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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35 vote 0 2025.03.12 (10:56:51)

    문제해결 3단계는 문제발견>지렛대 확보>방해자 제거다. 보통은 집단의 권력이 지렛대가 된다. 어차피 하게 되어 있는 결정이라도 먼저 자신이 주도권을 잡은 다음에 도장을 찍어주는 법이다. 지렛대가 없으면 불안해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인간이 시행착오를 거치는 이유다.


    1. 집단의 발견 - 논리 - 선악의 판단 : 판단의 기준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다.

    2. 권력의 장악 - 심리 - 권력의 장악 : 집단을 격동시키고 닫힌계에 가두면 관성이 유도된다.

    3. 문제의 해결 - 물리 - 도구의 이용 : 지렛대를 움직여서 방해자를 제거한다.


    시행착오 오류시정 과정에 두 번 방향전환이 일어난다. 헷갈리는 이유는 1단계와 2단계가 원하는 것을 얻는 플러스 과정인데 비해 3단계는 방해자를 제거하는 마이너스 과정인 점이다. 이 원리를 알아야 철이 든 것이다. 일머리를 안다는 것이다. 물정을 아는 사람이라 하겠다.


    문제발견>지렛대 확보>방해자 제거


    곧은 것은 굽은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역사는 직진하지 않는다. 인간은 왼쪽이 막혀서 오른쪽으로 가는 존재다. 갈 길을 가더라도 시행착오를 거치고 간다. 다른 모든 가능성이 물리적으로 봉쇄된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원래 가려던 코스로 돌아온다. 그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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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잃는 자는 얻을 것이다. 예수의 역설이다. 죽으려는 자는 살 것이요 살려는 자는 죽을 것이다. 오자병법의 역설이다. 부드러운 물이 단단한 바위를 뚫는다. 이유극강의 역설이다. 도덕경은 역설로 가득차 있다. 참으로 곧은 것은 굽은 것 같고, 진정한 예술은 졸렬해 보이며, 위대한 웅변은 어눌해 보인다. 주역은 통째로 역설이다. 역易은 변화다. 변화는 역설이다.


    새옹지마는 역설이다. 언제나 의도와 반대로 된다. 왜? 수순이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세계는 역설에 지배된다. 항상 그러한 것은 아니다. 유체는 역설에 지배되나 강체는 그렇지 않다. 당구공은 치는대로 굴러간다. 역설을 깨는 방법은 포석이다. 물은 그릇에 담으면 역설이 깨진다. 군대는 요충지를 장악하면 역설이 필요없다. 유체를 강체로 바꾸면 역설이 깨지고 뜻대로 움직인다.


    물은 형태가 없다. 에너지는 형태가 없다. 유체는 형태가 없다. 형태가 없는 것에 형태를 부여하면 역설이 깨진다. 그 과정이 역설이다. 먼저 반대쪽에 조치해야 한다. 개가 밥을 먹어도 먼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먹는다. 물을 왼쪽으로 보내려면 오른쪽을 틀어막아야 한다. 에너지는 절대 플러스로 통제되지 않는다. 마이너스로만 통제가능하다. 움직이는 것은 반대로 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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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가 있는 게임은 의도와 반대로 된다. 똑바로 가지 않고 휘어져 간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반대쪽을 틀어막아야 한다. 늑대가 사슴을 잡으려면 한 마리가 반대쪽으로 돌아가서 길목을 지켜야 한다. 망치를 휘두르기 전에 모루로 받쳐야 한다. 칼을 휘두르기 전에 도마에 올려야 한다.


    정치는 역설이다. 국힘당 찍어보고 후회한 다음에 민주당 찍는다. 계급배반투표로 지렛대를 만든다. 받침점을 기준으로 힘점과 작용점이 반대로 움직인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하지 않는다. A가 좋으면 B가 좋다고 말해서 A를 격동시켜야 한다. 경쟁자를 붙여서 지렛대를 만든다.


    상대가 어떤 카드를 쥐었는지 확인하고 딜을 친다. 좋은 것도 통제수단이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이치를 아는 사람은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나쁜 일은 좋은 일의 사전 정지작업임을 아는 것이다.


    세상은 역설이지만 역설에 매몰되면 안 된다. 노자를 잘못 배워 뭐든 부정하는 사람 있다. 역설에 따른 좌절은 이중의 역설로 극복할 수 있다. 역설을 정설로 바꾸면 된다. 유체를 강체로 바꾸면 된다. 지렛대를 박으면 된다. 닫힌계에 가두고 압박하면 된다. 사전 정지작업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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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리와 심리와 물리다. 선악의 논리는 초딩들에게 집단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이다. 옳고 그름은 개인 기준이 아니라 집단 기준이다. 심리는 중딩들에게 집단 내부에서 은밀히 작동하는 권력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이다. 인간을 격동시켜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은 다음에 통제한다.


    진짜는 물리다. 논리는 모르는 사람한테 말을 거는 것이며 심리는 지렛대를 심어 통제가능한 상태로 바꾸는 것이다. 진짜는 행동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말은 지렛대 뺏기 사전작업이다. 세상은 온통 역설이다. 의도와 반대로 되는 이유는 지렛대가 없어서다.


    군중은 유체다. 유체는 닫힌계에 가두어야 통제된다. 야생마는 길들여야 통제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딴생각을 못하도록 경쟁자를 붙여놓고 고백해야 한다. 이 이치를 알아야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진짜는 마이너스이고 플러스는 지렛대를 박는 사전작업이다.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건다면 논리다. 바둑의 초반 포석단계다. 말이 통한다 싶으면 심리전을 건다. 중반 전투다. 마음을 줬다가 놨다가 하며 당신을 격동시킨다. 두 번 튕겨야 진실을 알게 된다. 말은 가짜고 행동이 진짜다. 막판 끝내기는 물리다. 방해자를 하나씩 차단하면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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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깜박이 넣고 오른쪽으로 핸들 꺾는다. 자전거를 타더라도 가려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살짝 꺾었다가 다시 원하는 방향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돌아야 한다. 곧장 핸들 꺾으면 전복된다. 오른쪽으로 가려면 왼쪽에 조치해야 한다. 좌회전 하기 전에 오른쪽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미국은 70평 이하의 집을 짓지 못하게 한다. 담장을 높이지 못하게 하고 잔디를 깎지 않으면 벌금을 물린다. 북유럽처럼 세금으로 조지든, 미국처럼 PC정책으로 조지든, 혹은 페미로 조지든, 한국처럼 부동산으로 조지든 반드시 그런 것이 있다. 세상을 만만히 보면 큰 코를 다친다.


    선물공세를 편다면 플러스다. 플러스는 함정이다. 정치인은 지지자의 행동이 밑밥을 던지는 지렛대 작업인지 본심인지 판단해야 한다. 환심을 사되 외연을 차단하여 고립시킨다. 미끼를 물면 함정에 빠진다. 마이너스 행위로 방해자를 제거하고 세력을 넓히는 사람은 믿어도 된다.


    사전 신뢰확보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철수, 유승민, 한동훈, 김두관, 김부겸 등 하수들이 판판이 깨지는 것이다. 밑바닥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정치를 잘한다. 일본말로 '단도리'라는 것을 해봤기 때문이다. 뭐든 곧장 가는 법이 없고 반드시 사전 준비작업을 거쳐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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