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출처:http://newspeppermint.com/2015/03/04/m-constructor/


구조자 이론(Constructor Theory): 데이비드 도이치의 세상을 설명하는 더 근본적인 이론


194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벨랩에서 일했던 클로드 섀넌은 자신의 실제 업적에 비해 덜 알려진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그가 1948년 발표한 정보이론은 디지털 통신을 수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이론입니다. 휴대폰, 디지털 텔레비젼, 디지털 라디오, 컴퓨터, 인터넷 등 모든 디지털 장치는 그의 정보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즉, 섀넌은 21세기 현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의 정보이론은 오직 고전적인 정보, 곧 0과 1로 이루어진 정보에 대한 것입니다. 반면 양자세계에서 입자는 0과 1의 값을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양자 컴퓨터가 특정 문제에 있어서 기존의 컴퓨터보다 더 강력해질 수 있는 이유이며, 양자 암호 역시 그러합니다. 그러나 이 양자세계를 기술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이론이 필요하며, 이 떄문에 일부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은 이 문제에 골몰해 왔습니다.

옥스포드 대학의 데이비드 도이치와 키아라 마를레또 역시 이들 중의 하나입니다. 이들은 최근 고전적 정보이론과 양자 정보이론을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습니다.

그들은 이 이론을 구조자(constructor)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이 이론은 양자역학보다 단순하면서 동시에 양자역학을 포함하고 있으며, 다른 물리법칙들 역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실 도이치는 이 구조자 이론이 모든 물리법칙을 도출해낼 수 있는 근본 원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조자 이론은 우주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술합니다. 그는 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 초기조건과 운동방정식이라는 방법을 사용해왔다고 말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어떤 현상들이 일어날 수 있고, 어떤 현상들이 일어날 수 없는지를 알려줍니다.

구조자 이론은 이를 반대로 생각합니다. 이 이론의 가장 기본적인 가정은 물리법칙 그 자체를 가능한 물리적 변환과 불가능한 물리적 변환들을 이용해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곧, 물리법칙이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에 따라서 물리 법칙이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어떤 변환이 가능한지, 그리고 어떤 변환이 불가능한지를 생각함으로써 역으로 우리는 물리법칙을 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구조자 이론이 다른 어떤 물리법칙보다도 더 근본적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도이치는 실제로 구조자 이론은 물리법칙이 아니라 물리법칙들이 만족해야할 근본 원리, 그리고 그 근본원리들의 집합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에너지 보존을 예로 들며 이를 설명합니다. 에너지 보존은 양자역학이나 상대론과 같은 물리법칙이 아니라 모든 물리법칙이 만족해야할 원칙입니다. 에너지는 화학에너지, 전기에너지,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다양한 형태로 바뀌며 각각의 변환에 있어 서로 다른 물리법칙을 만족하며 변화합니다. 그러나 어떤 변환의 경우에도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원칙은 유지됩니다.

“즉, 에너지 보존 법칙은 운동에 대해 운동 법칙보다 더 상위의 설명을 제공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조자 이론도 이와 비슷합니다. “구조자 이론은 물리적 개체의 운동에 대한 법칙이 아니라 그 물리 법칙들이 가져야할 제한조건들에 대한 법칙입니다.” 즉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하나의 법칙인 것입니다. (마치… 그렇습니다. 톨킨이라면 절대반지에 대해 이야기했겠죠.)

이 이론에서는 ‘정보’가 에너지 보존 법칙에서의 에너지 역할을 합니다. 정보는 빛을 통해, 화학물질을 통해, 전기를 통해, 봉화를 통해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대상은 다른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러나 정보 그 자체는 이들과 분리될 수 있습니다. 즉 정보는 매개체들에 대해 독립적입니다. 그러나 정보 역시, 물리법칙과 무관하게 보존되어야 합니다.

정보를 지배하는 물리법칙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논문에서 그 법칙이 어떠해야 하는 지 추측했습니다.”

이들이 주목하는 점은 정보는 물리적 환경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며 절대로 추상적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많은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이 가졌던 정보에 대한 접근과 반대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정보를 물리학에 결합하려는 시도들은 정보를 어떤 수학적인, 혹은 논리적인 개념으로 가정했습니다. 우리는 그 반대의 접근을 취했습니다.”

그들은 구조자 이론에서 9개의 원칙을 정의했고, 정보에 대해 어떤 것이 가능하고 어떤 것이 가능하지 않은지를 적용했습니다. 이 원칙들은 계산, 측정, 그리고 고전적 정보의 개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도이치와 마를레또는 어떤 불가능한 정보처리과정과 관련된 “초정보(superinformation)”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이들은 양자정보의 독특한 특징이 바로 불가능성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양자 정보는 초정보의 한 예로 보입니다.”

이들의 접근은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보를 정의하는 것은 언제가 쉬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기존의 정보이론에서 “정보(information)”와 “구별가능성(distinguishability)”는 마치 닭과 달걀처럼 서로를 정의했었습니다. 그러나 구조자 이론에서 정보의 본질은 물리법칙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는 위의 문제를 깔끔하게 회피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이론은 고전 정보와 양자 정보가 하나의 이론안에서 설명되는 최초의 이론입니다. 이는 떠오르는 분야인 양자 컴퓨터와 양자 암호, 양자 통신에 있어 이 이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구조자 이론이 물리법칙 자체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도이치와 마를레또는 어떤 더 상위이론으로부터 양자역학을 유도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 이론의 원칙들이 에너지보존과 배우 비슷하게 작동한다는 점이 이 이론을 상위의 이론으로 여겨지게 만듭니다. 에너지 보존은 모든 물리법칙이 이를 만족한다는 점에서 더 상위의 법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물리법칙들 역시 에너지 보존 원칙을 만족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구조자 이론의 원칙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지금까지의 물리법칙들은 이 원칙들을 만족하고 있으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물리법칙 역시 구조자 이론의 원칙들을 만족할 거라고 말입니다.

구조자 이론에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중요한 질문은 바로 이 이론이 얼마나 유용할 것인가입니다. 도이치 자신은 이 이론이 세상을 더 포괄적으로 설명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 자체가 이 이론을 탐구해야할 충분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구조자 이론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알려줄 검증가능한 가설 같은 것들 말이지요. 아마 도이치의 이론을 더 많은 물리학자들이 연구하다보면 실험가능한 예측이 등장할 것입니다.

물론 물리학자들은 이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도이치가 저명한 학자이며 가장 창조적이고 독특한 물리학자 중의 한 명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도이치는 1980년대부터 양자 컴퓨터 분야를 연구했습니다. 당시 양자역학을 계산에 활용하는 것은 주류 물리학의 주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양자컴퓨터는 물리학 분야 만이 아니라 신기술의 입장에서도 주요한 연구 분야중의 하나입니다. 그는 양자역학의 다세계 해석과 다중우주 이론에도 참여했습니다. 그 이론 역시 우주론 분야에서 비주류에서 주류로 바뀐 이론입니다. 이는 그의 연구이력이 매우 인상적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아마 구조자 이론 역시 물리학에 있어 더 심오한 결과들을 만들 것이며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여줄 것입니다. 적어도 2001년 세상을 떠난 섀넌이라면, 그의 이론을 매우 흥미롭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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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에 따라서 물리 법칙이 결정된다"  

구조론과 일맥상통하는 느낌이 드는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3.05 (11:28:53)

이름도 비슷하군요. 

구조자이론. <- 넘 길어요. 구조론이 간단.


알려진 물리학이나 기타 학문들의 태도는 딱 봐도 이건 아니다 하는 감이 오잖아요. 

옛날 지도나 의궤 그림에는 글자를 거꾸로 써놓은게 많습니다.


그때는 북쪽이 위다 하는 기준같은게 없으니까. 소실점 부재.

뭔가 딱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느낌 말입니다.


다윈 진화론이나 프로이드 정신분석은 초딩이 봐도 뭔가 허술하잖아요. 

이것들이 장난하나 싶은거. 아이디어는 좋은데 논리는 허술 


과학적 체계의 탄탄함이 안 느껴지는 거.

다른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걸 왜 이 단어를 골랐지? 어색해. 이런거.


종교인들이 쓰는 허황된 개념이 주는 느낌들. 

'몸에 좋다.'니 이런 표현 쓰면 남들이 비웃습니다.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도 그런 허술함이 있습니다.

딱봐도 '얘들은 좀 아냐.' 이런게 있어요.


장님이 밤길을 더듬는 느낌. 

뭔가 단서는 있는데 완전성이 없음.


모든건 대칭으로 설명되어야 합니다.

대칭은 딱딱 아귀가 맞잖아요.


내부에 대칭이 들어있지 않은 주장은 허술해 보입니다.

화장실에서 볼 일 보고 밑을 안 닦고 나온 느낌.


대칭이 곧 구조입니다.

딱딱 맞아떨어지는 사건의 완결성이 정답입니다.  


물리법칙에서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판단한다는 말과

가능한지 불가능한지에서 물리법칙을 유도한다는 말에서 


어느 쪽이 사물이고, 어느 쪽이 사건입니까?

사물은 불완전성, 사건은 완전성을 가집니다. 


가능/불가능은 시간개념을 담고 있어서 대칭이 맞아떨어집니다.

완결성이 딱 도드라지고 옷이 몸에 맞잖아요.


물리법칙은 공간개념만 담고 있어서 대칭이 안 맞습니다.

완결성이 무너져서 옷이 빙다리 핫바지. 방귀가 새나가.


가능하냐 불가능하냐. 이게 곧 대칭=완전성 문제.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3.05 (12:15:37)

무엇이 불가능하고 무엇이 가능한가?

마이너스는 가능하고 플러스는 불가능하다는게 구조론이죠.


마이너스..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 

플러스.. 상부구조로 이동, 추가 에너지 투입이 필요, 자기 선에서 의사결정 불능.


마이너스.. 화장실에서 배출한다. 성공.

플러스.. 밥을 먹는다. 근데 밥은 있나? 주방장은 왔나? 밥값은 지불했나? 

새벽 3시에 식당이 문을 안 열어서 실패. 타인이 결정.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가? <- 구조론의 언어로는 의사결정원리입니다.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5.03.05 (23:43:35)

마이너스 원리로 일에서 효율을 얻고 있습니다.

예쩐에는 무조건 열심히였는데, 점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과정을 통해서

승리의 확율을 높여 나가죠.


왜, 철학자들이 사유하고, 산책하고, 했는지를 깨달아나가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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