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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260 vote 0 2012.04.02 (15:57:48)

 

숫자란 무엇인가?

 

수에 대한 관념은 막연하기 짝이 없다. 수학자들도 모른다. 수(數)는 자(尺)에 새겨진 눈금인가? 누가 거기다 새겼는데? 하나, 둘, 셋, 넷 하고 손가락을 꼽는 게 수다. 그런데 왜 손가락을 꼽는데?

 

사과가 있다면 손가락과 사과를 하나씩 대칭시키는 거다. 사과는 한 개 단위로 존재한다. 근데 피자는? 피자는 한 조각도 있고 한 판도 있다. 한 개 두 개 하는 개수는 자연의 실재가 아니다. 인간의 편의일 뿐이다.

 

자연에 수는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 구조론으로 보면 수는 ‘A면 B다’의 형식으로 존재한다. ‘이게 이렇게 되면 저건 저렇게 된다’는 것이 수다. 이것은 전제 저것은 진술 합치면 명제다.

 

수는 명제 형태로 존재하며 그 안에 전제와 진술이 세팅되어 있다. 피타고라스의 정수론적 세계관을 제논이 깨버렸다. 플러스적 세계관은 여지없이 붕괴된 것이다. 현대수학의 중핵인 미적분학은 마이너스다.

 

플러스적 사고는 수라는 것이 고착되어 있다고 믿는 거다. 사과처럼 한 개 두 개 하고 개수로 존재한다. 근데 벌레먹은 사과는? 이건 정확하지가 않다. 천동설과 지동설의 차이와 같다.

 

천동설이 엉터리지만 대략 하늘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없애준다. 별자리에 일정한 운행질서가 있고 법칙이 있으며 그렇듯이 인간사회도 황제-왕-귀족-기사-평민-노예의 서열이 있고 그 질서는 지켜져야 한다는 거다.

 

하늘의 법칙으로 인간의 사회를 통제하겠다는 건데 봉건사회라면 큰 무리없이 통했다. 그런데 틀렸다. 천동설은 틀렸다. 그렇다면 인간사회도 틀렸다는 말? 황제-왕-귀족-기사-평민-노예은 모두 구라였다고라고라고라?

 

그렇다. 전부 구라였다. 충격받지 마시라. 당신이 믿은 세상의 질서는 완전 구라뽕이다. 세상은 바뀔 수 있다. 여기서 전복의 가능성을 보아야 한다. 마이너스적 사고가 그 답이다.

 

놀라지 말라. 별자리의 운행질서는 사실 거꾸로였다. 황제-왕-귀족-기사-평민-노예은 계급제도는 자연의 법칙도 아니고 하늘의 질서도 아니고 걍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었다. 근거는? 없다.

 

마이너스적 사고는 수라는 것은 A면 B다의 조건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제논이 증명했다. 발이 빠른 아킬레스가 한 걸음 앞선 거북이를 결코 추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정답.. 거북이가 이렇게 하면 아킬레스는 이렇게 한다는 전제와 진술의 구조로 된 명제 그 자체가 수라는 거다. 이는 수에 대한 기존이 관념을 깨뜨린 것이다. 손가락을 꼽을 때 그 손가락이 수가 아니다.

 

손가락은 사과와 대칭된 것이고 그 대칭이 수다. ‘A면 B다’가 수다. 그 대칭은 보통 1 대 1 자연수이기 쉬운데 이는 인간이 편하게 정해놓은 거고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

 

인간들이 한 포대, 한 컵, 한 통, 한 개, 하는 씩으로 단위를 만들어 놓아서 그런 거고 실제 자연은 어디서 어디까지가 한 통인지, 한 말인지, 한 개인지 알 수 없다. 한강의 모래알은 그냥 있는 거다.

 

수에 대한 관념을 바꾸어야 한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다. 마이너스를 하려면 먼저 완전성에 도달해야 한다. 그것이 대칭관계 그것이다. 그 대칭관계에서 포지션을 하나씩 빼나가는 거다.

 

수에 대환 관념을 바꾸어야 세상을 보는 눈이 트인다.

 

###

 

구조론은 한 마디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체계다. 체는 몸통이고 계는 팔다리다. 몸통에 팔다리를 연결하는 순서를 지정하는 것이 구조다. 이것은 분류법이다.

 

몸통에 팔다리가 붙는 순서대로 분류해야 한다는 거다. 몸통은 완전성이고 단위이며 대칭이고 ‘A면 B다’의 전제-진술 구조로 세팅되어 명제를 이룬다. 이것이 출발점이고 이 형식을 갖추어야 사건의 원인측이 될 수 있다.

 

여기서 하나가 빠다리가 나면 사건의 원인이 될 수 없다. 이것이 출발점이다. 문제는 어떤 일의 초기조건에 대해서 사람들이 무관심하다는 거다. 일이 발생하면 그것이 어떤 조건에서 생겨났는지를 봐야 하는데, 이미 일이 생겨나 있다는 식이다.

 

과연 일이 있을까?

 

민간인 사찰문제만 해도 그 사건이 갑자기 생겨났을까? 누가 그것을 이슈화 해서 떠들어야 사람들이 일이 있다고 말하는 거다. 그것은 상당히 모호한 것이다. 어떤 일의 초기조건에 대해서 사람들은 모르면서 그냥 넘어간다.

 

몇 단계를 건너뛰고 중간부터 시작한다. 상처가 곪아서 뭔가 결과가 나오면 그때가서 한 마디씩 한다. 즉 사람들이 사건의 존재를 인지했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도가 나간 다음인 것이다.

 

초기단계부터 사건 터졌다고 알 수 있을까? 알았다면 박근혜가 그렇게 헛소리를 했겠느냐 말이다. 사건은 중첩되어 있다. 민간인 사찰사건은 기승전결의 결에 가까워져 있지만 박근혜 대선 말아먹은사건은 기 단계에 와 있다.

 

박근혜는 결에 가까운 사찰은 보이는데 기로 출발하는 대선말아먹기 사건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이다. 밥통아. 그게 안 보이냐? 이 말이다. 구조론은 안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다.

 

초기조건을 모르면서 사람들이 걍 넘어간다는 문제를 구조론은 지적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일의 우선순위나 초기조건에 대한 감각이 있는 사람이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모르고 어리둥절해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우주가 무엇으로 되었느냐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토론을 했는데 그걸 관심 갖지도 않는다. 어떤 일의 시작부분은 모르고 그냥 넘어간다는 거. 무지의 지. 거기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부터 깨우쳐야 한다.

 

일머리를 알고, 일의 우선순위를 알고, 초기조건을 알고, 체계를 알고, 메커니즘을 알고, 시스템을 알고, 대칭구조를 알고, 기승전결을 알고, 원형이정을 알고, 출발점을 찍는 문제에 관심이 있어야 대화가 된다.

 

구조론은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이며 보통 사람은 그거 건너뛰고 환자가 나죽네 하고 비명을 질러야 비로소 사건의 존재를 알아채고 뒤늦게 개입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PS..  이 글의 중핵은

0이라든가, 무한대라든가, 루트라든가, 파이라든가

이런 것도 숫자에 포함시킬 것이냐의 문제지요.

 

결론은 그것도 숫자다입니다.

방정식도 숫자입니다.

 

숫자=식입니다.

자연수는 식 중에서

1에 대한 비례를 나타내는 특정한 형태의 산식일 뿐입니다.

숫자의 개념을 넓힌다는 거지요.

 

1은 사실은 1/1입니다. 단축키를 쓴거죠. 파이는 둘레/지름인데 1/1이 숫자이듯 둘레/지름도 숫자라는 거죠.



 

 0.JPG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4]삐따기

2012.04.13 (17:56:32)

궁금했던 의문에 한줄기 빛같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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