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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집단 속에서 압박받고 압박하는 존재다. 강박증, 불안증, 결벽증, 신경증은 자기 압박이다. 인간은 윗사람과 동료의 압박을 받아야 하며 동시에 아랫사람을 압박해야 한다. 자신을 압박해줄 윗사람이 없으면 스스로 압박한다. 압박할 아랫사람이 없으면 만만한 사물을 압박한다. 결벽증은 사물을 압박하는 행동이다.

    신경증 있는 사람은 좋은 스승이 없는 사람이다. 지식인은 지식의 압박을 받는다. 뉴스를 보고 세상의 흐름에서 압박을 느낀다. 강박증놀이, 결벽증 놀이, 불안증놀이를 할 여유가 없다. 무식인은 압박받지 않으므로 자가발전 압박을 만들어낸다. 문제가 있는 사람은 할일이 없는 무식인일 확률이 높다. 공부를 먼저 해야 한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의 정형행동과 같다. 야생동물은 배고픔의 압박을 받고 포식자의 압박을 받고 환경변화의 압박을 받는다. 동물원에 갇히면 압박받지 않으므로 자기 내부에서 압박을 만들어낸 것이 스트레스다. 그것이 정형행동으로 나타난다. 인간도 마찬가지 자기압박을 하는 이유는 동물원처럼 갇혀 있기 때문이다.

    자기암시를 하고 백팔배를 하고 약을 먹어도 치료되지 않는다. 의사가 약을 주는 이유는 줄게 약 밖에 없기 때문이고, 스님이 백팔배를 권하는 이유는 권할 것이 백팔배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천배 시켰다가 허리 나가면 치료비 물어줘야 한다. 자기암시를 하라고 하는 이유는 돈 안 받고 그저 줄게 암시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분명 어딘가에 갇혀 있다. 어디에 갇혀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에너지가 없고, 활력이 없고, 친구가 없고, 미션이 없고, 역할이 없고, 무언가 있어야 할 것이 없다. 그냥 성격이 예민해서 그럴 수도 있는데 그 역시 있어야 할 호르몬이 없기 때문이다. 분명히 어느 지점에서 집단과의 연결이 끊어져 있다.

    불안증은 진짜 걱정해야 할 것을 걱정하지 않으려고 다른 걱정을 만들어낸 것이다. 공부 안하는 녀석이 갑자기 공부를 하려고 하면 책상주변이 지저분해 보인다. 방청소를 하다가 피곤해서 그냥 잠들게 된다. 결국 공부는 안한다. 공부를 해야한다는 걱정을 회피하려고 책상이 지저분하다는 가짜 걱정을 만들어낸 것이다.

    신혼여행 가서 화장실 청소를 하는 사람도 있다. 남자와의 동침을 걱정하면 호텔 욕실이 지저분해 보인다. 가짜 걱정을 만들어낸 것이다. 밤새 욕실을 청소하는 남자도 있다. 강박증, 결벽증, 불안증은 무의미한 루틴을 만들어 본질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절대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는 진짜 걱정거리가 어딘가에 있다.

    그것은 무언가 단절된 것이다. 비밀을 감추고 말하지 않으면 불안증이 생길 확률이 증가한다. 압박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폐인이 되는 것보다는 낫다. 단 해석을 잘해야 한다. 세상은 마이너스다. 뭔가 눈에 잘 띈다면 어딘가 끊어진 것이다. 나쁜 개는 산책을 시켜주는 견주를 믿지 못한다. 그럴 때 별게 다 눈에 띈다.

    자동차, 간판, 비닐조각 따위에 일일이 반응하고 흥분한다. 그것의 존재가 문제가 아니라 견주와의 심리적 연결의 부재가 문제다. 목줄이 팽팽하면 개는 자신이 견주를 끌고간다고 여긴다. 견주를 개한테 끌려가는 바보로 여긴다. 믿음이 사라진 것이다. 스승이 없고, 동료가 없고, 변화가 없고, 실적이 없으면 나쁜 개가 된다.

    중요한건 갑이냐 을이냐다. 자신이 갑이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고 한다. 결벽증은 가르치지 않는다. 자신이 을이면 무언가 배우려고 한다. 결벽증을 배운다. 신경증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약자 포지션에 가둔 사람이다. 천하인이 되어야 한다. 군자가 되어야 한다. 자신을 타고난 귀족으로 여겨야 한다. 신과의 일대일이다.

    멀쩡한 엘리트 중에도 결벽증 환자가 있는데 그런 사람은 자기 압박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한 눈 팔지 않고 일에 집중하려면 다른 것을 차단해야 한다. 다른 것은 다 더럽다고 생각해 버리면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이것은 천재가 루틴을 만들어 성공하는 방법이다. 감독들의 징크스도 같다. 이런 것을 따라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