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241 vote 0 2008.01.20 (13:56:58)

제대로 된 정당 만들기 쉽다.

친유정당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매우 지당하신 말씀을 하는 분들께 묻고 싶다. 그런 좋은 의견을 왜 제꺼덕 실행으로 옮기지 않고 게시판에서 말만 앞세우실까?

좋은 의견이 있으면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지금 즉시 좋은 정당을 만들고, 당원을 모으고, 눈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많은 수의 후보를 내야 한다. 그런데 왜 알고도 행하지 않을까?

좋은 정당을 만들 좋은 의견을 가졌으면 본인이 직접 만들어서 대표를 하시지 왜 다른 곳에서 제 길 가는 유시민을 찾을까? 당대표 좋은 거다. 그 좋은 걸 왜 남한테 양보하려 하실까?

그런 좋은 정당에 대한 좋은 의견을 가진 분들이 왜 개혁당 한 번 실패하고, 우리당 두 번 실패하고, 통합당 세번 실패한, 무려 세번의 실패자에 정치판의 떠돌이, 별볼일 없는 정치낭인 유시민의 눈치를 볼까?

유시민은 세 번 실패한 사람이다. 세 번 실패했으면 가망 없다고 봐야 한다. 갈 때 까지 간 거다. 그런 쓸모없는 실패자는 빼고 깨끗한 사람들이 깨끗하게 새로 시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러한 본질에 대한 고민이 없이 말만 앞세운다면 건전하지 않다. 역사가 있다. 역사성을 의식해야 한다. 무수히 많은 정당들이 흥하고 망했다. 왜 망했을까? 옳은 의견이 없어서? 아니다. 옳은 길이 무엇인지 몰라서? 아니다.

왜 망했는가? 꼬마 민주당이 망해서 망했고 민중당이 망해서 망했다. 망해서 망한 거다. 망했다는 사실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돈이 없어서 망했고 당원이 없어서 망했고 세력이 없어서 망했고 선거에 져서 망했다.

꼬마민주당은 좋지 않은 정당이었을까? 민중당은 나쁜 정당이었을까? 아니다. 선거에 져서 망한 것이다. 돈도 없고, 당원도 없고, 세력도 없고, 힘도 없고, 표도 없고 아무 것도 없어서 망한 것이다.

꼬마 민주당 좋은 정당이었다. 민중당 좋은 정당이었다. 민노당 좋은 정당이다. 개혁당 좋은 정당이었다. 우리당 좋은 정당이었다. 통합당 좋은 정당이다. 전부 나가리 되었다. 왜? 이러한 본질을 끝끝내 외면하실까?

진실을 말해야 한다. 진실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눈 부릅뜨고 똑바로 태양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도망가지 말아야 한다. 본질에 대한 고민이 없는 공염불은 지긋지긋 하다.

누가 바른말 할줄 몰라서 못하는가? 해봤는데 잘 안되어서 자빠진 거지. 유시민은 실패자다. 패배한 거다. 넘어진 거다. 넘어진 사람 일으켜 세우는게 문제지 바른 정당이 어떤 건지 가르쳐 주는 계몽이 문제일까?

유시민이 몰라서 안한다고 믿나? 했는데 실패한 거다. 우리당이 나쁜 정당이 아니라 선거에서 표가 안나오니까 40대 0으로 참패하니까 더 이상 개혁을 밀어붙일 동력도 명분도 없어서 실용파에게 밀린 거다.

우리당이 연전연승 했다면 실용파는 꼼짝 못했을 것이고 유시민이 대표가 되었을 것이고 여세를 몰아 대통령 후보 먹고 당선되어 지금 당선자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패했다. 왜? 이 물음에 정확히 답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좋은 정당을 하실 분은 그냥 하기를 원한다. 당장 창당하시라. 실패한 정치낭인 유시민 찾지 말고. 지금 물에 빠져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사람은 유시민이고 유시민은 그 물에서 헤엄쳐나오는 것이 우선이다.  

노무현은 왜 부산으로 내려가려는 것일까? 서울 있어도 되는데. 유시민은 왜 대구로 가려는 것일까? 그냥 수도권에 나와도 되는데. 이러한 본질에 대한 고민없는 좋은정당론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좋은 정당 만드는데는 대구나 부산이 필요하지 않다. 그냥 좋은 강령을 적어서 게시판에 올리고 당비 내라고 독촉하면 된다. 사흘만에 가능하다. 노무현, 유시민, 이해찬 없어도 된다.  

유시민의 대구출마는 노무현의 부산상륙과 연계되어 있다. 경상도를 쪼갤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유시민은 정치판에서 용도폐기다.

당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유시민이 대구에 출마함에 있어서 스스로 머리에 관을 쓰고, 비단옷 입고, 말타고 내려오는가 아니면 대구사람이 스스로 원래 거기에 있던 유시민을 발견하는가다.

그러한 구도는 결정적으로 이명박, 박근혜의 암투와 연관되어 있다. 이명박의 개삽질과, 박근혜의 절치부심과, 정몽준의 새치기와, 노무현의 부산상륙과, 유시민의 대구출마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요소들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서 3각파도를 일으켜야 역사가 긴 호흡을 시작하는 거다. 그래야 발동이 걸린다. 발동이 걸려야 한다. 가능성을 보고 비전을 보고 승산을 보고 하는 거다.

먼저 가능성을 증명한 다음에, 비전을 보여준 다음에, 천하가 3분될지 4분될지 대계를 보여준 다음에 당을 만들어도 만드는 것이 맞다. 그 대계는 아직 노무현 유시민의 흉중에 있는 것, 아무도 모른다.

먼저 대구를 구해보인 다음에, 대한민국을 구하는 것이 맞다. 대구도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대한민국을 구할까? 좋은 정당도 만들어야 하지만 그것은 유시민, 노무현이 아니라 우리들이 해야할 일이다.

좋은 정당부터 만들겠다는 것은 누가 머리에 관을 씌워주기 전에 스스로 자기 머리에 관을 쓰는 것이다. 오지랖 넓은 행동을 한다면 최악이다. 광내는 좋은 일은 좋은 사람에게 맡기고 유시민은 궂은 일을 해야한다.

그것은 이명박의 조이기와 박근혜의 맞서기와 정몽준의 끼어들기와 노무현의 뒷문공략 사이에서 또하나의 변화의 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것을 성공시킨 다음에 비로소 이심전심에 의한 천하 3분 혹은 4분의 대계가 나오는 것이며, 대계가 나온 다음에 정당을 만들든, 무엇을 하든 그게 작동이 된다. 그 이전에는 당을 만들어도 이름 뿐이다.

이름뿐인 껍데기당을 오늘 만들든 내일 만들든 무슨 차이가 있을까? 그걸 빨리 만들면 총선에서 표분산시킨 걸로 적을 만들뿐. 하여간 이번에 대구에서 져도 또 보선에 나오고 세번은 나와야 당을 만들든 뭐를 만들든 뭐가 되어도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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