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화 코스프레 하는 친구들을 잘 들여다보면 어떤 만화가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코스프레는 예쁘거나 귀엽거나인데, 독특하게도 무서운 얼굴들을 하고 다니는 친구들이 있길래 무슨 만화인지 찾아봤습니다.
오드아이(짝눈)입니다. 한가지 인물이 두가지 삶을 사는 모습이죠.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연상시키네요.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인격의 이중성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 시키지만, 도쿄구울은 두가지 종족의 대칭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포스터를 보니 귀여운 소년이 징그러운 마스크를 쓰고 있네요.
오드아이를 가진 주인공은 사고로 인해 인간의 마음과 구울(인간의 모습을 하고 강력한 능력을 가진 식인괴물)의 몸을 갖게 됩니다. 중간자가 되버린 거죠. 어느 세계나 중간자는 피곤합니다. 까딱하면 양쪽에서 치일 수가 있기 때문이죠. 박쥐같은 존재라고 할까.
이야기의 긴장은 인간과 식인종의 공존에서 시작됩니다. 알고보니 인간 사이에 식인종이 살고있더란건데 이 점이 '간츠'와 비슷합니다. 간츠는 산자와 죽은자의 공존으로 긴장을 끌어내거든요. 모순된 존재의 겹침이죠.
전통적인 공포나 SF물은 인간이 사는 공간이 아닌 특수한 공간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최근에는 이렇게 인간세상 속으로 이질적 존재들을 직접 끌고옵니다. 제 기억으로는 '주온'부터가 아닌가하네요.(물론 훨씬 더 많겠지만) 그리고 그 어색함에서인상을 얻습니다.
이때 둘의 모순이 클 수록 더욱 강한 인상이 얻어지며 강한 인상은 곧 다양한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밸런스를 맞춰야 하니깐요. 강력한 힘을 가진 식인종이 약한 인간과 싸움이 되려면 무기를 가진다던지 과학을 쓴다던지 하는 이유가 생기는 거죠. 스타크래프트의 종족간 밸런스를 떠울릴 수도 있겠네요.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이 왜 저렇게 됐는지를 보여주고 전개는 두 세력간 밸런스가 특정한 사건으로 무너지는 것으로 촉발됩니다. 그리고는 중간자인 주인공이 중간에 끼어서 열라리 개고생하다가 막판에 깨달음을 얻어 스스로 일어나 양쪽 세력의 공존을 이끌어 낸다는 전형적인 이야기인데, 아무튼 좁은 공간에 공존할 수 없는 두 세력을 집어 넣으면 싸움이 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단순한 이야기도 한국의 청소년 독자(주로)들에게도 인상을 줄 수 있다니
그게 인상적이라 분석해봤습니다. 코스프레 하는 애들 한쪽 눈에만 시뻘건 렌즈를 끼고 돌아다니는게 꽤 무서웠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