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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04 vote 0 2024.11.04 (15:21:05)

    실베스타 스탤론은 록키시리즈와 람보시리즈를 혼자 만들어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록키는 각본을 직접 쓴 점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나 브루스 윌리스와 다르다. 이소룡이 각본 쓴 맹룡과강을 그 스토리로 다른 감독이 찍었다면? 망했다. 이건 백 퍼센트다.


    영화평론가들은 록키를 남성 신데렐라로 폄하하고 평론하지 않는다. 이소룡 영화도 마찬가지다. 평론하려고 해도 스토리가 없잖아. 이소룡을 무시하다 보니 결국 홍콩영화 전체를 다 무시하게 되었다. 이소룡은 제끼고 다른 홍콩영화는 평론하고 그건 또 아니잖아.


    씨네21 창간 이후 한국 평론가도 홍콩영화를 말하기 시작했다. 왜? 보이는게 있거든. 그 이전에는 봐도 보이는게 없어서. 이게 본질이다. 내 눈에 보이는 록키의 중요한 포인트가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이는 거다. 왜 그 부분을 말하지 않지? 아! 알겠다. 못봤구나.


    예전에 해외로케 멸망법칙을 말한 바 있다. 요즘 한국영화 수준이 높아져서 제목이 세 글자라도 안 망하고 해외로케도 안 망하지만, 예전에 그랬다. 제목이 세 글자면 다 망하고 해외로케만 하면 망했다. 거기에 공통된 이유가 있다. 비공식작전 망하고 더문 망한다.


    왜 비공식작전 망했을까? 해외로케 멸망법칙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더 문 왜 망했을까? 나사는 한국이 아니다. 달은 한국이 아니다. 충무로는 아직도 해외로케 멸망법칙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왜 해외로케는 망할까? 왜 주성치 영화는 흥할까? 똑같은 거다.


    록키 - 더럽다. 록키가 사는 방도 더럽고, 록키가 입은 옷도 더럽고, 주변인물도 추레하고, 모든게 더럽다. 완전 시궁창. 미국이 저렇게 가난한 나라였어?


    주성치 – 더럽다. 소림축구만 봐도 알지만.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더럽다는 것은 디테일하다는 것이다. 더러운 이유는 세트장에서 촬영하지 않고 이상한 집에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진짜 거지 같은 집을 잘 골랐다. 왜 방청소를 안 해? 해외로케 하면? 세트장 느낌이 난다. 사실주의가 사라지고 연극무대 느낌이다. 디테일 죽는다.


    왜? 그 나라에 가서 살아봤냐? 록키 흥행비결 – 미국의 시궁창을 보여준다. 70년대 미국이 저렇게 가난했어? 실베스타 스탤론은 진짜 가난해서 자기 개 버커스를 50달러에 팔아먹었다가 나중에 사 간 사람을 자기 영화에 출연시켜 주는 조건으로 겨우 되찾았다.


    고행석 만화 – 진짜 가난을 묘사해 준다.

    록키 영화 – 진짜 뒷골목을 묘사해 준다.


    록키는 판타지다. 신데렐라 설화다. 그러나 단순한 스토리와 무관하게 촬영에 있어서는 디테일이 살아있다. 돈으로 떡칠한 미장센과 다르게 거칠지만 느낌 있다. 여기서 불쾌한 골짜기 이론. 미장센으로 떡칠하면 불쾌해진다. 다큐처럼 거칠어야 오히려 실감 난다.


    이소룡 영화가 뜨는 이유 – 근육을 보여줘서

    록키와 람보가 뜨는 이유 – 근육을 보여줘서


    이소룡이 직접 감독했기 때문에 근육을 보여줄 수 있다. 감독이 이소룡 옷을 벗겨보지 않았는데 그런 희한한 근육이 있는지 어떻게 알어. 록키를 다른 감독이 찍었다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날달걀 다섯 개 그냥 마시는 인간이라는 것을 감독이 어떻게 알어.


    근육은 본인만 아는 것이다. 외부인은 실베스타 스탤론이 근육으로 어떤 장난을 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여기서 디테일이 살아난다. 반대로 해외로케 하면 그 나라 뒷골목을 모르므로 수박 겉을 핥는다. 파리에 가면 에펠탑을 찍지 말고 하수구를 찍어야 한다.


    잔디에 널려 있는 개똥도 찍어주고. 관광객은 지저분한 곳을 모른다. 한국 감독은 파리를 모른다. 그러므로 해외로케는 망한다. 더문 찍은 김용화 감독이 나사를 알아? 달에 가봤어? 모르는 분야를 찍으니까 디테일이 죽고 뭔가 겉도는 느낌이 나서 망한 것이다.


    레바논 안 가본 사람이 레바논 무대로 영화 찍는다. 내가 감독이라면? 사막에 갔는데 어떤 아저씨가 커피 타 준다더니 두 시간째 커피콩을 볶고 있다. 미치겠다. 이런걸 찍을 건데 김성훈 감독이 사막에서 할아버지가 두 시간 갈아서 만들어주는 커피 마셔봤냐고?


    비공식작전에 나오는 그림은 다른 영화에서 본 것이다. 우리가 레바논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 그대로다. 영화 안 봐도 알 수 있다. 현장에 가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영화가 뜬다. 실베스타 스탤론은 권투선수 출신도 아닌데 디테일을 꽤나 살렸다.


    뭘 찍어야 되는지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았던 것이다. 인간의 감정이 어느 부분에 반응하는지 알고 있었다. 영화마다 절규를 하는 이유다. 람보에도 꼭 억울한 일을 당한 일곱 살 아이처럼 절규한다. '엉엉! 엄마한테 다 일러줄 거얌!' 관객은 그 장면에서 울컥한다. 


    결론.. 록키를 흔한 신데렐라 영화로 폄하하는 쓰레기 평론가는 사실 록키가 성공한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할 말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다. 그들은 이소룡 영화도 주윤발 영화도 이해하지 못한다. 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아는게 없으니까. 인간을 공부하라.


    제목이 세 글자이면 망하는 법칙도 같다. 왜 세 글자일까? 세 글자는 명사다. 왜 명사일까? 소재주의다. 즉 디테일이 죽었다는 증거다. 할 말이 없으니까 소재를 말하는 것이다. 애니깽. 애니깽이라는 것은 한국 노동자가 멕시코에서 용설란 농장에 일했다는 말이다.


    안 가봐서 잘 모르니까 애니깽라고 제목을 뽑는다. 제목 보고 관객은 눈치챈다. 이 인간이 헤네켄을 모르는가 봐. 뭔가 현장과 겉도는 느낌이 든다. 록키는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많이 반영한 것이 성공요인이다. 이소룡 몸매를 가장 많이 본 사람은 이소룡이다.


    모든 망작은 공통점이 있다. 뭔가 겉돈다. 나사 안 가보고 나사영화 더문, 레바논 안 가보고 레바논 배경 비공식작전, 헤네켄도 모르면서 애니깽, 프랑스 안 가보고 에펠탑 배경으로 찍으면 망한다. 가본 사람은 지저분한 곳에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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