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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185 vote 0 2004.06.13 (22:22:22)

국회연설에서 대통령이 ‘지난 1년 동안 경제만 생각했다’고 말하자 이름을 입에 올리기 조차 더러운 박XX는 그 대목에서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대통령은 지난 1년동안 경제만 생각했을까?
 
여러분은 대통령의 그 말씀을 온전히 믿는가?
대통령이 우스개 삼아 그냥 한번 해본 소리일까?
 
어쨌든 DJ는 경제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IMF가 극복된 것이다. DJ가 아니라도 IMF는 저절로 해결되게 되어있다고 설레발이 치는 인간도 더러는 있는데 .. 이런 넘들은 걍 파묻어야 한다.
 
유시민이 대통령 옹호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유시민도 전공이 경제학이다. 필자도 중도에 때려치우긴 했지만 경제학원론은 읽어본 사람이다. 노무현대통령도 경제분야에 관한 독특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노-노믹스가 있다.
 
대통령이 그냥 경제를 좀 안다는 것이 아니고.. 레이거노믹스, DJ-노믹스처럼 노-노믹스가 실제로 있다는 말이다. 대통령 당선 전에 공식사이트 이름을 노하우로 한 것도 노노믹스를 펼쳐보겠다는 의욕을 담은 것이다. GDP 2만불 공약도 연관이 있음은 물론이다.  
 
근데 노-노믹스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아뿔사 이거다.”
 
우리는 지금 노-노믹스와 맞닥들인 것이다. 그래서 김혁규건에 대해서는 분명히 아니라고 말한 필자도.. 경제를 조금은 배운 죄로 노-노믹스와의 싸움은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의 고집에 관한 오해와 이해
대통령과 서프의 의견이 같을 필요는 없다. 예컨대.. 사실이지 필자는 대통령이 김혁규카드를 거두어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필자는 확률로 판단한다. 높은 확률로 대통령은 김혁규카드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았다.)
 
대통령이 김혁규카드를 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 데는 이유가 있다. 박주현수석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대통령은 토론을 좋아해서 ‘상대방의 의견이 옳다’는 판단이 서면 곧바로 상대의 의견을 수용해버린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맞습니다. 맞고요.”다.
 
대통령을 ‘쇠고집’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천만의 말씀이다.(필자는 노하우시절 대통령과 가까왔던 사람들에게 들어서 아는 것이 좀 있다.) 대통령이 싫어하는 것은 막연히 ‘여론이 그러니까’, ‘민심이 그러니까’ 하며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이다.
 
막연히 ‘분위기’ ‘정서’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말하면.. 대통령은 너무나 쉽게 자신의 주장을 철회한다는 것이다.(박수석의 말씀을 빌면.. 단단히 결심하고 갔는데 너무나 쉽게 의견을 수용해서 감동할 때가 많았다고 함.)
 
어느 정도냐 하면.. 노하우시절 사이트 개편과 관련하여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주문사항이 토론방 운영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대신 대통령은 막연하게 분위기, 여론, 민심, 정서.. 이런 걸로 몰아가는 것을 싫어해서.. 예컨대 작년 부안 핵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은 것도 내막이 있는데..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청와대를 방문하여 고언을 드리러 갔던 시민단체 사람들이..
 
대통령 면전에서는 “대통령님 말씀이 맞습니다. 맞고요.” 해 놓고 시민단체로 돌아가면 기자들 불러놓고 정반대로 말하곤 했는데.. 대통령이 이 부분을 괘씸하게 여겨서.. 시민단체와 대통령 사이에 불신이 조성된 것이 한 원인이라고 한다.
 
들은 바로 말하면 웬만한 시민단체 수장들 치고 청와대 밥 안먹은 사람이 없는데.. 다들 대통령 면전에서는 손바닥만 비비고.. 맞장구만 치고.. 돌아와서는 기자들 불러놓고 대통령 욕하고 그랬다고 한다.(이거 문제있다. 모모한 시민단체 대빵들.. 큰 문제다.)
 
하여간 막연한 민심타령, 여론타령이야말로 전형적인 조중동의 수법이 아닌가? 대통령은 토론을 통해 시비곡직을 분명히 밝히는 것을 좋아하고.. 또 상대방이 옳을 경우 이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는데 취미가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야 한다.
 
필자가 지금 소개하는 내용은 대통령과 밀접했던 서로 다른 세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들은 말이어서 신빙성이 있다. 문제는 대통령 주위에 토론으로 대통령을 논박할 논쟁가가 없다는데 있다. 대통령의 의중 파악에나 골몰하는 YES맨들만 포진해 있지 싶다.
 
박주현 수석이 대통령 앞에서 당당하게 NO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는데 박주현이 물러난 지금 누가 대통령을 위하여 NO라고 말해줄 것인가? 사실이지 걱정된다.
 
최근의 당-청간 불협화음은 혹시 탄핵이후 대통령 주변에서 NO맨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문희상, 유인태, 김우식 이런 사람들을 믿을 수 있나? 대통령 의중 파악에나 골몰하는 사람은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고 나는 감히 말하고자 한다.
 
아파트 원가공개 무엇이 문제인가?
정리하자!
 
● 우리 경제는 최근 회생의 기미를 잡았다.
● 대통령은 1년 동안 경제만 생각했다고 말했고 박XX는 그 대목에서 크게 웃었다.
● 이 상황에서 경제가 살아나면 그 공은 온전히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 대통령은 경제가 살아날 것을 감지하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
 
경제가 살아나면 그 공은 온전히 대통령 1인에게 돌아가게 생겼다. 조중동과 연구소들이 하나같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어놓았을 뿐 아니라, 박XX가 크게 웃어서 그 문제를 인상깊게 유권자들의 뇌리에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꾀는 있단 말이야’(필자의 혼자생각)
 
필자의 견해로 말하면 대통령의 말씀은 상당한 무리가 있다. 어쨌든 아파트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대통령 책임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대통령은 시장에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일부러 그렇게 말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가까운 복덕방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시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면 대통령의 노-노믹스가 옳은 것이고, 아파트가격이 여전히 오르고 있다면 노노믹스는 틀려먹었으므로 우리당은 공약을 밀어붙여야 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노노믹스는 뻥이라고 생각하는가?
●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경제만 생각했다는 말을 농담으로 듣는가?
 
어쨌든 필자도 경제를 조금은 배운 사람이다. 필자가 아는 경제지식으로 말한다면 경제정책과 시장에서의 효과는 몇개월 혹은 1년여의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지난 1년간 대통령이 경제만 생각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쯤 아파트 분양가는 분명히 내려가야 한다.
 
대통령은 시장원리를 강조했다. 그런데 주택문제가 과연 시장원리로 풀어갈 성격의 문제인가? 그렇지는 않다. 토지나 주택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므로 시장원리에만 맡겨둘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당의 공약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노노믹스이다.
 
노노믹스가 존재한다면.. 지난 1년간 대통령이 경제만 생각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래서 대통령이 이미 아파트가격을 잡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놓고 있다면.. 노노믹스에 기회를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입장에서 아파트 원가공개는 새롭게 일을 벌이는 셈이 되지만..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미 초반 포석과 중반 전투를 지나와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진도가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원점으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이다.
 
주택정책에는 많은 다른 문제들이 연동되어 있다. 하나를 바꾸면 전부를 바꾸어야 한다. 원가만 공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전부를 다 바꾸기에는 노노믹스가 너무 많이 진도를 나갔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너무 많이 진도를 나가버린 것이 아니라면.. 이작은 문제해결의 시작 단계라면.. 아파트가격 인하를 위한 지난 1년간 참여정부의 조치들이 이미 결실을 맺은 단계에 온 것이 아니라면.. 공공재의 성격이 강한 토지와 주택시장에는 정부의 개입이 인정되어야 한다.
 
시장에 대해서 말하면.. 필자는 자유방임주의를 반대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주의를 지지한다. 개입하면 설사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다 해도 다시 되물릴 수 있는 키 하나는 정부가 쥐게 된다.
 
방임하면 그 키를 재벌이 쥐게 되고 정부는 재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문제해결의 키 조차 잃어버리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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