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43 vote 0 2024.11.18 (14:32:02)

    답은 내부에 있다. 누구나 안다. 밤이든 호두든 사탕이든 껍데기는 바깥에 있고 알맹이는 내부에 있다. 몸은 자연에서 빌려 쓰는 껍데기고 마음이 인간의 진짜다. 심心은 내부의 코어core다. 연필심은 내부에 있다. 엔진은 내부에 있다. 좋은 것은 다 내부에 있다. 구조는 내부에 숨은 질서다.


    인간은 밖을 본다. 밖을 안으로 착각한다. 안을 보는 눈이 없다. 계 내부에는 압력이 걸려 있다. 압력을 보지 못한다. 매개를 보지 못한다. 우리는 영혼, 이성, 야망, 욕망, 희망, 의지, 신념, 이념 따위 관념이 인간을 움직인다고 믿는다. 그것이 인간 내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착각이다.


    야망의 대상은 벼슬이다. 욕망의 대상은 파트너다. 탐욕의 대상은 재물이다. 희망의 대상은 성공이다. 사랑의 대상은 타인이다. 그것은 밖에 있다. 실제로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호르몬이다. 호르몬을 만드는 것은 집단의 무의식이다. 인간은 집단을 의식하고 의사결정의 중심을 찾아간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집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간다. 집단과 긴밀한 관계에 묶여 있으려고 한다. 인간은 안을 말하는 듯하지만 밖에서 겉돌고 있다. 바깥의 돈, 마약, 도박, 성공, 출세, 파트너가 어떻게 인간 안으로 들어와 행위를 격발하는지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는다.


    안은 하나인데 밖은 여럿이다. 몸은 하나이고 옷은 여러 벌이다. 머리는 하나이고 손발은 여럿이다. 숫자가 많으면 밖이다. 영혼, 이성, 야망, 욕망, 희망, 의지, 신념, 이념, 성찰, 진정성, 사랑 따위로 숫자가 많은 게 밖이라는 증거다. 자동차의 안은 엔진이 하나이고 밖은 행선지가 여럿이다.


    인간은 언제라도 하나의 중심을 바라본다. 그것은 집단의 의사결정구조다. 인간은 집단과 자신을 연동시킨다. 긴장을 태워서 팽팽한 상태에 머무르려고 한다. 희망, 야망, 욕망, 이념, 신념, 의지, 사랑 등 거짓들의 공통점은 미는 힘이 아니라 당기는 힘이라는 점이다. 인력은 가짜 힘이다.


    물고기는 미끼의 유혹이 당겨서가 아니라 배고픔의 압박이 밀어서 미끼를 문다. 이성, 야망, 욕망, 희망, 의지, 신념, 이념 등은 종류만 많을 뿐 전혀 압박이 걸려 있지 않다. 그것은 납득되지 않는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기 위해서 지어낸 거짓말이다. 깔때기 안으로 압박이 들어가야 진짜다.


    만원버스 안에서 사람들이 어느 위치로 가는가는 승객 숫자에 따른 압박이 결정한다.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한 덩어리가 되어야 알맹이다. 알맹이는 모두 연결되어 일부를 분리할 수 없다. 지도자는 구성원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 왕은 국민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 겉돌고 있는 것은 가짜다.


    희망이나 욕망은 선택된다. 선택되는 것은 가짜다. 추궁되는 것이 진짜다. 누구나 안다. 답은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내부는 막다른 곳이며 거기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갈 수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그러나 인간은 내부를 보지 않고 적당히 거짓말을 지어낸다. 아무거나 내부라고 선언해 버린다.


[레벨:23]양지훈

2024.11.19 (00:46:25)

6번째 단락 "척력은 가짜 힘이다">>>'인력'을 잘 못 쓰신 듯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4.11.19 (09:41:05)

감솨요.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122 한동훈의 자멸정치 김동렬 2024-11-21 2776
7121 원자와 구조 김동렬 2024-11-20 2605
7120 대전환 김동렬 2024-11-20 2744
7119 추사 원교 창암 image 김동렬 2024-11-20 2865
7118 과학은 안을 본다 김동렬 2024-11-19 2628
7117 남자의 이상행동 image 1 김동렬 2024-11-19 3366
7116 한동훈 대 이재명 1 김동렬 2024-11-18 3633
7115 외계인은 없다 2 김동렬 2024-11-18 2739
» 안과 밖 2 김동렬 2024-11-18 2243
7113 방향판단 김동렬 2024-11-17 2408
7112 관성 4 김동렬 2024-11-16 2505
7111 생각문제 김동렬 2024-11-15 2844
7110 정신병자의 기술 김동렬 2024-11-14 2809
7109 사법부의 판결정치 김동렬 2024-11-14 2285
7108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 김동렬 2024-11-13 2111
7107 구조개념 김동렬 2024-11-13 1011
7106 추락하는 자는 허세가 있다. 김동렬 2024-11-12 1542
7105 결맞음 김동렬 2024-11-12 1335
7104 윤석열의 허세 김동렬 2024-11-11 1807
7103 구조 김동렬 2024-11-10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