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필자는 성소에 호소력있는 보편성이 있다고 보았는데, 독자들의 반응을 지켜본 결과를 말씀드리면, 아마도 성소는 극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영화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기획의 잘못이다. 성소에서 기획의 잘못은 매우 많다. 우선 10대의 눈높이로 어른도 이해하기 힘든 구도영화를 만든다는 것부터 넌센스다. 십대들의 눈높이에 맞춘다며 일부러 허접하게 만든 것이 마이너리티의 높은 수준에 익숙한 10대들을 더 짜증나게 했을 수도 있다.

다찌마와리 식의 장면들은 사실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그걸 이해하기로 하고 보면 이해못할 것도 없는데, 성냥팔이 소녀의 무게감이 다찌마와리식의 코미디와는 맞지 않았다. 감독의 의도는 롤플레잉의 연극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거기까지 생각할 관객이 있겠는가?

"생각하지 말고 즐겨라"라고 감독은 말하지만, '성냥팔이 소녀'라는 제목의 무게감부터 즐기기보다는 생각하기를 요구한다. 컨셉이 안맞는 거다.

필자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것은 그러한 감독의 의도를 사전에 눈치채고, 그런 어색한 장면은 무시하기로 하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극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영화일 수 밖에 없다. 마니아를 위한 영화에 100억 씩 꼴아박은 것은 잘못이다.

아래의 성소시리즈는 마니아의 관점에서 보면 굳이 이해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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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고정관념을 깬다."

사람들이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두고
그 정반대의 시각도 있음을 노출시켜서 염장을 팍팍 지른다.

그건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마늘이나 후추, 혹은 고추장, 겨자, 와사비 이런 따위다.

독한 술을 처음 먹어봤을 때가
초등 3학년때 쯤이지 싶다.

"어른들은 미쳤나 봐! 이런 것을 왜 먹지?"

와사비를 처음 먹어봤을 때
(멋도 모르고 한 숟갈을 푹 떠먹는다. 완자인줄 아는가벼)
으악~~!

미쳤나벼.
이와 비슷한 것이다.
외국인이 처음 고추장 한 숟갈을
토마토캐첩인줄 알고 먹었을 때의 반응이 어떠할까?

"한국인들은 미쳤나벼~!"

'성소'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지켜보니
그들에겐 "캐첩인줄 알았는데 고추장"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180도로 뒤집어보는 정반대의 시각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두가지 반응이 있다.

하나는
"미쳤나 벼"

하나는 "....!!!"

다 그렇다치고 멸치젓갈만큼은 정말
"미쳤나벼!"
였다.

김장을 담글 때 쯤 되면
멸치젓(왕멸치다. 어른 손가락만한 멸치)이 그릇 째 밥상위에 오른다.
나는 맨밥에 김치 하나 얹어서
대문간까지 튄다.

반경 20미터 안에서는
오버이트를 참지 못해서 밥을 먹을 수 없다.

그로부터 20년후 나는 어른 손가락만한 멸치젓갈을 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청국장은 안된다.

언젠가 일주일가까이 연속으로 청국장을 먹으며
나는 나 자신을 세뇌시켰다.
"음 이 고약한 냄새! 바로 이맛이야. 정겨운 고향의 맛!"
그러나 질려버렸다.
마음은 받아들이는데 몸이 받지를 않는다.
체한다.

청국장 끊었다.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취미에도
한계는 있다.

어쨌거나 나는 말한다.
"한번쯤 그대가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인거 같소"
이상의 날개에 이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하여간 나도 많은 사람의 염장을
팍팍팍
질렀다는 생각이 든다.

그 생채기에 새살 돋기 바란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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