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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789 vote 0 2017.10.20 (14:50:45)

     

    신고리 핵발전소 공사재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이다. 숙의민주주의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은 문재인 정권의 성과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은 방식의 의사결정이 잇따를 것인데 야당은 이를 정권의 음모로 몰아갈 명분이 없게 되었다. 그러나 원전문제는 원래 정치적으로 결단할 문제다.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여전히 여소야대 상황이다. 문재인은 핵발전 중단을 정권의 명운을 걸고 결단을 내릴 만한 건수가 아니라 반대세력을 잘 구슬러서 달고갈 문제로 본 것이다. 원래 이런 식의 접근은 보수적인 자칭 전문가 집단에게 유리하다. 마피아 집단에 유리한 거다.


    그들은 얼마든지 자료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우리는 합당한 근거를 댈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핵발전중단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까놓고 진실을 이야기하자. 권력이다. 우리는 권력을 원하며 정확히 문민통제를 원한다. 마피아집단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소수 핵마피아 집단에 국가가 끌려가는 모양새가 되면, 소수 군부집단도 국가를 끌고가려 하고, 소수 사학집단도 국가를 끌고가려 하며, 소수 종교집단도 국가를 납치하려 하고, 소수 재벌집단도 국가를 테러하려 한다. 소수 이익집단에 국가가 휘둘리면 민주주의는 끝장난다.


    우리는 핵마피아, 군부집단, 종교집단, 사학집단, 기레기집단, 재벌집단을 연계시켜서 보고 이쪽에서 밀리면 저쪽에서도 밀리며 결국 정권이 흔들린다고 보는 것이다. 북벌을 개시하여 마적단을 토벌하듯이 모두 토벌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 각각은 그리 사납지가 않다.


    핵마피아가 끼치는 리스크를 10으로 보면 별거 아니다. 나머지 90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군부집단 10, 종교집단 10, 사학집단 10, 재벌집단 10이 저마다 동조하고 나서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모조리 진압해야 한다. 이들이 모두 뭉치면 리스크는 터무니없이 증대되는 거다.


    지도자의 정치적 결단은 이런 점을 내다보는 것이다. 그러나 숙의민주주의는 전문가 의견을 듣는다. 정치적 배경은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잠재적인 국가의 리스크는 논외로 하고 오로지 핵발전 문제만 판단하기로 시야를 좁혀놓고 시작한다. 탈정치적인 관점으로 접근한다.


    김광석 사건도 단순히 형사법적 문제로 좁히면 서해순이 이득을 본다. 범위를 좁혀놓고 각개격파로 깨는게 지식인과 전문가의 수법이다. 한경오가 노무현을 까는 것도 사안별로 좁혀놓고 보면 정당화 된다. 정치적 판단은 다른 거다. 공론화위는 전문가집단 관점으로 다가갔다.


    김어준, 주진우가 무죄평결을 받은 시민참여재판의 배심원도 비슷한데 압도적으로 무죄로 기울어졌다. 5 대 5가 안 나온다는 말이다. 일반여론은 공사재개와 공사중단이 5 대 5로 팽팽하지만 이는 정치적 판단이고 전문가의 논리가 끼어들면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진다.


    팽팽하게 잘 안 된다. 현미경 대고 좁혀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압도적으로 서해순 무죄로 기운다. 도덕적 파렴치함는 논외로 하고 형법을 위반했느냐만 보기로 제한을 걸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칭 전문가들의 이런 수법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진중권의 오판도 비슷하다.


    이건 빼고 저건 빼고 딱 요것만 보기로 하자고 범위를 좁히면 조영남은 무죄다. 그런데 말이다. 민주주의는 원래가 비합리적이다. 대신 잠재적인 리스크를 줄인다. 열 번을 대결하여 9번을 민주주의가 패배하고 단 한 번을 민주주의가 이기는데 민주주의는 그래도 살아남는다.


    독재는 9번을 이기고도 한 번의 패배로 완전히 끝장난다. 핵도 마찬가지다. 9개 안 터져도 하나 터지면 끝난다. 체르노빌도 하나가 터졌는데 소련이 완전 망했다. 우리는 장기전으로 가서 고도의 전략적 선택을 하려는 것이며 전략적 선택은 9번 지고 한 번 이겨서 이기는 것이다.


    민주주의란 애를 응석받이로 키우지 않는 것이다. 어렵게 커야 제대로 큰다. 재벌아이에게 사탕 사주고 아이스크림 사주고 사달라는거 다 사주면 우리 재벌아이가 무럭무럭 컸어요 이렇게 될 것 같은가? 천만에. 비뚤어진다. 인간은 놔두면 편한 길을 간다. 리스크는 증대된다.


    민주주의는 10전 9패 하고 마지막 1승으로 이긴다. 단기적인 패배를 감수하고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원전이 승부처인가? 문재인은 승부처가 아니라고 보고 전략적 결단을 회피한 것이다. 잘 구슬러서 달고갈 생각을 했고 뜻대로 되었다. 실보다 득이 컸다고 본 거다.


    정리하면 문재인은 신고리를 승부처로 보지 않았고 따라서 대담한 정치적 결단 대신 적절히 타협했으며 이것이 문재인식 협치의 모범사례로 되어 선거에 이기겠지만 우리는 그래도 마피아세력과의 싸움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며 전략적 결단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


    핵벌, 언벌, 재벌, 군벌, 사학벌, 종교벌을 비롯한 각종 벌들을 사안별로 보지 않고 통째로 엎어버리겠다는 태도와 관점을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에게 맡겨서 그런가보다 하고 넋놓고 앉아있으면 안 되고 이들이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경고해야 한다.


    우리는 총론으로 보고 한경오는 각론으로 본다. 각론으로 보면 한경오가 옳은데 그들이 만들어내는 리스크가 누적되면 거대한 먹구름이 만들어진다. 그래도 한경오는 끝까지 자기네가 옳다며 고집을 부린다. 우리는 전제를 쳐야 한다. 각론으로 보는 꿍꿍이가 틀렸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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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동글이

2017.10.20 (16:21:49)

이번 판결을 보고 뭔가 찜찜한 느낌이 바로 이것이였군여.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슈에

2017.10.20 (18:07:48)

이걸 환경보호에만 목숨 거는 걸로 보는 사람들이 바보인 거죠.

[레벨:6]부루

2017.10.20 (22:14:36)

이번 공론화건은 단기 리스크는 줄였으나 잠재적 리스크 발호 여지가 있음

각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마피아들의 발호를 위시한 리스크를 줄이려면 더욱 문민통제를 강화해야 할 듯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각지의 토호 영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으려면 공론화과정에 더욱 철저를 기해야 할 듯

[레벨:6]홍가레

2017.10.21 (23:58:17)

원자로공학교수들   밥벌이는 당분간 보장 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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