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시가 가짜라는 것은 1초 만에 판단할 수 있다. 딱 봐도 아니잖아. 느낌 오잖아. 기분 나쁘잖아. 저게 시냐? 속이 느글거린다. 시에는 상쾌함이 있다. 전율함이 있다. 그것이 있어야 한다. 왜 전율할까? 왜 기분이 좋을까? 라임이 맞으면 기분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뇌가 패턴을 읽고 긴장하기 때문이다. 뇌는 본능적으로 패턴을 찾는다. 고양이가 박스에 반응하듯이 기계적이다. 장단이 있어야 한다. 앙상블이 있어야 한다. 하모니가 있어야 한다. 리듬이 있어야 한다. 시에는 무엇이 있지? 마주침이 있다. 초등학교 때 배운 동시다. '버들강아지가 꿈을 꾼다.' 사람의 꿈과 버들강아지의 꿈이 있다. 사람의 꿈은 따뜻한 이불 속에서 아련하다. 따뜻한 봄볕을 쪼이며 아지랑이 속에서 버들강아지의 모습도 아련하다. 뇌 속에서 반응이 일어난다. 아련함과 아련함의 교집합을 찾아낸 것이 라임과 같다. 은유는 의미로 라임을 주는 것이다. 따뜻한 이불속 느낌과 따뜻한 봄볕의 느낌 말이다. 그럴 때 상쾌해진다. 시는 뇌 안에서 자동으로 일어나는 반응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런게 없으면 가짜다. 라임이 맞으면 기분이 좋은 것은 물리학이다. 호르몬의 자동반응이다. 시적인 정취가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은 물리학이다. 음악이나 그림이라도 마찬가지다. 기분이 좋은 데는 이유가 있다. 진리는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기분이 좋으면 진리고 기분이 나쁘면 가짜다. 진실은 유쾌하다. 에너지가 수렴되면 진실이고 발산되면 거짓이다. 뭔가 일치하면 진실이고 불일치는 거짓이다. 소총사격을 해도 표적지에 탄착군이 형성되는게 중요하다. 운빨로 맞출 수 있지만 안쳐주는 것이다. 축구를 하든 야구를 하든 반드시 모아지는게 있어야 한다. 야구라면 타자는 공을 띄워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투수는 그라운드볼을 유도해야 한다. 모이는 지점이 있다. 축구는 유효슈팅을 때려야 한다. 거기에 매개가 있다. 축구라면 골대가 있다. 야구라면 그라운드가 있다. 흩어지면 죽고 모이면 산다. 뽀록으로 우연히 골이 들어가기보다 모여서 확률을 높여야 한다. 자연선택은 발산이다. 수렴이 아니라 확산이다. 느낌 오잖아. 흩어지면 답이 아니다. 생태적 지위는 모이는 것이다. 사람이 자기 집을 찾아가듯이 종은 자신의 생태적 지위를 찾아간다. 진화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우연적인 요소도 있지만 우연은 과학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병에 걸린 것은 필연일까 우연일까? 누군가 한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지구 어딘가에 존재하므로 필연이다. 하필 내가, 하필 그 장소에서, 하필 그 시간에 걸린 것은 우연이다. 모든 사건은 우연과 필연이 섞여 있다. 중요한건 과학이다. 필연은 매개가 있다. 매개를 찾는게 과학이다. 과학은 필연이다. 문제는 과학자들이 우연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진화는 우연히 일어난다고 말한다. 종의 진화는 우연적 요소와 필연적 요소가 있으며 우리는 필연성에 주목해야 한다. 필연은 매개다. 환경과 변이의 상호작용이 진화를 매개한다. 매개는 도구다. 도구를 찾는게 과학이다. 진화의 도구는 환경과 변이를 매개하는 생태적 지위다. 생태적 지위가 맞으면 진화하고 맞지 않으면 변이는 사장된다. 아프리카사람이 유라시아대륙 사람보다 더 많은 변이를 가진다. 결혼관계에 있지 않은 두 코이산족의 유전적 다양성은 한국인과 영국인의 차이보다 크다고 한다. 그런데 외양으로 보면 한국인과 영국인의 차이가 크다. 육안으로는 두 코이산족의 유전적 다양성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한국인과 영국인은 그냥 봐도 잘만 구분된다. 생태적 지위의 차이 때문이다. 코이산족이 거주하는 나미비아 사막의 환경이 같기 때문에 두 코이산족의 엄청난 유전자 차이는 의미가 없다. 그냥 묻히는 거다. 반대로 영국과 한국은 환경이 다르므로 작은 유전자 차이가 크게 드러난다. 매개의 존재를 판단해야 한다. 매개가 있으면 수렴되고 매개가 없으면 발산된다. 나미비아사막이라는 매개가 두 코이산족의 유전자 차이를 지워버리고 같은 생태적 지위로 수렴시켰다. 환경변화가 없으면 진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고래의 조상은 원래 하마처럼 육지에 살았다. 하마는 강에 살았다. 고래의 조상은 천해에 살았다. 수달과 해달의 차이와 같다. 대륙이동으로 천해가 사라지면서 고래는 바다로 휩쓸려 들어간 것이며, 반대로 사피엔스는 빙하의 확장과 퇴조에 따라 아프리카를 떠나 유라시아대륙으로 휩쓸려갔다. 생태의 이동에 종이 휩쓸려간 거다. 왜 좌파의 성찰, 진정성 타령 우파의 차별주의, 혐오정치가 나쁜가? 흩어지기 때문이다. 매개가 없으므로 조절이 되지 않아 극단화 된다. 걸맞는 생태적 지위가 없다. 왜 진보가 옳은 걸까? 가운데로 모아주기 때문이다. 강이 있으면 다리를 건너야 하므로 모이게 된다. 진보는 생산력의 변화에 따른 부단한 환경변화에 걸맞는 생태적 지위를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막연한 이상사회의 꿈을 버려야 한다. 플라톤이 즉흥적으로 지어낸 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 좋은게 좋은게 아니고 맞는게 좋은 거다. 생태적 지위가 변하는게 핵심이다. 한국의 생태적 지위는 중국의 변방이었는데 지금은 미국 신대륙과 아시아 구대륙이 교차하는 중심지로 부상했다. 생태적 지위의 변화에 맞게 호르몬을 바꾸어야 한다. 약자의 생존전략에서 강자의 선점전략으로 무의식을 갈아타야 한다. 다른 호르몬이 나와야 한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