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과 진화
■ 개체는 진화할수록 복잡해진다?
과학자들은 단순한 박테리아나 원시세균이 점점 복잡해지거나 둘이 융합돼 고등생물로 진화했을 거라고 추측해 왔다.
뉴질랜드 매시대 데이비드 페니 교수와 스웨덴 룬드대 처크 컬랜드 교수팀은 고등생물, 박테리아, 원시세균의 유전자와 단백질을 컴퓨터로 비교해 봤다. 그 결과 고등생물의 유전자와 단백질 속에는 박테리아나 원시세균의 것으로 추정되는 단서가 거의 없었다.
지구상에 늦게 출현한 생물의 유전자나 단백질의 분량이 일찍 출현한 생물보다 줄어든 경우도 발견했다. 페니 교수는 “고등생물의 조상이 점점 단순해져 박테리아나 원시세균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5월 19일자에 실렸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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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따라 모든 존재는 복잡에서 단순으로 이행한다. 더 복잡해지는 것은 없다.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열역학에서 무질서하다는 것은 단순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하다는 것은 숨은 규칙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존재는 상호작용에 따라 숨은 규칙성이 점점 드러나게 되며 한번 드러난 것은 숨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상 모든 것은 복잡에서 단순, 불안정에서 안정, 질서에서 무질서, 높은 단계에서 낮은 단계로 이행한다.
이는 우리가 관찰하는 세상의 모습과 상반된다. 문명은 날로 발전하고 있고 동물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용어사용의 혼선이 있다. 엔트로피의 법칙은 질서라는 개념을 우리의 상식과 다르게 쓰고 있다. 즉 점점 상호작용에 따라 균일해지는 것을 무질서해진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전체가 고르게 되는 것이 질서가 아니라 무질서다? 그렇다. 규칙성의 숫자가 질서다.
예컨대 100년 전 시골에 처음 초등학교를 열면 장가간 총각도 입학하고 7살 꼬마도 입학하고 서당 훈장님도 입학한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100년 후 시골 초등학교에는 같은 나이, 같은 신장, 같은 수준의 균일한 학생이 입학한다. 즉 점점 고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균일해지는 것을 무질서로 표현한다.
여기서 분류를 한다면 100년 전 초등학교는 양반출신과 상놈출신, 장가간 사람과 장가 안간 어린이, 상투튼 학생과 머리 땋은 학생으로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즉 다양한 분류기준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분류기준의 숫자가 곧 질서의 숫자다. 질서가 많다.
100년 후 초등학교는 모든 어린이가 8살이고 모든 어린이가 평민계급 출신이고 모든 어린이가 미혼이고 모든 어린이가 같은 머리형태이다. 균질해졌다. 분류기준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즉 질서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 무질서해진 것이다.
여기서 질서는 숨은 규칙성의 숫자를 의미한다. 이처럼 존재는 복잡에서 단순으로 이행하는데 진화 역시 점차 단순해진다. 1000년 후 지구에는 모든 인종이 통일되어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의 구분이 없어질 수 있다. 점점 섞여서 균일해지는 것이다. 다양성이 줄어든다.
소수인종은 멸종하고 피그미족은 사라지고 흑인종과 황인종 백인종의 피가 각각 1/3 씩 섞인 신인종 하나만 남게 된다. 단순해진다. 무질서도가 증가하여 균일해진다. 질서 곧 규칙성의 숫자가 감소한다.
무엇인가? 최초에 지구상에 생명이 출현할 때 그 구조는 단순했다. 그러나 구조론적 복잡성을 감추고 있었다. 무엇인가?
어떤 두 개체가 있다. 그 개체를 분류할 수 있는 어떤 공통점도 발견되지 않는다. 두 개체는 같은 금속인가? 아니오. 두 개체는 같은 무게인가? 아니오. 두 개체는 같은 형태인가? 아니오.
이 두 개체 사이에 어떤 공통성도 없다면 이 두 개체의 만남은 지극히 복잡한 만남이 되는 것이다. 이 둘을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그 매개체는 환경이 제공한다.
이 둘 사이에 환경이 가세하여 공통점을 만들어 나가는데 그 링크가 하나씩 연결될 때 마다 새로운 복잡이 등장한다. 이때 최초의 두 개체는 겉으로 단순하지만 속에 복잡성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 두 개체는 겉으로는 아무런 쓸모도 없지만 둘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를 만날 때 그 어떤 용도로도 가공될 수 있는 만능의 슈퍼물질이었던 것이다. 그 경우 그 개체는 높은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진화는 그 두 개체의 만남으로 하여 촉발되었다. 그 두 개체 사이에는 어떤 공통성도 없기 때문에 도리어 많은 베이스를 제공한다. 제 3의 어떤 매개가 그 둘 사이에 끼어들기만 해도 뭔가 사건이 일어난다.
예컨대 같은 남자에 같은 언어를 배우고 같은 환경에서 자란 같은 나이에 같은 생김새의 두 남자가 에덴 동산에서 만났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성별이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남자와 여자가 에덴 동산에서 만났다면? 많은 사건이 일어난다.
즉 같은 남자와 남자의 만남은 단순한 것이다. 균일한 것이다. 거기에는 어떤 복잡성도 없다. 단순하다. 진보하지 않는다. 발전은 없다.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면? 균일하지 않다. 복잡하다. 진보한다. 발전한다. 둘 사이에 아기가 태어난다.
도시사람과 도시사람이 만나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도시사람과 시골사람이 만나면? 둘 사이에 서열이 나누어지고 질서가 만들어진다. 도시사람은 매너를 알려주고 시골사람은 생존술을 알려준다.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뭔가 사건이 일어난다.
■ 개체는 진화할수록 복잡해진다?
과학자들은 단순한 박테리아나 원시세균이 점점 복잡해지거나 둘이 융합돼 고등생물로 진화했을 거라고 추측해 왔다.
뉴질랜드 매시대 데이비드 페니 교수와 스웨덴 룬드대 처크 컬랜드 교수팀은 고등생물, 박테리아, 원시세균의 유전자와 단백질을 컴퓨터로 비교해 봤다. 그 결과 고등생물의 유전자와 단백질 속에는 박테리아나 원시세균의 것으로 추정되는 단서가 거의 없었다.
지구상에 늦게 출현한 생물의 유전자나 단백질의 분량이 일찍 출현한 생물보다 줄어든 경우도 발견했다. 페니 교수는 “고등생물의 조상이 점점 단순해져 박테리아나 원시세균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5월 19일자에 실렸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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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따라 모든 존재는 복잡에서 단순으로 이행한다. 더 복잡해지는 것은 없다.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열역학에서 무질서하다는 것은 단순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하다는 것은 숨은 규칙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존재는 상호작용에 따라 숨은 규칙성이 점점 드러나게 되며 한번 드러난 것은 숨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상 모든 것은 복잡에서 단순, 불안정에서 안정, 질서에서 무질서, 높은 단계에서 낮은 단계로 이행한다.
이는 우리가 관찰하는 세상의 모습과 상반된다. 문명은 날로 발전하고 있고 동물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용어사용의 혼선이 있다. 엔트로피의 법칙은 질서라는 개념을 우리의 상식과 다르게 쓰고 있다. 즉 점점 상호작용에 따라 균일해지는 것을 무질서해진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전체가 고르게 되는 것이 질서가 아니라 무질서다? 그렇다. 규칙성의 숫자가 질서다.
예컨대 100년 전 시골에 처음 초등학교를 열면 장가간 총각도 입학하고 7살 꼬마도 입학하고 서당 훈장님도 입학한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100년 후 시골 초등학교에는 같은 나이, 같은 신장, 같은 수준의 균일한 학생이 입학한다. 즉 점점 고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균일해지는 것을 무질서로 표현한다.
여기서 분류를 한다면 100년 전 초등학교는 양반출신과 상놈출신, 장가간 사람과 장가 안간 어린이, 상투튼 학생과 머리 땋은 학생으로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즉 다양한 분류기준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분류기준의 숫자가 곧 질서의 숫자다. 질서가 많다.
100년 후 초등학교는 모든 어린이가 8살이고 모든 어린이가 평민계급 출신이고 모든 어린이가 미혼이고 모든 어린이가 같은 머리형태이다. 균질해졌다. 분류기준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즉 질서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 무질서해진 것이다.
여기서 질서는 숨은 규칙성의 숫자를 의미한다. 이처럼 존재는 복잡에서 단순으로 이행하는데 진화 역시 점차 단순해진다. 1000년 후 지구에는 모든 인종이 통일되어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의 구분이 없어질 수 있다. 점점 섞여서 균일해지는 것이다. 다양성이 줄어든다.
소수인종은 멸종하고 피그미족은 사라지고 흑인종과 황인종 백인종의 피가 각각 1/3 씩 섞인 신인종 하나만 남게 된다. 단순해진다. 무질서도가 증가하여 균일해진다. 질서 곧 규칙성의 숫자가 감소한다.
무엇인가? 최초에 지구상에 생명이 출현할 때 그 구조는 단순했다. 그러나 구조론적 복잡성을 감추고 있었다. 무엇인가?
어떤 두 개체가 있다. 그 개체를 분류할 수 있는 어떤 공통점도 발견되지 않는다. 두 개체는 같은 금속인가? 아니오. 두 개체는 같은 무게인가? 아니오. 두 개체는 같은 형태인가? 아니오.
이 두 개체 사이에 어떤 공통성도 없다면 이 두 개체의 만남은 지극히 복잡한 만남이 되는 것이다. 이 둘을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그 매개체는 환경이 제공한다.
이 둘 사이에 환경이 가세하여 공통점을 만들어 나가는데 그 링크가 하나씩 연결될 때 마다 새로운 복잡이 등장한다. 이때 최초의 두 개체는 겉으로 단순하지만 속에 복잡성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 두 개체는 겉으로는 아무런 쓸모도 없지만 둘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를 만날 때 그 어떤 용도로도 가공될 수 있는 만능의 슈퍼물질이었던 것이다. 그 경우 그 개체는 높은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진화는 그 두 개체의 만남으로 하여 촉발되었다. 그 두 개체 사이에는 어떤 공통성도 없기 때문에 도리어 많은 베이스를 제공한다. 제 3의 어떤 매개가 그 둘 사이에 끼어들기만 해도 뭔가 사건이 일어난다.
예컨대 같은 남자에 같은 언어를 배우고 같은 환경에서 자란 같은 나이에 같은 생김새의 두 남자가 에덴 동산에서 만났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성별이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남자와 여자가 에덴 동산에서 만났다면? 많은 사건이 일어난다.
즉 같은 남자와 남자의 만남은 단순한 것이다. 균일한 것이다. 거기에는 어떤 복잡성도 없다. 단순하다. 진보하지 않는다. 발전은 없다.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면? 균일하지 않다. 복잡하다. 진보한다. 발전한다. 둘 사이에 아기가 태어난다.
도시사람과 도시사람이 만나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도시사람과 시골사람이 만나면? 둘 사이에 서열이 나누어지고 질서가 만들어진다. 도시사람은 매너를 알려주고 시골사람은 생존술을 알려준다.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뭔가 사건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