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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030 vote 1 2015.02.28 (22:45:15)

     

    제목이 낚시? 낚시가 제목?


    집 사이에는 길이 있고 길 끝에는 집이 있다. 집은 막장이다. 거기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나무의 가지 끝과 같고 탄광의 막장과 같다. 어차피 되돌아나와야 한다. 그런데 거기를 왜 가지?


    팀을 이루는 목적은 낳음의 자궁을 건설하기 위해서다. 팀플레이를 완성시켰을 때 최후에 얻는 것은 게임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커다란 만남이다. 그것은 신과의 일대일이다. 커다란 창의성의 자궁이 만들어진다.


    히딩크가 4강의 기적을 일으켰을 때 한국은 히딩크 자궁을 복제하여 곳곳에 써먹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하자 이번에는 독일의 우승공식 따라배우기 운동이 일어났다. 그것이 최후에 도달해야할 낳음의 자궁이다.


    이기려고 싸우는게 아니라 창의성의 자궁을 만들어 포드시스템으로 대량복제하려고 싸우는 것이다. 그 자궁은 마주보고 달려오는 두 개의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만들어진다.


    광부의 길이 끊기는 막장은 지구의 금맥에 달려오는 막장이다. 광부의 막장과 금맥의 막장이 어우려져서 황금의 자궁이 건설된다. 길은 언젠가 집에서 끝나지만 결코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힌다.


    월드컵은 언젠가 끝나는데 왜 관심을 가지냐고? 월드컵 이겨서 뭐하게? 승리는 목적이 아니다. 자궁이 목적이다. 연애는 길이고 결혼은 집이다. 길에서 연애하다가 집에서 살림차린다. 결혼식이 연애의 목적은 아니다.


    결혼하는 순간 연애의 길은 끝난다. 그 다음은 무덤인가?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고 더 이상의 스토리는 없는가? 아니다. 결혼은 자궁이고 거기서 또다른 이야기는 시작된다.


    색즉시공이요 공즉시색이다. 길은 곧 집이요 집은 곧 길이다. 길이 집으로 끝나고 집은 길로 이어진다. 아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허무한 반복은 순환의 오류에 불과하다. 구조론은 이중의 역설이다.


    두 번의 반전을 일으켜야 한다. 공간에서 한 번, 시간에서 한 번으로 두 번의 반전을 일으킨다. 공간의 반전은 집 사이에서 길을 찾고, 시간의 반전은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낳음의 자궁을 찾는다.


    공간의 반전은 소승의 승부이고 개인전이며 손자병법이다. 시간의 반전은 대승의 승부이고 단체전이며 오자병법이다. 로마교범과 같다. 공간의 반전은 적을 속여서 이기고, 시간의 반전은 거꾸로 적에게 정보를 알려줘서 이긴다. 적을 아군에 종속시키는 것이다.


    첫 번째 역설은 아문센이 스콧을 이기고, 두 번째 승부는 섀클턴이 스테팬슨을 이긴다. 첫 번째 승부는 지구의 어떤 극점에 도달하고, 두 번째 승부는 인류를 도약시킨다. 월드컵에서 이기는건 어떤 극점에 도달한 것이고, 월드컵의 승리공식을 복제하는 것은 인류를 도약시키는 것이다.


    신과의 일대일에서 진짜는 얻어진다. 내가 끝나는 지점에서 신은 시작된다. 둘은 만나서 커다란 낳음의 자궁을 이룬다.


    소승의 개인전은 사자가 사슴을 이기고 강자가 약자를 이기며, 대승의 단체전은 진보가 보수를 이끌고 새로운 스테이지로 옮겨간다. 하나의 게임을 끝막고 새로운 게임을 설계하는 것이다. 신대륙으로 옮겨가야 성공이다.


    길은 공간이다. 집은 시간이다. 길은 공간을 연결하고 집에서는 시간을 보낸다. 싸움은 공간에서 시작해서 시간으로 끝낸다. 공간은 무한하나 시간은 제한이 걸려있으므로 끝이 날 수 밖에 없다.


    하루는 24시간으로 끝나고, 한 해는 365일로 끝난다. 하루의 시간이 다하면 해가 저물어 반격할 수 없고, 한 해의 시간이 다하면 겨울이 와서 대지가 얼어붙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승복해야 한다. 인정해야 한다. 받아들여야 한다.


    공간이 다하고 시간이 다하면 전쟁이 끝난다. 전쟁이 끝나면 한신과 경포와 팽월은 토사구팽이 기다리고 있다. 허무하다. 이때 어찌할 것인가다. 소승은 개인전이고 대승은 단체전이다. 개인전은 공간의 승부요 단체전은 시간의 승부다.


    개인전은 창던지기나 높이뛰기와 같아서 공간의 어떤 지점에 도달하면 승부가 난다. 단체전은 축구나 농구와 같아서 시간의 어떤 지점에 도달하면 승부가 결정된다.


    개인전 안에도 단체전의 요소가 있다. 권투라면 KO로 승부가 나는 것은 공간의 승부요, 점수로 판정이 나는 것은 시간의 승부다. KO는 한 방이 결정하므로 개인전이요, 판정은 여러방으로 결정나므로 단체전이다.


    경기는 언제나 개인전≫단체전 형태를 가진다. 개인전도 끝나고 단체전도 끝나면 다음에는 무엇이 있나? 자궁이 있다. 널리 세상으로 되돌린다.


    축구가 끝나면 독일팀의 공식이 복제되고 야구가 끝나면 김성근 감독의 공식이 복제된다. 창의성의 자궁이 새로 만들어진다. 그럴 때 완전하다. 완전성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기는 시합은 스토리의 소재를 만들 뿐이고 그 스토리의 완전성을 향해 인류는 항해하는 것이다.


    복제될 수 없는 보수꼴통의 승리는 승리가 아니다. 그것은 반칙일 뿐이다. 이명박은 꼼수로 박근혜를 당선시켰지만 그것은 복제될 수 없다.


    노자는 이유극강이라 했고, 금강경은 색즉시공이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노상 보수의 강이 진보의 유를 이겨서 미심쩍기 짝이 없다. 색즉시공은 공즉시색으로 환원되어 버려서 허무하다.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답은? 이기는게 목적은 아니다. 깨닫는게 목적은 아니다. 잘난척 하는게 목적은 아니다. 성공모델를 만들고 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류를 도약시키는게 중요하다. 신과의 경계면에서 밀당하며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움에 도달할 뿐이다.


   111.JPG


    인간의 행위는 대부분 집단으로부터 보이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아 그 심리적 압박에 대한 앙갚음으로 누구에겐가 과시하고 입증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돈이든 명성이든 권력이든 마찬가지죠.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증명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어느 면에서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이지만 사실은 현대 문명의 집단적인 질병이기도 합니다. 원시 부족민은 돈이나 명성에 집착하지 않고 단지 오늘 하루의 유쾌함을 목적으로 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완전성입니다. 와전하면 소통하고 소통되면 복제됩니다. 천하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사회에 대한 심리적 복수심에서 벗어나 그 완전성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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