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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589 vote 0 2013.12.12 (16:49:15)

 

    의사결정의 방법은 닫힌계에 강력한 긴장을 걸어, 혼돈스런 상황을 피아구분이 되는 2로 대칭시킨 후, 2를 1로 제어하는 것이다. 마부는 말에게만 채찍을 가할 뿐 마차를 때리지는 않는다. 대칭 2에는 반드시 주와 종이 있다. 머리와 꼬리가 있으며 머리만으로 통제하고 꼬리는 내버려둔다. 그쪽은 에너지가 없으므로 놔두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변덕을 부리던 대중은 다시 능력있는 지도자를 찾아오게 되어 있다.


    연비운전을 할 때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 2에 신경쓰면 헷갈린다. 브레이크 하나로 해결해야 한다. 개인의 운전도 헷갈리는 판에 집단의 정치판이면 더 큰 혼란이 일어난다. 상황을 단순화 시켜야 한다. 그 방법은 닫힌계를 확정하는 것이다. 국가는 대개 민족주의 조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 국가가 진로를 정하는 큰 전환기에는 반드시 민족주의 소동이 일어난다.


    최초에는 상황이 혼란스럽다. 바탕에 거대한 긴장이 깔려 있고, 그 긴장이 적절한 출구를 찾지 못하면 외국인혐오, 인종주의, 마녀사냥, 성차별과 같은 자학적인 형태로 분출된다.


    루쉰의 아Q정전에는 사회에 어떤 강력한 정치적 긴장이 걸린 상태에서 누구도 그 긴장의 실체를 몰라서 허둥대는 상황이 잘 묘사되어 있다. 대칭이 명확한 실체를 드러내지 않을 때 파시즘적 일탈과 혼란이 일어난다.


    유럽의 인종주의도 실제로는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본질이다. 그 양반들은 자다가 남의 다리 긁고 있다. 물론 아프리카계 이민자 문제도 있지만 그건 곁가지다. 본질은 생산력이다. 모든 사태의 중심에 중국의 급부상이 있다. 일본의 혐한캠페인도 국가가 큰 방향을 정할 때 늘 나타나는 현상이다.


    625 때의 일이다. 하층계급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서 지주와 양반을 때려죽이자 하고 궐기했다. 마을에 인민군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인민군이 물러가고 국군이 들어왔다. 그런데 구호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때려죽일 대상은 지주와 양반이었다. 물론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본질에서 증오의 대상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왜냐하면 인공때 들어온 빨갱이들이 글자 아는 지주계급과 양반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국한문 혼용을 했기에 한자를 모르고는 글자 아는 사람 행세를 할 수 없었다. 그때 들고 일어난 농민들의 절대 다수는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 인공때 - 글자 아는 놈들은 적이다.(양반만 글자를 아니까.)
    ◎ 국방군 - 글자 아는 놈들은 적이다.(빨갱이는 지식인이니까.)


    정치적으로는 정반대의 포지션인데도 증오의 형태는 같았다. 타격대상도 같다. 인공은 말했다. 여러분의 편인 나만 빼고 글자 아는 넘은 모두 쳐죽일 지주다. 국군이 말했다. 여러분의 편인 나만 빼고 글자 아는 넘은 모두 쳐죽일 빨갱이다.


    전환기에 일어난 하층민의 신분상승욕구라는 에너지의 본질로 보면 인공치하나 국방군치하나 같다. 결국 글자 아는 사람들이 글자 모르는 사람들을 모아와서 정치적 경쟁관계에 있는 상대편 글자 아는 사람들을 쳐죽인 사건이다.


    박정희가 퍼뜨린 지식인혐오는 아직도 한국인의 밑바닥 정서로 남아있다. 일베충의 행태가 그렇다. 중국의 문화혁명에서 보듯이 공산주의 역시 대중의 지식인혐오를 이용했다. 히틀러와 스탈린은 그 점에서 동지였다. 70년대 반공영화에는 '안경 쓴 놈이 바로 간첩'이라는 내용이 있었을 정도이다. 그 논리로 보면 지금은 전 국민이 간첩이다. 


    어차피 권력은 글자 아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다. 인공이든 국군이든 신분상승이라는 한 방향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거다. 겉으로는 대칭적으로 나타나지만 내부를 들여다 보면 하나의 방향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의사결정의 방법은 대칭을 조직하여 닫힌계를 형성하고 피아구분 후 상부구조에 올라타는 방법으로 비대칭으로 전환시켜 주도권을 잡고 장기전을 선택한 다음 세력전, 확률전, 능동전을 수행하는 데 있다. 전체적인 판의 설계가 있어야 한다. 인생전체, 세상전체, 진리전체에 대한 감각과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이때 대칭을 이룬 진보와 보수 중에서 한쪽만으로 양쪽을 통제한다. 진보 하나만으로 보수까지 통제한다. 보수를 때려서 바른 길로 인도하기는 불능이다. 진보가 새 길을 개척하면 보수는 저절로 따라온다. 단 시간은 지체된다.


    먼저 대칭구도를 이루는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우리가 중립에 서야 한다. 우리가 한 쪽을 편들면 대칭이 이루어지지 않고 혼란상이 연출된다. 그러므로 일단은 중립적인 포지션이 필요하다. 좌파로 우파를 치는게 아니라, 상식으로 비상식을 치는게 그렇다. 상식은 중립이다.


    중립에 선 다음 마냥 중립을 지키면 안 된다. 진보 하나만을 다그쳐서 전체를 통제할 수 있다. 보수를 통제하겠다며 그쪽에 채찍을 휘두르는 행동은 공연히 벌집을 쑤신 결과로 되기 십상이다. 마부가 말이 아닌 마차를 때리는 것과 같아서 역효과 난다.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날 때도 있다. 그러므로 승부처에서 결단을 내려 보수의 대가리를 때려줄 필요도 있다.


    문명은 생명체다. 생명체는 가만 놔두면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해 자동퇴행한다. 가만 있으면 중간이 아니라 꼴찌로 간다. 그러므로 비대칭적으로 통제되어야 하며, 그 힘은 인간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에서 찾아야 한다.


    ◎ 능동적 비대칭행위 – 일체의 발견, 발명, 창의, 운동, 조직, 협력, 생산, 건설, 표현, 시위, 이동, 개방, 여행, 신대륙 개척, 활동들. 상호작용 총량을 증가시키며 지속적으로 국가와 인류의 상부구조를 불러낸다.


    ◎ 수동적 대칭행위 - 교리, 법률, 권력, 제도, 인종차별, 성차별, 지역차별, 소수자차별.. 인간을 고립시켜 상호작용 총량을 감소시킨다.


    상황을 통제하는 진보의 수단인 발견, 발명, 신대륙 개척, 조직, 협력 등은 그 자체로는 중립이다. 보수도 발명할 수 있고 발견할 수 있다. 정답은 이러한 중립적 수단으로 중간 포지션을 차지한 다음 진보를 통제하는 것이다.


    진보 안에서 주도권을 잡고 진보의 머리가 되어야 한다. 그 방법은 무조건 상호작용의 총량을 늘리는 것이다. 어떤 전술이 옳은가 그른가는 그다지 따질 필요가 없다. 진보진영 일각에는 사소한 것을 가지고 전술이 틀렸다며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 홍준표의 보수개혁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공기업 민영화를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안철수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도 있고, 대선불복은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 이런 좀팽이들은 닥쳐야 한다. 큰 승부가 걸렸을 때는 몰라도 평소에는 무조건 상호작용 총량을 올려야 한다. 전술이 옳은지는 신경쓸 필요가 없다. 여론의 지지도가 변하는데도 관심가질 이유가 없다. 무조건 가는 거다. 소소한 문제들은 과정에서 다 용해된다.


    인류의 역사는 차별과 고립으로 칸막이를 치고, 제한된 구역 안에서 물리적 힘의 우위를 이루어 목적을 달성하려는 하부구조에서의 수동적 대칭행위를 상부구조에서의 능동적 비대칭으로 통제해가는 과정이다.


    기득권세력이나 투기세력은 정보를 차단하고 칸막이를 쳐서 외부개입이 불가능한 고립계를 만들고, 그 제한된 지역 안에서 힘의 우위를 이루어 약자를 쥐어짜는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한다. 이 방법은 일시적으로 성공하지만 조직 전체를 취약하게 하므로, 이웃나라와의 전쟁에 패배하는 원인이 된다.


    고립된 지역에서 인류는 퇴행하여 아마존의 부족민 세계로 되돌아가게 된다. 문명은 잠시 반짝하다가 사라지고 야만이 득세한다. 이러한 자본의 폭주, 강자의 폭력, 투기꾼의 압박이 통제되는 이유는 신대륙 발명, 신기술 도입, 등으로 고립계가 깨졌을 때 외부와 갈등을 일으키고 결국 경쟁에 지기 때문이다.


    반일, 반미, 반무역으로 외부와 단절하고 고립된 상태에서 약화된 보수를 이기겠다는 진보진영 일각의 생각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고립되면 무조건 보수가 이긴다. FTA든 뭐든 무조건 개방으로 가야 한다. 상호작용 총량증가에 의한 선점과 주도가 아닌 방법으로 힘의 우위를 달성할 수는 없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3.12.12 (21:40:16)

최근 정의당에 입당한 진중권도 같은 맥락으로 얘기 하더군요.자칭 진보좌파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화를 

안 한다고.난 노동, 난 현장,난 이즘.


스마트시대에 스마트하게 소통을 하자고 하면 거부하고 텍스트로 숨어 버린다고.비주얼의 시대인데.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13.12.14 (14:26:23)

언젠가 어머님을 찾아뵈었더니, 동네 엄마들이 내 어머님께 먼저 인사를 한다. 도대체 비결이 뭘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어머님께선 낯선 사람에게 쉽게 말거는 스타일이 아니다. 거기다 요즘처럼 삭막한 시대에 이웃끼리 인사하는

것도 드문 일. 어머님께 비결을 물어보니 의외로 간단했다. 엘리베이터 탈 때 마다 아이를 칭찬하고 아이에게

인사를 하면 그걸로 끝이란다.  그러면, 다음 번에 그 아이 엄마가 먼저 인사를 한다고... 그럼 자연스럽게 아이를 칭찬하고 예뻐하는 말을 하고, 그러면 아이 부모님들도 기분이 좋아서 내 어머님께 말을 건다고...

 

당신의 아들이 분가하면서 생긴 외로움과 우울한 느낌을 이웃과의 소통으로 풀어낸 것이고

엘리베이터란 갇힌 계에서 엄마와 아이에 주목하고, 아이가 소통의 '주'요, 부모는 '종'임을 파악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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