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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90 vote 0 2023.07.08 (19:50:02)

    구조는 얽힘이다. 얽히면 풀린다. 얽히고 풀리는 형태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얽힌 것은 질이고 풀린 것은 량이다. 입자는 변화의 시작점, 힘은 공간의 방향, 운동은 시간의 진행이다. 구조는 다섯으로 완성된다.


    구조는 왜 하필 다섯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다섯을 강조하는 것은 완전성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일자천금'의 고사를 떠올릴 수 있다. 여씨춘추의 한 글자도 고칠 수 없다며 패기를 부려서 사람의 이목을 끈다.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다. 사실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구조가 다섯인 이유는 에너지가 일로 변환되는 성질을 다루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사정과 일의 사정이 겹쳐져서 다섯이 되는 것이다.


    에너지의 원인과 결과 + 일의 원인과 결과 + 둘의 겹침 = 5


    구슬이 다섯이라면 이상하다. 왜 다섯이지? 일이 다섯이라면? 일상에서 무수히 경험한다. 준비하고, 착수하고, 실행하고, 진행하고, 마감한다. 일상의 경험칙과 통하는 데서 뇌간지럼증이 유발된다. 느낌이 와준다.


    관점이 중요하다. 다섯은 숫자가 아니라 순서다. 물을 마신 다음에 뚜껑을 열 수는 없다. 먼저 오줌을 누고 바지를 내릴 수는 없다. 다섯이라는 숫자에 낚이지 말고 그것이 우주의 보편적 질서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사탕이 다섯 개인 것과 업무의 프로세스가 다섯인 것은 다르다. 무슨 일을 해도 진행단계는 다섯이다. 컴퓨터를 켜고,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파일을 불러오고, 작업을 진행하고, 결과물을 저장하는 절차가 다섯이다.


    다섯 개의 사탕은 평등하다. 구조는 차별한다. 구조의 다섯은 포개져 있다. 량의 량이 운동, 운동의 운동이 힘, 힘의 힘이 입자, 입자의 입자가 질이다. 구조는 계급과 같다. 서열이 정해져 있다. 항상 질이 량에 앞선다.


    일은 일머리가 있다. 동력조달 > 플랫폼 작업 > 결정과정 > 실행과정 > 종료과정이 있다. 시공간적 진행이므로 하나를 뺄 수 없고 복잡을 제거하고 패턴을 추출하므로 하나를 더할 수도 없다는 완전성의 유혹이 있다.


    구조는 내부구조다. 내부가 있으면 외부도 있다. 질과 량은 일종의 껍질이다. 입자와 운동은 껍질의 안쪽이다. 밖>안>핵>안>밖이 되는 것이다. 입구와 출구에 각각 껍질이 하나씩 있고 안과 밖이 있으므로 다섯이 된다.


    (입구의 밖과 안) + 의사결정 + (출구의 안과 밖)


    질과 량은 입과 항문처럼 기본적으로 따라붙는다. 유체를 다루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식을 소화시키는 것은 위장의 소화액이다. 소화액은 유체다. 유체를 담을 그릇이 필요하다. 입과 항문이라는 껍질이 필요한 이유다.


    펜으로 글씨를 쓴다면 촉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다. 촉을 시스템 내부로 들여온 것이 구조다. 내부로 들어와야 조절되기 때문이다. 내부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촉을 붙잡아서 고정시키려면 껍질이 필요하다.


    구조는 움직이는 것을 다룬다. 에너지를 다루고, 변화를 다루고, 유체를 다루려면 그것을 붙잡아놓을 껍질과 그것을 실행할 플랫폼이 필요하다. 유체를 붙잡아놓는 틀은 밸런스다. 밸런스를 도출하는 필수요소가 있다.


    수소차 한대에는 백금이 70그램 들어간다. 수소를 붙잡아놓을 플랫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주 안의 모든 변화는 유체가 되는 단계를 거치고 유체를 붙잡아놓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주에는 질서가 있다.


    소화액이 음식을 분해하려면 위장의 소화공간과 소장을 통과하며 흡수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공간과 시간의 경로가 특정되어야 한다. 공간을 먼저 확보하고 시간을 나중 조절한다. 위장이 소장보다 앞에 있어야 한다.


    중복과 혼잡을 제거하면 구조가 남는다. 더 이상 제거할 수 없다. 다섯이 있지만 핵심은 하나이고 넷은 껍질이다. 고정장치다. 안껍질과 바깥 껍질이 있다. 유체를 붙잡는 사전작업과 결과를 전달하는 후속작업이 있다.


    우리가 변화를 다루고, 에너지를 다루고, 유체를 다른다는 점이 각별하다. 왜 다섯이냐는 물음은 강체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모든 변화는 유체다. 유체는 밸런스의 그릇에 담고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가두어야 한다.


    구조는 다섯이지만 의사결정은 하나이고 나머지는 습관적으로 따라붙는 것이다. 파일명에 따라붙는 확장자명과 같다. 질은 입자를 붙잡고, 입자는 힘을 격발하고, 힘이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한다. 운동은 그것을 전달하고, 량은 운동을 끝낸다.


    칼로 음식을 자른다고 치자. 도마에 올리고 내리는 2는 기본적으로 들어간다. 핵심은 칼질이다. 칼질의 방향과 순서도 따라붙는다. 에너지의 입구와 출구, 변화의 공간과 시간은 기본적으로 한 자리씩 차지하므로 진정한 의사결정은 1이다.


    왜 5가 되는가 하면 그 1을 특정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앗간의 정미기가 복잡해도 실제로 도정이 일어나는 부분은 하나다. 어떤 둘이 만나는 접촉점이 있다. 볼펜과 종이가 만나는 접점이 있다. 나머지는 그것을 받쳐줄 뿐이다.


    잉크만 가지고 글을 쓸 수 없다. 종이도 있어야 한다. 종이를 붙잡아주는 테이블도 있어야 하고 잉크를 붙잡아주는 펜대도 있어야 한다. 모든 의사결정은 에너지의 입력과 출력이 따르므로 외부와 연결되는 질과 량 2는 반드시 따라붙는다.


    힘은 잉크를 종이로 전달한다. 구조의 구조는 잉크를 종이로 전달하는 힘이다. 힘을 전달하면 막히므로 그것을 뒤로 빼주는 운동이 필요하다. 잉크를 전달하면 바닥나므로 잉크를 공급하는 펜대가 필요하다. 힘이 핵심이고 나머지는 보조한다.


    1. 구조 중의 구조는 힘이다.
    2. 힘을 전달하면 바닥나므로 공급하는 것이 입자다.
    3. 힘을 전달받으면 막히므로 빼주는 것이 운동이다.
    4. 입자를 움직이는 동력은 질이 제공한다.
    5. 운동을 끝내는 단절은 량이 결정한다.


    의사결정은 동력을 일로 바꾼다. 동력의 변화에 따른 원인과 결과, 일의 변화에 따른 원인과 결과, 모드 변환까지 다섯이다. 아무리 간단한 도구라도 다섯을 채워야 하고 아무리 발달된 기계라도 다섯은 필요하다. 둘이 만나야 일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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