잡한가? 선진국은 누가 지도자인지 알 수 있다. 단순하다. 그러나 아프리카로 가면 누가 족장인지 알 수 없다. 저마다 자기가 족장이라고 주장한다. 이 사회가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매우 복잡하다. 그렇다면 아프리카는 고도로 복잡한 사회인가? 천만에. 수학이 가장 복잡하다. 그래서 어렵다. 사회과목은 누구나 쉽게 만점을 받는다. 엔트로피를 모르면 세상을 거꾸로 알고 반대로 해석하게 된다. 순수할수록 단순하고 단순하면 허무해진다는 것은 엔트로피를 모르는 대착각이다. 과학가는 탐구대상 그 자체에 내재한 논리로 판단해야 한다. 겉보기 느낌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복잡하게 보일수록 단순하다. 통제하기가 쉽다. 아프리카 부족민 사회에 돌아가는 논리가 복잡하지만 지극히 단순하다. 돈만 주면 쉽게 통제된다. 중국이 돈을 뿌려서 아프리카 다 넘어갔다. 순수한 것은 완전하며 완전한 것은 복제되고 복제되는 것은 유의미하다. 허무하지 않다. 순수한 것에 권력이 있다. 허무한 이유는 권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순수한 종이는 사용되므로 권력이 있다. 불순한 종이는 이미 사용되었으므로 버려야 한다. 사용된 것은 권력이 없다. 수학은 권력이 있고 사회학은 권력이 없다. 신차와 폐차가 있다면 어느 쪽에 권력이 있는가? 신차는 사람을 태울 수 있다. 폐차는 사람을 태울 수 없다. 신차는 사람을 골라 태우며 권력을 누린다. 폐차는 골치 아플 뿐이다. 어느 쪽에 권력이 있는가로 판단해야 한다. 폐차가 다 깨져서 복잡해 보인다고 그게 복잡한게 아니다. 고물상에 전화하면 된다. |
"순수한 것은 완전하며 완전한 것은 복제되고 복제되는 것은 유의미하다. 허무하지 않다. 순수한 것에 권력이 있다."
엔트로피,순수,복잡, 단순 개념 정리 끝판왕...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