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898 vote 0 2024.09.02 (15:53:37)

    구조론의 발견은 0의 발견과 같다. 기원전 1년의 다음 해는? 기원후 0년이라는 해는 없다. 기원후 0세기라는 세기도 없다. 0년이 없고, 0세기가 없다는 사실만 알아도 보통 사람의 상위 10퍼센트 안에는 들어갈 것이다. 그때 그 시절에는 숫자에 0이 없었던 것이다.


    파스칼은 죽을 때까지 0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0-4=0'이라고 주장. 엥? 천재 수학자가? 건물은 0층이 없는데 나이는 0세가 있다. 무엇인가? 0은 1 미만을 가리킨다. 0.9나 0.1이 출현하는 것이다. 달배기 아기의 나이가 10개월이라고 말하려면 0이 필요하다.


    0이 없으면 태어나자마자 1살이다. 운이 좋으면 이틀 만에 두 살이 된다. 3일장을 치르면서 문상은 하루만 받는게 보통이다. 사실상 1일 장이나 마찬가지다. 3년상을 지내도 3년을 채우지 않는다. 2년을 넘기면 3년으로 쳐주는 것이다. 이러면 혼란하다 혼란해.


    만 나이가 어떻다, 햇수로 나이가 어떻다 하고 다투는 것은 0을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다. 0은 음수로 연결된다. 0이 있어야 음수가 받아들여진다. 이렇게 되면 사건이 커진다. 0을 이해한 사람이 과연 지구에 한 명 이상이 있을까? 과연 인류는 0을 발견했을까?


    파스칼은 왜 0을 부정했을까? 스탕달은 왜 음수를 부정했을까? 0은 코어다. 대칭의 축이다. 우주가 대칭임을 알아야 한다. 컴퍼스는 송곳과 연필의 결합이다. 송곳은 0이다. 연필은? 구조론이다. 연필이 원을 그리면 모두 연결된다. 모두 연결되면 계다. 닫힌계다.


    0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0의 반대는 무엇일까? 1일까? 무한대일까? 무한소는? 0의 반대는 ‘모두 연결된 것’이다. 닫힌계의 바운더리다. 우주는 깔때기다. 에너지는 모두 연결된 것으로 들어와 0으로 나간다. 입구와 출구가 있다. 0은 에너지의 출구다. 입구는?


    깔때기의 테두리는 원이고 아래는 중심점으로 되어 있다. 에너지는 질로 들어와서 입자, 힘, 운동을 거쳐 량으로 나간다. 0은 에너지의 출구이며 0의 반대편에 에너지의 입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0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다. 지구에 과연 몇이나 될까?


    투수가 던지는 공의 에너지는 몸통의 ‘모두 연결되어 있음’으로 들어와서 손가락 끝의 0으로 빠져나간다. 투수가 공을 놓을 때 손가락과 공의 연결이 단절되는 지점이 0이다. 여기까지 알아야 비로소 0을 구경은 해봤다고 말할 수 있다. 0의 반대를 알아야 한다.


    무한동력을 설명하는데 복잡한 열역학 이론을 들고나올 이유가 없다. 에너지는 모두 연결되어 계를 이룬다. 에너지는 연결과 단절이 있을 뿐이다. 모두 연결된 상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사결정은 오직 단절뿐이다. 단절되면 무조건 엔트로피 증가로 나타난다.


    무언가 새로 연결되었다면? 그 이전에 어딘가를 잘랐다는 사실을 감춘 것이다. 모든 영구기관의 시도는 몰래 A를 자른 다음 B를 연결하고 B가 연결되어 무언가 효율이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그전에 몰래 A를 잘라 연결할 빈칸을 만든 사실을 은폐한 속임수다.


    에너지 효율은 공유에서 나오고 공유는 연결에서 나온다. 연결하려면 빈칸이 있어야 한다. 빈칸은 어딘가를 잘라야 얻어진다.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전제를 깔면 속임수는 불가능하다. 에너지는 연결되어 닫힌계를 이루야 대칭을 작동시키므로 속일 수가 없다.


    무한동력이 왜 안 되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0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다. 장치를 들여다볼 필요도 없다. 에너지는 효율이고, 효율은 공유고, 공유는 연결이고, 이미 연결된 것은 연결될 수 없다. 단절되면 비효율이고 그것은 엔트로피 증가다.


    계와 0의 논리를 알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타 등등 무엇이든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2차대전이다. 누가 이길까? 케말 파샤는 알았다. 무조건 미국이 결정한다. 유럽과 미국은 대서양으로 단절되어 있다. 과연 단절되어 있는가? 자본주의로 연결되어 있다. 


    유럽 시장이라는 거대한 먹이를 미국이 놓쳐? 그럴 리가 없잖아. 미국의 중립가능성은 애초에 0퍼센트였다. 그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왜? 미국은 시장을 뺏기고 배가 고프거든. 이런 것을 말로 설명해야 아는가? 그런데 왜 독일인은 아무도 그것을 몰랐지?


    모두 연결하면 무조건 민주당이 이긴다. 정의당을 단절시키고, 일부 부유한 호남 출신 수도권 보수를 단절시키고 갈라치기를 해서 민주당을 단절시켜야 국힘당에 승산이 있다. 민주당은 연결로 먹고 국힘당은 단절로 먹는다. 한번 단절하면 계속 단절해야 한다. 


    이준석과 단절, 유승민과 단절, 김종인과 단절, 한동훈과 단절, 국민과 단절. 계속 단절만 하게 된다. 깔때기 속으로 미끄러진 이상 거기서 할 수 있는 결정은 무언가를 단절하는 것뿐이다. 연결하려면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한 번 들어가면 압력이 걸려 못 나온다. 


    무언가를 단절시켜 겉보기로 효율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도록 위장하는 것이 일종의 무한동력임을 알아야 한다. 우주 안의 모든 거짓에 공통된 법칙이다. 단절이 연결보다 많으면 거짓이고 반대로 연결이 단절보다 크면 진실이다. 참과 거짓은 1초 안에 가려진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002 구조의 눈 김동렬 2024-09-07 1920
7001 권력과 현찰 1 김동렬 2024-09-06 1945
7000 인간과 비인간의 차이 1 김동렬 2024-09-06 2086
6999 방향전환을 못한다 김동렬 2024-09-05 2086
6998 친일파는 친일파가 아니다 김동렬 2024-09-05 2016
6997 뒤늦게 문까 1 김동렬 2024-09-04 2521
6996 이승만과 박정희의 말로 김동렬 2024-09-03 2360
» 구조론의 발견 김동렬 2024-09-02 6898
6994 구조론은 쉽다 7 김동렬 2024-09-02 1965
6993 교육만능주의 질병에 대한 고찰 김동렬 2024-09-01 2200
6992 살아가는 이유 김동렬 2024-09-01 1940
6991 직관으로 판단하기 김동렬 2024-08-31 2041
6990 정치와 전쟁 김동렬 2024-08-31 1978
6989 방시혁과 민희진의 대화불통 김동렬 2024-08-30 2168
6988 왜 사는가? 김동렬 2024-08-29 2115
6987 무와 유의 차이 김동렬 2024-08-28 1915
6986 어리석은 방시혁 김동렬 2024-08-28 2135
6985 일본인의 왜소지향 한국인의 감성지향 1 김동렬 2024-08-27 2158
6984 부부는 닮는가? 김동렬 2024-08-27 1810
6983 지식인의 몰락공식 김동렬 2024-08-27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