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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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875 vote 0 2008.12.30 (11:38:57)

 ‘구조론’을 순 우리말로 옮기면 ‘차리다’, ‘차례’, ‘차림’, ‘차렷’이 된다. ‘차례’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한자 차례(次例)로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생각을 생각(生覺)으로, 임금을 인군(人君)으로 표기하는 것과 같이 취음(取音)에 해당하는 오류이다.

한자어 구조(構造)를 우리말로 옮기면 ‘꾸밈새’이다. 그런데 ‘꾸미다’는 일종의 식(式)에 가깝다. 곧 공식(公式)이 된다. 확실히 구조론은 ‘꾸밈새’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는 구조론을 응용한 바 되는 이차적이고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의미다.

‘구조론’이라 이름하고 있지만 이 이름이 실로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먼저 ‘차례’가 있다. 곧 ‘질서’다. 그 질서가 전개한 즉 구조가 된다. 구조가 고도화 되어 ‘일’을 획득한 바 시스템이 된다. 구조론은 질서와 구조와 일과 시스템에 대한 이론이다.

그 모든 것을 대표하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의미에서의 구조론에 해당하는 순 우리말은 ‘차림’이다. 혹은 ‘차리다’, ‘차리기’, ‘차렷’이 된다. ‘차린다’는 것은 곧 ‘정신을 차리다.’ ‘밥상을 차리다.’ 교과서 앞페이지의 ‘차례’와 같다.

메뉴판을 우리말로 ‘차림표’라 한다. 차림은 기본이 되는 요소들을 갖추어 정렬함이다. 이 차림이 어떤 대상을 만나 상호작용하여 전개하면 꾸밈새가 된다. 이 꾸밈새가 고도화하여 일의 순환주기 1사이클을 획득하면 시스템이 된다.

‘차린다’는 것은 어떤 일의 시작단계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규칙이다. 곧 우선순위의 질서다. 시간의 순서와 공간의 방향을 지정함이다. 주소지를 찾고 접근경로를 설정하기다. 그 어떤 일이건 간에 ‘차림’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구조론은 차림이 필요한 그 모든 것에 응용이 된다. 바둑이면 ‘포석’에 해당한다. 군대라면 적군을 만나 진지를 구축하는 일에 해당한다. 업무라면 스케줄을 잡고 메뉴얼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짜고 로드맵을 정하는 일에 해당한다.

여행이라면 지도를 확보하는 것과 같고, 건축이라면 설계도와 같고, 공연이라면 리허설과 같고, 책이라면 ‘차례’ 혹은 ‘목차’와 같고 집이라면 주소지와 같다. 그 어떤 일이든 어떤 일을 착수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차려야만 한다.

장사를 하려면 가게를 차려야 하고, 상품을 생산하려면 공장을 차려야 한다. 정부를 꾸리려면 선거를 치르고 의회를 소집해야 한다. 구조론은 차림이 필요한 그 모든 것에 응용이 된다. 차림이 필요하지 않은 일은 없으므로 구조론이 응용되지 않는 분야는 없다.

제사를 지내려면 상을 차려야 하고, 학교에 등교하려면 입학식을 해야하고 또 오리엔테이션을 해야한다. 결혼을 하려면 맞선을 봐야한다. 어떤 일이든 절대로 생략될 수 없는 절차가 있다. 그 절차는 크게 공통된다. 그것이 차림이다.

세상의 그 어떤 일이든 그 일을 맨 처음 시작할 때 부닥치는 문제가 곧 ‘차림’이다. 세상에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 차림의 원칙은 본질에서 같다. 진리의 보편성에 의하여 크게 공통된다. 어떤 경로로 접근하든 동일한 문제에 부닥치게 되는 것이다.

바둑이라면 첫 수를 누가 두느냐의 문제가 있고, 연인이라면 첫 프로포즈를 누가 먼저 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축구시합을 한다면 누가 먼저 공격을 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그 차림들의 기본적인 패턴은 동일하다.

우리가 어떤 일에서 곤란을 겪는다면 그 이유는 애초의 차림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그 잘못이 발생한 지점까지 되돌아가고서야 그 오류가 시정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차림을 기억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그러하다. 예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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