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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025 vote 0 2005.05.07 (12:20:42)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의 얼빠진 충고를 듣고 있는 한겨레의 모습이라니.. 가련하다 한겨레여.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와버렸단 말인가? 나경원.. “나 한겨레 안보지만 니들 신문 안팔린다는거 알어.” 한겨레.. “어? 그래!” 나경원 왈 ‘정파 신문’ 틀 벗어나라. ≪- 이건 신문이기를 포기하라는 말. 정파신문에서 벗어나면? 무정파의 무료신문 포커스와 메트로, 데일리줌이 있다. 이 따위 한심한 충고나 듣고 있다니. 한나라당의 코치를 받고 있는 한겨레의 모습에서 한나라당과 사안별 연대를 일삼는 민노당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이들의 공통점은? 상대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진보고 너희는 수구다. 이렇게 서로는 가는 길이 다르다. 가는 길이 다르니 마주칠 일도 없고 싸울 일도 없다. 그러므로 가끔 덕담도 주고받으며 격려하며 공존하는 것이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는 경상도, 민주당은 전라도로 갈라져서 서로의 나와바리를 존중하면서 예의를 다하니 신사의 모습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상생법.. “나는 네밥그릇 안건드릴테니 너도 내밥그릇 건들지 말어!” 우리당은? 우리당은 일정부분 민노당과 겹치고 민주당과 겹치고 한나라당과도 겹치는 점이 없지 않다. 가는 길이 비슷하니 싸워야 한다. 그러므로 상대를 존중할 수가 없다. 상대를 타도의 대상, 혹은 흡수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가는 것이 맞다. 싸워야 한다. 싸우면서 강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한겨레의 모습에서 혹은 민노당의 모습에서 전사(戰士)의 피냄새를 맡지 못한다. 그들은 약해졌다. 무엇이 문제인가? 한겨레는 독자주주들이 쌈짓돈을 털어서 만든 신문이다. 공격적인 경영을 했다면? 벌써 신문사 말아먹었을 것이다. 조중동과 똑같이 악랄한 방식으로 해도 살아남기 어려운 이 바닥에서 어떻게 버티겠는가? 결국은 방어적인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결과로 독자주주들의 자본금을 몽땅 날려먹지는 않았지만 크게 발전하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깨지더라도 공격경영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조중동의 먹자판에서 버티지 못하고 망할 것이다. 독자가 주인인 한겨레가 망해서는 안되므로 이 역할을 한겨레가 아닌 다른 신문사가 맡아주어야 한다. 누가? 우리가 하는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겨레는 과거 한겨레리빙이니 뭐니 하며 공격경영을 시도한 적이 있다. 결과는? 쫄딱 망했다. 겨우 씨네21 하나 건졌다. 한겨레로는 무얼 해도 어차피 안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한겨레의 우향우를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겨레는 일단 그렇게 살라하고 한겨레의 오른쪽에서 새로운 신문이 떠주어야 한다. 누가 그 역할을 할 것인가? 나는 10년 혹은 20년 안에 진보주의+민족주의 이념을 포괄하는 자유주의 성향의 신문이 조중동을 제압하고 언론계를 평정할 것으로 본다. 누가 그 역할을 할 것인가? 조만간 데일리서프라이즈도 주간지나 월간지를 찍을 것이다. 그러나 제 2의 인물과사상, 제 2의 한겨레21, 제 2의 월간피플은 필요하지 않다. ‘운동’의 범주를 벗어나 전혀 다른 컨셉으로 가야한다. 성공할 것인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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