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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050 vote 0 2017.02.09 (18:59:30)

     

    존재론과 인식론의 구분


    구조론의 핵심은 존재론과 인식론의 구분이다. 이 부분을 질문하는 사람이 없어서 여태 본론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구조론은 필자가 연구해서 답을 알아낸게 아니라 원래부터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을 언어감각으로 풀어낸 것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낸 것이다.


    음악이라면 피타고라스가 화음을 발견하고 바흐가 대위법을 발전시킨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경지를 열어젖힐 수 있다. 둘 다 중국중심 동양음악에는 없는 것이다. 그림이라면 다빈치가 소실점이론을 발전시켰듯이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이다. 한층 더 복잡하고 풍성해진다.


    프로이드가 정신분석학을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정신의 문제는 영혼의 문제이고 영혼이 오염된 것은 신의 영역이라 인간이 건들면 안 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환상이 깨졌다. 답을 알고 보면 쉽다. 프로이드 제자들이 곧 스승을 추월했다. 정신분석 별거 아니다.


    그러나 그딴건 케케묵은 옛날 이야기고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라면 이제 파헤칠 대로 파헤쳐서 학문의 세계에 그런 식의 파먹을 구멍이 남아있을 리 없다. 뒷산의 금광도 왕년에 다 파먹었고 학문의 금광도 19세기에 다 파먹고 남은 궁물이 없다. 아니다. 아직 다수 남아있다.


    리처드 도킨스가 유전자에 주목한 것이 그렇다. 필자는 멘델의 유전법칙을 배움과 동시에 진화는 백퍼센트 유전자 작품이며 자연선택이니 생존경쟁이니 하는 다윈의 진화론은 개뻥임을 알았다. 유전자는 구조론의 입자다. 방향성이 있다. 자연선택이니 하는건 막연한 추상구호다.


    왜 밥을 먹는가? 배가 고파서 밥을 먹는다고 하면 맞고 살아보려고 밥을 먹는다고 하면 틀렸다. 위하여는 틀리고 의하여는 맞다. 이는 언어감각이다. 추상어가 아주 틀린건 아닌데 언어적으로 틀린 것이다. 과학의 언어가 아니다. 글자 배운 인간이 말을 그따위로 하면 안 된다.


    이렇게 말하면 전문가라는 분이 나서서 ‘그건 번역이 잘못된 거야’ 하고 바로잡아줄지도 모르지만 근본 접근법이 틀렸다. 박정희가 ‘잘살아보세’ 하며 ‘조국근대화의 열망’ 어쩌구 하면 개소리고 ‘일본을 복제했다.’고 하면 아 맞네 하는 거다. 일본과 미국은 적이었다. 냉전이다.


    미국이 일본을 키워 공산주의를 막으려고 한국과 일본의 화해를 주선한 것이며 이에 일본기술이 한국에 복제된 것이다. 구조론의 복제이론이다. 하여간 개소리 하면 안 된다. 입이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하라는 말이다. 조국근대화 운운 개소리해도 그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하긴 나름 잘살아보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은 우간다 아저씨도 갖고 있다. 과학의 언어를 써야 한다. 인간이 말을 그따위로 하면 안 된다. 미국이 시켜서 대만과 한국에 일본을 복제한 것이다. 그 다음은 소련을 막으려고 한일을 중국에 복제했다. 키신저 작품이다.


    나는 말을 과학적으로 하는데 관심이 있었다. 과학적으로 말하기 쉽지 않으니 아주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교과서부터 개판이다. ‘위하여’는 글자 배운 사람이 쓰면 안 되는 건데 종교인처럼 남발하고 있더라. 종교인이 쓰는 은혜받는다니 하는 표현 쓰지 마라. 무식한 짓이다.


    언어는 있는데 문법이 없다. 대충 쓰는 문법은 있는데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나라마다 문법이 다르다. 엉망이다. 그것을 왜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지가 궁금했다. 왜 사람들이 마음의 마음은 무엇인지, 언어의 언어가 무엇인지, 존재의 존재, 근원의 근원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는가?


    본질의 본질이 무엇인지, 첫 출발점을 찍는 문제, 완전성의 문제, 관점의 문제, 최초 관계설정의 문제, 에너지의 문제를 왜 말하지 않지? 나는 그것을 말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문제를 제출하고 답을 맞춰라고는 말하는데 왜 문제와 답이라는 짝인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거지?


    사람들은 주어 없이 말한다. ‘가야돼.’ ‘어디를?’ ‘거기’ ‘왜?’ ‘가보면 알아. 네 형도 갔어.’ 대부분 이런 식이다. 나는 그것을 말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막상 말하려니 어렵다. 그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한건 17살때고 완성했다고 생각한 것은 24살 때다. 깨달았다는건 마이너스 원리다.


    그 이전에는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했다. 사건의 원인측과 결과측을 한줄에 궤어내는 원리로 본 것이다. 깨달은 마이너스 원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있다. 에너지의 방향성이다. 이게 이렇게 되면 저게 저렇게 된다는 것이 메커니즘이다. 그럼 그 반대의 진행도 가능한가?


    이게 이렇게 될 때 저게 저렇게 된다면 반대로 저게 저렇게 되면 이게 이렇게 되는가? 아니다. 여기에 방향성이 있다. 에너지가 결정한다. 에너지의 입력과 출력사이에 층위가 있다. 역방향은 불가능하다. 왜? 애초에 1이기 때문이다. 처음은 이것과 저것이 따로 나눠져 있지 않다.


    이도 저도 아닌 것이 움직여서 이것과 저것을 연출해낸 것이다. 그것은 중첩이다. 어차피 말로 설명되는게 아니므로 깨달을 밖에. 그것은 크기가 없다. 공간도 없고 시간도 없다. 모든 크기는 관측자의 존재를 전제한다. 관측자 기준의 크기다. 그런데 최초의 상태는 관측자가 없다.


    존재론은 에너지의 결을 따르고 인식론은 관측의 결을 따른다. 어떤 사람이 언어구사하는 것을 보면 에너지의 결을 따르는지 관측의 결을 따르는지 알 수 있다. 안철수의 새정치나 반기문의 정치교체나 안희정의 대연정이나 이런 것은 관측의 결을 따르는 귀납적 사고의 결과이다.


    이들은 정치를 무슨 수학문제 푸는 것으로 여긴다. 정치는 서스펜스다. 시간제한이 걸려 있다. 순발력을 요구한다. 즉각대응해야 한다. 왜? 상대방은 반대로 틀려고 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힘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쪽이 옳다고 따라와주는 일은 절대로 없다. 따라오면 안 된다.


    집단이 모두 옳은 길로 일제히 달려가면 인류는 망한다. 그 길이 옳다고 곧 가는게 아니라 힘을 길러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멀어지지 않도록 조치한 다음에 가더라도 가야 한다. 중간허리 역할할 장교단을 키워야 한다. 패권세력 없이 혼자 독주하는 안철수 안희정 이재명 안 된다.


    밀당은 필수다. 반대로 길이 보이면 곧 가야만 하는 상황도 있다. 반드시 안티가 뜰 것이므로 좌고우면 할 것 없이 무조건 뚫어야 한다. 당은 다른 사람이 하므로 나는 무조건 밀어야 한다. 존재론과 인식론 곧 연역과 귀납, 에너지와 관측이다. 이 둘 중에서 전자의 편에 서야 한다.


    무슨 말을 하든 말하기 앞서 자신이 에너지를 보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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