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의 삽질도 때로는 쓸모가 있다. 우리가 맹목적으로 윤석열의 아이디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국가에 큰 이득이 될 수도 있다. 이왕 말 나온 김에 청와대 옮기자. 묻고 더블로 가자. 이참에 제대로 된 대통령 집무실을 새로 짓자는 거다. 세종시도 좋고 용산도 괜찮다. 지금부터 준비해서 앞으로 5년간 삽질하고 차기 대통령이 입주하면 된다. 물론 윤석열은 새 대통령 집무실에 못 들어간다. 이제부터 민의를 수렴하여 하나씩 절차를 밟으면 된다. 물론 국민 과반수 동의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국민투표를 해도 괜찮다. 국방부 건물에 더부살이는 말도 안 된다. 국격이 떨어진다. 외국정상이 방문하면 비웃는다. 그게 나라망신이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당연히 새 건물을 지어서 입주해야 한다. 좋은 일을 하는데 축하받으며 해야지 비웃음을 사다니. 백 년 앞을 내다보고 명품 건물을 지으면 된다. 지금 청와대는 정주영이 자기가 들어가서 살 집이라고 지은 것이다. 자기가 대통령이 되어서 입주하려고 건축비도 안 받고 노태우에게 뇌물로 지어 바쳤다. 그런데 건물이 너무 못생겼다. 솔직히 내놓기 창피하다. 그게 한옥도 아니고 양옥도 아니고. 창문은 답답하게 막혔고. 엉터리 시멘트 한옥은 박정희가 일본 오사카 천수각 보고 베낀 거다. 청와대 위치도 꼴사납다. 산 하나를 통째로 독점하는게 말이나 돼? 지붕 색깔도 좋지 않다. 블루는 그게 원래 우울한 색깔이다. 높은 곳에서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어서 권위적이다. 결정적으로 북한산을 등반하는데 방해가 된다. 우리는 좋은 공간을 잃었다. 청와대는 국민에게 돌려주고 새로 지어야 한다. 그런데 집무실 하나 옮기고 끝나는게 아니다. 영빈관에, 관저에, 비서동에, 경호동. 경비단, 국방부, 합참, 수방사, 전략자산 연쇄이동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1조는 우습고 3조는 더 들어간다. 임시변통으로 뭉갤 수는 있지만 국가운영을 그런 식으로 원칙 없이 하는게 아니다. 원래 이사비용보다 인테리어 비용이 열 배는 더 들어간다. 윤석열은 째고 차기 대통령이 입주한다면 나쁘지 않다. 원래 정치라는게 남 좋은 일 하는 것이다. 노무현이 혁신도시 하고 세종시 해서 전국에 집을 많이 지었다. 이명박이 생색을 내더라. 착공과 입주의 5년 시차 때문에 이명박이 집값 잡았다는 착시가 생긴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윤석열이 삽질하고 이재명이 입주하고 좋잖아. 우리가 동물적인 대칭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 무조건 상대방 반대로만 돌 이유가 없다. 묻고 더블로 가자. 청와대 이전 받아주고 신축건물 들어가 주는 거다. 선진국 답게 국격을 높이는 거다. |
세종시 좋다.
이 참에 국회도 옮기고, 헌재도 옮기고, 법원도 다 옮겨라.
국회의사당은 세상에 쪽팔린 건축물인데,
세금 많이 걷어서 지은 국가기관건물들 중 미학적으로 입에 올릴만한 건물이 없다.
이제는 풍류를 아는 민족답게 건축의 미학도 좀 챙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