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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104 vote 0 2022.09.12 (17:17:52)

    박정희 독재를 증오하면서 푸틴이나 김정은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면 말이 되는가? 탈근대에 문화 상대주의에 내재적 접근 운운하며 공산국가는 그럴만한 내부사정이 있으므로 우리가 양해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이비 진보 많다. 모든 독재는 인류의 적이다. 


    사실은 미국을 견제하는 데는 공산주의가 지렛대 용도로 이용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식의 잔대가리를 굴리는게 한심한 거다. 배운 사람이라면 당당해야 한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독재에 공통된 문제는 사람을 키우지 못하는 거다. 


    박정희가 그렇다. 김재규든 차지철이든 쿠데타 동지다. 박정희는 단 한 명의 새 인물을 키우지 못했다. 전두환, 노태우는 유능한 관료를 적재적소에 썼다고 주장하지만 그 관료들 중에 정치적으로 성공한 인물은 없다. 그들은 군화발에 쪼인트를 까일 때만 유능했다. 


   공산주의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므로 지속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공산주의는 발탁법을 쓴다. 명단을 만들어놓고 괜찮은 사람을 낙점한다. 항상 가장 나쁜 사람이 낙점된다. 주코프든 롬멜이든 패튼이든 다들 욕쟁이에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는 자들이었다. 


    평시라면 절대 발탁되지 않을 인물이 전쟁통에 다른 인간들이 죄다 삽질하다가 자멸하는 바람에 흥했다. 주코프는 다른 인물이 다 숙청되어 사라졌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하나 남은 주코프마저 숙청할 수 없었던 거다. 전쟁이 없었다면 제일 먼저 짤릴 인물이었다. 


    성질이 더럽고 오만하고 욕쟁이였다. 사실 이순신도 욕쟁이다. 난중일기에 계속 욕이 나온다. 지금 러시아의 문제도 사람을 키우지 못한다는 점이다. 푸틴은 후계자를 키워내지 못한다. 메드베데프? 쇼이구? 쓰레기다. 푸틴은 권좌에서 물러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윤석열의 문제는 검찰총장 시절 부하들 데리고 정치한다는 점이다. 역시 사람을 키우지 못한다. 김대중은 노무현을 키웠고, 노무현은 문재인을 키웠지만, 이명박은 김영삼이 키우지 않았고, 박근혜는 이명박이 키우지 않았다. 박정희든 푸틴이든 윤석열이든 똑같다. 


    공통점은 사람을 키우지 못한다는 것이며 일시적으로 흥해도 구조의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초야에 묻힌 인재를 발굴한다는건 환상이다. 조선시대에 천거제는 실패였다. 단 한 명도 키우지 못했다. 과거제도? 개소리다. 없는 것보다 낫지만 별 의미는 없다.


    조선시대 인재는 거의 성균관에서 나왔다. 이순신과 원균과 권율은 한동네에 이웃하여 살았다. 널리 인재를 구한다는건 환상이다. 한동네 애들이 천하를 접수한다. 동서고금의 역사 모든 페이지에 그러하다. 현대사회는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초야에 묻힌 인간? 


    동료와 화합하지 못하므로 제풀에 떨어져 나가는 것이 보통이다. 조선시대라면 일단 사투리가 심해서 말이 안 통해버려. 무의식이 방해하고 호르몬이 방해한다. 착한 사람도 스킨십이 없으면 무의식적으로 경계한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호르몬 짜는 데다. 


    뭔가 공통 요소를 만들어줘서 무의식적으로 서로 견제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인재는 발굴되는게 아니다. 눈에 불을 켜고 인재를 찾으면 쓰레기 집합소가 된다. 탕평책을 쓰면 잡탕밥이 되어 망한다. 유시민과 강용석이 같은 내각에서 공존해버려? 절대로 멸망한다.


    낙점하면 망하고, 탕평하면 망하고, 발탁하면 초스피드로 망한다. 교수 데려오면 망하고 검사 데려오면 망한다. 시민단체 출신은 이미 멸망해 있다. 박원순, 윤미향만 그런게 아니다. 인물이 크려면 절대로 같은 공간에서 비벼야 한다. 스킨십이 매우 중요한 거다.


    조선 시대 인재는 성균관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모택동 부하들도 같다. 같이 대장정을 하며 호르몬을 나눴다. 공유하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동료로 이루어진 팀을 만들고 그 팀을 교체한다. 팀원들 중에 한 명이 똑똑하면 그룹 전체가 향상되는 거다. 


    좋은 팀은 무능한 인물도 유능하게 만든다. 공산주의는 동료와 의기투합하여 팀을 이루고 세력화되는 것을 경계하므로 망한다. 만인이 만인을 견제하므로 망한다. 중국이 노벨상을 받을 뻔한 일이 있었다. 문제는 박사 40명이 평등하게 발명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노벨상은 단체에 수상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연구는 한 사람이 했는데 왜 40명이 거기에 이름을 올릴까? 망하는 공식이다. 반대로 39명이 평등을 주장하며 그 1명을 씹은 것이다. 이런 지옥에서는 절대 인물이 크지 못한다. 잡스 한 명, 일론 머스크 한 명이 다 먹는 거다.


   알고 보면 인물 뒤에 받쳐주는 팀이 있다. 잡스는 워즈니악 덕에 떴고 팀쿡이 맡으니 더 잘나간다. 잡스는 연락책에 불과하다. 스탈린은 공산당 간부들의 주소와 명단을 쥐고 있는 연락책이었다. 그래서 서기장이다. 유능한 사람보다 어떤 핵심을 거머쥔 사람이 뜬다.


    유능한 사람에게 전화를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문제는 알고 보면 그 연락책이 진짜 인재라는 점이다. 연락책은 하는 일이 없다고 빼버리는 것은 유비 삼형제 중에 관우와 장비만 데려가고 유비는 내쳐버리는 격이다. 사실은 유비가 가장 중요한 인물인데도 말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인재가 아니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 말 시키는 사람이 인재다. 공산주의는 인재를 발탁하는 대신 동료와의 연결고리를 잘라서 힘을 빼놓는다. 즉 유능한 사람을 데려가고 연락책을 빼버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무능하니까. 그렇게 하면 개판이 된다.


    유비가 다그치지 않으면 관우도 무능해지고 장비도 무능해진다. 솔직히 잡스가 아는게 뭐 있나? 일론 머스크가 할 줄 아는게 뭐 있어? 잡스는 애플에 투자를 받기 위해 주변 사람 240명에게 전화를 돌렸다. 그 전화를 받아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던 것이다.


    발탁된 인재는 고립되므로 불안해서 자신을 키워준 보스에게 충성한다. 멸망공식이다. 진짜 인재는 윗사람 말을 안 듣기 때문이다. 관우와 장비가 유비 말은 들어도 조조 말은 안 듣는다. 유비와 같은 침대에서 자는데 조조는 다른 침대를 쓰니까. 역시 호르몬이다.


    문명과 야만의 싸움이 본질이다. 진보냐 보수냐는 집단 안에서 그리고 흐름 안에서의 상대적인 역할 놀이에 불과하다. 물이 들어오면 노를 젓고 물이 나가면 엔진을 정비한다. 아직도 반미 어쩌구에 낚여서 개소리하는 자칭 진보 많다. 슬픈 일이다. 생산력이 진보다.


    과거에는 지식 생산력이 먹혔고, 근래에는 산업 생산력이 먹혔으며, IT 시대에 다시 지식 생산력이 조명되고 있지만 진보의 본질은 생산력이다. 생산력의 변화에 맞게 사회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진보다. 진보의 본질은 사람을 키워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답은 경쟁밖에 없으며 경쟁의 단위는 팀이다. 발탁하면 망한다. 발탁이 먹힐 때도 있지만 대개 전시와 같은 특수상황이다. 개발독재 초기에도 먹힌다. 오래는 못 간다. 과거에는 내 자식을 두들겨 패서라도 사람을 만들어 달라고 회초리를 만들어 교사에게 바쳤다.


    지금은 어떤 선생이 내 자식 몸에 손을 대냐며 경찰에 전화를 건다. 세상이 바뀌었고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 스파르타식 교육이 일정한 효과를 내는 것은 사실이다. 21세기에 그런 짓을 한다면 문명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부단히 흐름을 따라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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