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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77 vote 0 2024.09.27 (11:15:21)

    때로는 위선보다 위악이 낫다. 많은 잘못이 선의 이름으로 자행된다. 지식인이 주도한 마녀사냥도 마녀를 퇴치하려는 선한 의도로 시작된 것이다. 어느덧 외딴 집에 혼자 사는 힘 없는 할머니만 골라서 마녀로 찍는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발견하고 그만두게 된다.


    의도가 어떻든 비용이 효용보다 크면 악이다. 인간은 결과를 예상하고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내가 선한 의도로 하는 일이니까 나를 따르라 하는 식의 오만한 생각에는 권력의지가 숨어 있다. 착한 일로 칭찬받아 타인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라면 위선이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선한 의도에 의한 처음 한 명의 감성팔이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나라를 멸망시킨다. 한국인이 모두 금쪽이가 되어버린 데는 이유가 있다. 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거망동은 안 된다. 태산처럼 의연해야 한다.


    한국인들은 아직도 '홍명보 선배님 저에게 공을 패스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하고 콜 플레이를 해야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히딩크 눈에는 한국이 이렇게 보였다. 군기반장 하던 홍명보가 히딩크한테 찍힌 이유다. 이래서 축구가 되겠냐? 미친 거다.


    아랍인은 터번을 벗어야 살고, 중국인은 전족을 버려야 살고, 한국인은 상투를 잘라야 산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잉 존댓말, 과잉 선후배 타령, 저급한 감성팔이를 끝장내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사소한 걸로 남 일에 참견하는 시골사람 행동을 멈춰야 한다. 


    위선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모든 선이 권력과 엮이면 위선이다. 곽튜브가 감성팔이로 권력을 획득하면 위선이다. 추종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없어도 구세주에게 속아주려는 추종자의 욕망을 방치하면 위선이다. 리더는 무리가 자신을 숭배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김어준처럼 졸라와 씨바를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바른생활 사나이는 추종자를 모으려는 의도가 있다. 항상 웃는 얼굴로 다니며 교언영색 하는 자는 메시아가 되어 군림하려는 의도가 있다. 천하가 고통받을 때 혼자 웃고 있는 귓전명상 같은 자는 인간이 아니다. 


    좌파 중에도 주사파 품성론을 훈련하여 24시간 미소를 짓고 있는 이석기 부류를 많이 보았다. 그들은 강적이었다. 과거 일이지만 내가 열심히 깐죽거렸는데도 절대 화내지 않았다. 강철같이 단련된 위선이었다. 주사파는 유교와 사회주의를 결합시킨 변종이다. 


    리버럴과 전체주의 세력의 싸움은 영원하다. 좌파가 성찰팔이, 진정성팔이, 생태팔이, 품성팔이 핑계로 우파에 투항한게 작금의 윤석열 사태로 번졌다. 본질은 주사파 품성론이다. 전부 위선이다. 성찰이나 진정성과 같이 증명될 수 없는 관심법은 버려야 한다. 


    추악한 엘리트 우월주의 사고가 숨어 있다. 종교인이 이교도를 깔보는 오만한 시선이다. 나는 하느님 믿고 구원받았는데 저 이교도 짐승들은 지옥가서 어쩌나. 이런 생각으로 사람을 상대한다. 나는 성찰 3단, 진정성 4단, 품성 5단 검은띠인데 저것들은 ㅋㅋㅋ.


    감성팔이병, 착한척 하는 병은 한국인이 벗어던져야 할 또하나의 상투다. 그 상투 마저 잘라야 한다. 쿨해야 한다. 동정받으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공감타령도 지겹다. 초딩이냐? 그게 정신적인 지체현상, 퇴행현상이다. 전방위로 나이가 어린 척 병에 걸려 있다. 


    한국은 문화의 갈라파고스가 되었다. 외국은 다르다. 길을 걸어도 여자를 안쪽으로 걷게 하고 남자는 차도 쪽으로 걸으며 소매치기와 날치기를 경계한다. 만인을 잠재적 적으로 간주한다. 울고 약한 척 하고 동정을 구하면 얕보여서 쪼이는 닭이 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아예 도덕교육이 없다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어느 한국인 여성이 중국인 남자와 결혼했는데 함부로 횡포를 부리는 중국인을 보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말했더니 중국인 남편이 공감은 커녕 '당한 네가 바보다' 하고 핀잔을 줘서 이혼했다는데.


    중국인은 그런 것에 당하는 사람이 바보이고 해먹는 것은 지혜라는 비뚤어진 사상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고 한다. 이용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는 것이다. 남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려고 꽌시를 만들어 세력화 한다. 혼자 놀다간 깨지는 것이다. 


    일본인도 비슷하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다. 사무라이가 아기를 하천에 던져버린다. 상대가 아기를 구하려고 물에 뛰어드는 찰나 벤다. 죽는 사무라이가 말한다. 아하! 기가 막힌 병법입니다. 한수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는 웃으면서 행복하게 죽었다고. 


    사실 지나친 거다. 그런데 말이다. 여자를 안쪽으로 걷게 하고 날치기를 경계하는 미국이나(이것도 영화), 당한 사람이 바보라고 이죽거리는 중국이나, 아기를 강물에 던지고 베는 일본이나 모두 선을 심하게 넘었지만 한국은 반대쪽으로 선을 심하게 넘어갔다.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동방예의지국이 동방과잉지국 되었다. 현대사회와 맞지 않다. 네이버는 예의를 지켜 라인을 일본에 양보했다. 잘한 일일까? 너무 착하잖아. 당했다는 사실을 모르겠는가? 중요한 것은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그쪽으로 계속 가는 것이다. 


    도무지 정도껏을 모르는게 한국인 종특이니까. 라인 뺏기고 헬렐레 하며 웃음 거리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본인들이 속으로 얼마나 비웃겠는가? 다음에는 예의바르게 독도를 넘겨줄 것인가? 눈물로 장사하는 사람을 TV에 출연시키면 이렇게 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systema

2024.09.27 (12:10:05)

효용이 비용보다 > 비용이 효용보다 인듯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4.09.27 (12:13:55)

감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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