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에 필자가 쓴 글을 일부 인용한다.
탄핵의 비극성은 유권자들과 죄의식을 공유하는 즉, 탄핵 지지세력들과 공범의식을 가지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이거 상처로 남습니다. 그 상처의 후유증 오래갑니다. 이것도 일종의 '트라우마'입니다. 탄핵 찬성의 죄의식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들은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려 듭니다. 보통 범죄자는 더 큰 범죄를 저지르므로서, 먼저 저지른 범죄를 '사소한 일'로 만들려는 심리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한 심리 때문에 범죄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것입니다. 탄핵의 죄의식에 빠진 자들이, 더 큰 죄를 저질러서 탄핵을 찬성한데 따른 죄의식을 희석시키려는 것이 지금 불고있는 ‘박풍’의 본질입니다. 탄핵의 죄의식을 공유하고 공범의식을 가진 자들이 사생결단으로 나오고 있는 거지요. |
MBC가 겉으로 사과하고 있지만 사과라기 보다는, 아직도 국민을 고문할 수단을 몇 개는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 상태에서의 휴전제안 쯤 되겠다. MBC의 사과를 믿는 순진빵들은 제발 정신 좀 차리시기 바란다.
똥오줌 못 가리는 젊은 PD들을 자폭조로 투입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데 사과할 이유가 있겠는가? 그들은 작전대로 성공한 거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한겨레, 민노단이 일사불란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인 데서 보셨듯이 그쪽은 철저하게 진영논리를 따라 움직이는 집단이다. 그것이 그들의 생리요 본성이요 존재이유다.
진영논리로 보면 그들 입장에서 이번 타격전이 대박은 아니지만 체면치레 본전은 한 거다.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생명과학 자체를 말살하는 것이다. 황박사 팀에 타격을 준 것으로 1차 저지 정도는 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거기에 속아서 부화뇌동한 데일리 서프의 일부 필진만 상처입었을 뿐이다.
2003년 탄핵 때도 그랬다. 탄핵의 결과로 우리당은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적들은 탄핵에 찬성한 국민의 1/3을 공범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들은 손에 피를 나눠묻힌 것으로 조폭집단의 한 식구가 된 것이다.
한번 만들어진 공범의식은 끝까지 간다. 그 후유증이 지금 나타나고 있음은 물론이다. 최근 대통령이 업적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그 탄핵에 든 골병이 지금 덧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1/3을 악에 받친 공범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 대단한 성공이다. 탄핵으로 최병렬, 홍사덕, 조순형 등 자폭조들은 죽었지만 박근혜들은 지금 그때 최병렬, 홍사덕이 희생한 덕을 보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MBC PD들은 자폭조에 불과하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생명공학에 1차저지선을 치는데 성공했다.
윤리가 아니라 정치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은 그들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진행된 거다. 윤리 운운하지만 핑계에 불과하다.
몇몇 방송 PD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집단이, 집단의 이익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결과이므로, MBC PD들이 죽어도 그 집단의 정치적 이익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들은 MBC PD들의 주검 위에 그들의 진지를 건설할 것이다.
필자의 견해로 말하면 황박사의 연구가 결실을 맺어 생명공학으로 혜택을 본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이익집단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이 싸움이 결코 끝나지 않는다. 정치적 이익이 남아있는 한 그들의 도발은 계속된다.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97년 대선 때 한국논단이라는 수구잡지를 발행하던 이도형이라는 인간이 사상검증 토론회라는 것을 주도했던 적이 있다.
“너 빨갱이지? 빨갱이가 아니라면 너 스스로 입증해 봐.”
당시 김대중 후보에게 가해졌던 폭력을 기억하는가? MBC의 윤리검증이나 이도형의 사상검증이나 본질에서 같다.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 할 헛짓거리. 검증을 빙자한 개인의 양심에 대한 부당한 개입과 폭력.
설사 황교수의 잘못이 있다해도 그것은 개인의 양심에 해당하는 일이며, 그 양심을 작심하고 파헤치는 행위는 그 자체로 패륜이고 범죄적 폭력행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도형과 우리가 가치관이 다르듯이 MBC들과 우리도 가치관이 다르다. 이 사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적인 이유로, 정치적인 목적으로 진행된 거다. 그 정치적인 뒷맛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에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