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왜 배면착륙을 했느냐? 배면착륙을 하니 착륙속도가 빨라서 제대로 서지 못한 것 아니냐?
-> 복행 혹은 선회 후 다시 정풍을 받아 착륙을 할 여유가 없었겠죠. 비행시간이 6천시간이 넘는 레전드급 조종사가 아무 생각없이 배면착륙 했겠어요? 비행경력 짧은 교수님 말보다 비행경력이 엄청난 조종사의 판단을 믿읍시다.
ㅇ 정비불량인 정황이 뚜렸하다.
-> 기체에 문제가 있으면 6천시간 넘는 레전드급 조종사가 이를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관제탑의 조류충돌 경고가 있은지 1분도 안되어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포했다면 조류충돌 가능성이 훨씬 높지 않을까요? 물론 정비불량이 있었을 수 있고 하필 공항에 거의 다 와서 탈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긴 합니다.
블랙박스 분석과 기체잔해를 수거하여 조사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뭘 단정하지 맙시다.
ㅇ 사고기종은 근래 계속 문제를 일으킨 기종이다.
-> 737 MAX가 근래 문제가 많았던 기종이고, 사고기종은 737-800입니다. 비행제어 소프트웨어도 MAX처럼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데도 선제적으로 업데이트 했답니다.
(737-800도 처음에 말많고 탈이 많았지만 조기에 수정이 되었고,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중형기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ㅇ 제주항공은 인력과 비용을 감축하는 바람에 조종사, 정비사 등에게 부하가 많이 걸렸다. 사고는 예견된 것이다.
-> 네, 가능성은 있습니다. 정비소홀로 사고가 내재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고조사시 이 부분도 분명히 체크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단정지으면 안됩니다. 추정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추정원인은 버드스트라이크입니다.
ㅇ 엔진에서 뭔가 나오는 장면을 어떻게 찍었나? 사고를 미리 알고 찍은게 아닌가?
-> 이걸 음모론이라 합니다.
제 페친 중에 비행기만 전문으로 찍는 작가가 있습니다. 제 후배 중에 비행기만 보이면 동영상을 찍는 회사원이 있습니다.
저도 대구공항 근처를 가다가 가끔 비행기/전투기를 찍습니다. 특히 강하각이 이상하거나 전투기가 너무 심하게 턴을 한다면 무조건 동영상을 찍습니다. 몇시간 지나서 후배장교에게 전화를 해보면 "응, 그놈 오늘 (벌칙) 골든벨 쳤어"라고 하죠.
그냥 비행기를 찍었고, 엔진에 문제가 생기는 장면이 얻어 걸린 것 뿐입니다.
ㅇ 얼음덩어리나 마찬가지인 활주로보다 바로 옆 바다나 뻘밭으로 내리는게 낫지 않았을까?
-> 파도가 있는 바다는 거의 비행기가 박살납니다. 속도가 빠를 때 물은 콘크리트보다 더 단단합니다. 근처에 (파도가 없는) 담수호나 강이 없었습니다. 뻘밭은 내려도 될지 안될지 판단을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현직 기장님은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ㅇ 아까 사고조사팀이 브리핑하는데 뭘 숨기려는 것 같더라.
-> 몇몇 기자들이 ㅂㅅ같은 질문을 하니 답변할 방법이 없어서였고, 아직 사고조사에 본격 착수하지도 않았기에 할 수 있는 말도 거의 없었습니다. 사고조사는 3개월에서 5년, 아니 10년 넘게 걸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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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테레비에 나와서 전문가입네 하며 숸소리 하는거 무시하세요. 사고조사팀(제작사와 합동으로 꾸려진)의 발표 이외에는 보지도 듣지도 맙시다.
https://www.facebook.com/share/18EN7vre1V/
국가애도니 뭐니 해서 애도만 하자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은 애도를 할 때가 아니라
의심하고 문제 제기를 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래야 조사단도 계엄 세력도 함부로 뻘짓을 못 합니다.
세월호와 이태원 때도 의심하지 말고 애도만 하자는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이번 사고는 수많은 비행기의 착륙을 본 사람이라면
착륙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단 걸 쉽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배면이 땅에 닿고서도 거의 400키로에 가까웠다고 하는데,
비행기는 플랩만 펴도 속도가 상당히 줄어듭니다만 이 비행기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맞바람이 치면 사실상 정지 상태까지도 유지할 수 있는 게 민간항공기입니다.(전투기는 불가)
정리하면 여러 가지를 동시에 실행하지 않는 게 더 어려운 법인데
놀랍게도 이번 사고에서는 바퀴를 내리지 않았고, 엔진 역추진의 흔적이 약했으며, 플랩도 제대로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 세가지는 버드 스트라이크 만으로는 통상 동시에 일어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보잉의 기체 결함이던지, 항공사의 정비 불량이던지, 파일럿이 미쳤던지, 테러던지 뭔가가 있다고 보는 게 정상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이상한게,
의심하지 말고 조사 결과 나오면 그거나 보자입니다.
아마 탄핵정국에 가짜 뉴스와 음모론이 퍼지고 국가혼란 내지 내전 상황으로 가는 걸 우려하는 것 같은데,
전문가의 말을 그대로 믿는 게 가장 둔한 겁니다.
의심하고 토론하는 게 전문가의 말을 일방적으로 듣는 것보다 더 낫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