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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생활보호대상 할머니의 후원금 10만원
강원도 삼척 당저동 단칸방 노 후보 방문
이한기 기자 hanki@ohmynews.com  
오후 4시25분 노무현 후보는 강원도 삼척시 당저동에 사는 김경황(80세)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김 할머니는 지난 12월 7일 민주당 후보 비서실로 "당선되기를 아침 저녁 기도합니다"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10만원의 우편환을 보낸 인물. 즉시 사연을 알아본 비서실 관계자들은 김 할머니가 현재 80세의 고령으로 비어있는 남의 집에서 전월세금을 전혀 내지 않고 거주하고 있으며, 월 34만원을 지급받는 생활보호대상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할머니는 노 후보에게 후원금 10만원을 보내는 방법을 닷새동안 찾다가 결국 우체국에 가서 직원에게 물으니 그 직원이 후보 비서실로 우편환을 통해 보냈다고 한다.

언덕배기에 있는 할머니의 집은 약 두세평 정도의 비좁은 단칸방이었다. 검은 장롱과 찬장, 싱크대 등이 모두 방 안에 있었고 두루마리 휴지 네다섯 묶음이 장롱 위에 놓여 있었다. 노 후보와 함승희·송훈석 의원, 그리고 몇몇 기자들이 들어가자 벌써 방안은 꽉 찼다. 수행원 및 기자들 대부분은 밖에서 기다렸다.

김경황 할머니 "여기까지 찾아오시다니…. 단일화 안되면 어쩔거나 걱정이 많았는데 당신이 돼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았습니까. 당신 때문에 민주당이 팔자를 고쳤습니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원이 많이 돼서 이 양반(노무현)이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정몽준씨와 단일후보가 돼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성당에 나오시고, 정몽준 잊지 마시고, 아들 주의해서 일류 대통령이 되십시오. 똑똑하고 영리해서 한번 뵈었으면 했었는데 행운이네. 하나님한테 얼마나 기도를 했는데…."

할머니가 여기까지 말을 하자 동네 분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할머니의 고향이 강릉이며 지난 13대 국회 청문회 때부터 노 후보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경황 할머니 "자유당(아마도 민자당을 헷갈린 듯)에 있었으면 부를 누를 수 있었을 텐데 고생 많았습니다. 그때부터 눈여겨 봤습니다. 부산에서 떨어지시고… 꼭 되십시오."

이어 김 할머니는 이회창 후보의 등록금 동결, 재산 사회 헌납 선언 등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흔들릴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노 후보는 "저도 잘 해줄 수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선물로 가져온 내의와 잠바, 목도리를 할머니께 드렸다. 핑크색 목도리를 할머니에게 직접 두르자 김 할머니는 "노란색으로 하지, 나도 젊어 보이게"하며 웃었다.

김경황 할머니 "제가 이것을 기다린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당선을 기다립니다. 저금통을 깨서 (선거를) 하면서…."

노무현 "제가 당선되면 할머니 정성으로 당선됐다고 하겠습니다. 어려운 사람들, 노인들, 걱정하지 않도록 제가 잘 하겠습니다."

김경황 할머니 "5년을 정말 깨끗하게 하세요."

노무현 "깨끗하게 하겠습니다."

김경황 할머니 (주위를 둘러보며) "이렇게 사는 것도 보셔야지요."

함승희 의원 "저도 옛날에 이렇게 살았습니다."

김 할머니의 집 밖으로 나오자 주민 20여명이 기다리고 있다가 "노무현!"을 연호했다. 한 주민은 후보가 악수를 한 뒤 "이겼습니다, 딱 100만표 차이입니다"라고 말했다.

언덕배기에서 내려오는 길. 추운 날씨에 군데군데 빙판이 생겨서 수행원과 취재진들은 기우뚱기우뚱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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