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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챠우
read 11973 vote 0 2015.08.26 (15:05:37)

국립현대 미술관 서울관(경복궁 옆에 있는거)에 가보신 분이라면 느끼는 게 있습니다. 

일단 건물 디자인이 개꼬져.

왜?

예전 건물을 근대역사유산으로 지정하여 뒤편에 신축건축물과 연결시켜 활용하는 거 까지는 괜찮은데,

둘(신, 구)을 디자인 요소로 연결 시키지 않았으므로. 


하도 등신같아 속이 터지는 지경이지만 한국에서 이걸 해결한 사람이 없으므로 참기로 하고, 

오늘은 대강의 해법만을 제시


P9028576.jpg


사진상으로 보면 잘 알기가 어려운데, 사진사가 이렇게 찍은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 빛을 활용해서 제대로 찍으면 어색하다는 걸 사진사도 눈치를 깐거. 뭐냐? 사진 왼쪽부분이 구건물이고 오른쪽이 신건물인데, 낡은 것과 새것이 그냥 두면 어울릴 리가 없으므로. 그래서 흐릿하게 찍어서 새것을 낡아보이게 꼼수를 쓰고 있음. 


건축 설계를 한 디자이너도 아마 이런 점을 알고 새것이되 낡아 보이는 재료로 신축 건축외벽을 덮어버리고 왼쪽(낡은 부분)은 최대한 새것으로 보이게 하여 둘의 조화를 어설프게 끌어내는 등신기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왜! 둘 사이를 유리(유체로 보임)나 제 3의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지 궁금할 따름. 혹은 건축 외적은 조경을 활용하여 둘 사이의 어색함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도 있는데 사진에서 보다시피 정작 신구건축물 사이에는 쪼만한 나무만 심어둠. 장난도 아니고.


최근 10년의 건축 트렌드(철학)은 근대유산(혹은 오래된 것)을 활용하여 신축 건축물과 이어주는 것인데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이 걸 잘 이해 못해서 어색어색어색어색어색어색어색어색어색어색어색어색하게 만들고 있음. 


한옥의 대청마루처럼 전이공간이라도 만들던지. 사진 좌우를 벌리고 뼈대만 만들고 그 위에 유리로 덮으면 완벽. 물론 유리는 빼도 됨. 


여자 원피스에 목장식이 없으면 목걸이를 하고, 목장식이 있으면 안하는 걸 이해 못하는 디자이너들뿐이라 갑갑.


서울시청 신축물 외관을 유리로 한 것도 웃긴건데 유리의 전체 매스(덩어리)가 DDP(동대문디자인프라자)와 달리 유체의 자기 보존 형태를 이루지 못한 것은 어차피 등신 디자이너가 디자인 했으니깐 일단 넘어간다치고,


건축물에서 유리라는 재료가 유체의 역할을 하여 이질적인 두 매스(고체)를 연결하는데 주로 쓰여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은 정말정말정말정말점말 승질나는 상황.


시청 앞을 지날 때마다 쪽팔려서 얼굴이 화끈.


ecd7a2e9d83f0d7608b8e8beb8ef590f.jpg

디자이너도 눈치를 깟는지 둘 사이를 나무로 어설프게 마무리. 유체로 쓰여야할 유리외관 건물이 고체처럼 쓰이고 있어, 유체의 역할을 나무가 대신하고 있음.


lee139-17.JPG

안도다다오의 디자인. 유리가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정석을 보여줌. 중간 공간 혹은 전이 공간이 가지는 의미를 무식하게 보여주고 있음.


2011041347991_2011041452721.jpg


한옥의 대청마루. (사진의 조경이나 다른 디자인 요소는 잊자.) 안도 밖도 아닌 공간을 활용하는 예.



884.jpg


역시 안도 다다오가 뭘 좀 아는 양반.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8.26 (15:43:02)

내용 대폭 수정

프로필 이미지 [레벨:20]냥모

2015.08.26 (20:30:06)

국립현대미술관은 소격동 보안사(기무사)와 (박정희가 궁정동에서 술 먹다가 총 맞아 죽고 후송된) 서울국군지구병원 자리에 만든 건물. 사람 패고 고문하던 보안사 건물을 근대 역사 유산으로 지정(?)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허물지 않은 것 부터가 웃기는 일. 그나마도 2012년 공기를 앞당기려고 무리하다가 공사중에 큰 화재사고가 났음. 그때 난 명동에서 있었음.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8.26 (20:40:06)

그런 의미에서 폭파가 정답.

[레벨:3]파워구조

2015.09.10 (16:26:18)

건축 이야기 또 들려주세요 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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