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하늘의 폭로?
90년대를 주름잡던 DJ DOC의 리더 이하늘이 또한번 사고쳤다. 아니 이건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전에도 DJ DOC는 폭력사건에 연루되는 등 가요계의 악동으로 불리워지곤 했는데, 이번 사건은 그런 소소한 폭력사건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대형 사건이다.
이하늘 "가수들을 방송 소모품으로 생각하나"
최근 인기그룹 DJ DOC의 이하늘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SBS의 특정 프로그램 명을 거론하며 '출연 강요' 의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하늘 씨은 1일 자신의 트위터에 "거지 같은 <인기가요> 누구를 위한 무대인가. <강심장>에 출연 안하면 자기네 방송에도 출연 안 시켜주신다며 스케줄을 빼주셔서 고맙게도 널널한 주말 보내게 해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왜 서로가 필요하고 원해서 만들어가는 방송이라면 좀 더 서로를 존중해주지 않는가?"라며 "음악방송 PD를 향한 기획사들의 일방적인 짝사랑도 문제지만 가수들을 자기 방송에 소모품 정도로 생각하는 PD들의 권위의식에 토 나온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방송 <인기가요> 우리 DOC는 안하기로 했다. 정중히 사양한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공정해야할 음원차트가 왜곡돼선 안된다. 그들은 오늘 비겁했다"고 강경하게 비판했다.
이에 SBS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SBS는 "DJ. DOC가 인기가요에 출연하지 않았으나 SBS의 다른 프로그램 <김정은의 초콜릿>에 출연했으며 DJ DOC의 다른 멤버 김창렬 씨는 SBS 라디오 <김창렬의 올드스쿨>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 <강심장>에도 출연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이하늘 씨는 3일 다시 트위터에 글을 올려 "김창렬과 SBS 본부장을 만났다. 김창렬이 진행하는 라디오와 이번 문제를 별개로 생각해 줘 감사하다"면서 "그 보답으로 패키지 출연 문제에 대해선 무엇이 진실이었는가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다만 날 양치기 중년으로 만든 SBS <인기가요> 제작진 측에는 사과를 부탁한다"면서 "가요 프로그램 특성상 오랜 관습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번 일은 깔끔한 사과와 앞으로 동료 가수 선후배들에게 존중하겠다는 작은 약속 하나면 더이상 바랄게 없다"고 밝혔다.
또 그룹 '뜨거운 감자'의 김C도 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SBS의 방송 프로그램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간만에 투덜대고 싶네. 월드컵 때문에 출연팀 많다고 2곡만 부르라더니 빙상의 신에게는 3곡을 부르라하시네 대단하시군요. 하하하"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8월 1일 방송된 SBS <김정은의 초콜릿>에 출연한 김연아 선수가 3곡을 부른 것을 두고 비판하고 나선 셈이다. 음악 프로그램이 가수나 음악 보다는 스타와 이슈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을 꼬집었다는 해석이다. 이에 SBS는 "앵콜 때문에 김연아 선수가 한 곡을 더 불렀고 이를 방영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 2010. 08. 04 프레시안 일부발췌 -
2. 이하늘 "당당하라"
서두에 필자가 이하늘이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이 그간의 소소한 사고와 비교할 수 없는 일대 사건이라고 말한 것은 이것이 비단 연예계에 국한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들 그가 왜 '그런짓'을 했냐? SBS 인기가요 PD와 이하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냐? 에 관심이 쏠려있지만, 그런것은 눈에 보이는 결과일 뿐이고, 본질은 다른데 있다.
이하늘은 '존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존엄' 거창하다고? 쉽게 말해서 당당해지자는 것이다. 그가 트위터에도 남겼듯이 "왜 서로가 필요하고 원해서 만들어가는 방송이라면 좀 더 서로를 존중해주지 않는가?" 라는 말 속에는 그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하늘은 3일 오후 트위터에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걸 알면서 약간은 무모한 선택의 길을 가는 저에게 응원과 힘을 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창열이와 SBS 본부장이 만났다. 창열이가 진행하는 라디오와는 이번 문제를 별개로 생각해 주신 넓은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단 마음 전한다”며 “그 보답으로 패키지 출연문제에 대해선 무엇이 진실이었는가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다만, 절 양치기중년으로 만든 인기가요 PD님과 남CP님께 기름기를 뺀 깔끔한 사과 부탁드린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 없듯이 작은 아량(창열이 라디오)과 알량한선심(초콜릿)으로 모든 걸 덮을 순 없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또, 그는 “가요프로 특성상 오랜 관습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번일은 깔끔한 사과와 앞으로 동료가수 선후배들에게 존중하겠단 작은 약속 하나면 더 이상 바랄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속셈이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이 있던데 솔직히 있다.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당당히 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 노컷뉴스 발췌 -
SBS가 이하늘에게 사과를 하던 징계를 하던 관심 밖의 일이다. 이번에 DJ DOC의 신곡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그가 존엄을 말했다는 것이다. PD와 가수는 소위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연예계의 구조에 있어서 미디어가 상부구조에 있고, PD가 미디어를 운용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존엄은 존엄이다. 스타는 당당해야 한다. 젊은이는 당당해야 한다. 인간은 존엄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 PD가 권한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존중해야 할 부분은 존중해야 한다. 대통령이 국정의 운영할 권한은 있지만,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을 존중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갑과 을의 관계? 하~ 지랄맞다. 내가 이하늘의 음악을 어찌 평가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그의 발언은 연예계 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향한 메시지 이며, 또 현재의 지랄맞은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에 그의 트위터는 가치가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는 당당함을 상실해 버렸다. 정부는 미국의 마당쇠가 되었고, 젊은이는 기업의 쇤네가 되고싶어 안달복달이다. 이런 현실에 당당하자는 것이 무슨 못할 말이고, 무슨 폭로란 말인가?
3. 지식과 지성
이하늘이라는 개인에 대해서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간의 연예계 활동과 언론으로부터 알 수 있는 사실은 적어도 그는 아주 똑똑하고 지식이 많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학벌은 커녕 고등학교도 뛰쳐나온 이하늘 이다. 그의 젊은날은 저항과 폭력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런데 정작 존중해달라는, 존엄해야 한다는, 당당해야 한다는 이 당연하고도 단순한 메세지는 좀 든 놈이라는 연예계 종사자로부터 들은 바가 없다. 연예계에서 힘 좀 쓴다는 비, 배용준, 소녀시대 등은 물론이고, 학벌 좋은 김태희, 타블로 역시 제 목소리를 낸 바가 없다.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
머릿속에 지식이 꽉꽉 들어차도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다면 이도저도 아닌거다. 단지 누군가의 노예일 뿐...
지식은 량이고, 지성은 질이다. 대학에 가는 것은 지식인이 되려고가 아니라 지성인이 되기 위하여 가는 것이다. 사법고시 패스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마포구 국회의원이 된 강용석 의원만 해도 부끄러운줄 모르고 성희롱 발언을 농담이랍시고 나불대지 않았던가? 그래서 필자는 지식인을 신뢰하지 않는다.
지식인은 어떤식으로든 이용될 뿐 지성인은 스스로 가치를 창조한다. 지식과 지성의 차이는 이런 것이다. 지성인이 삶은 통하여 창조한 결과물이 지식이고, 그 지식을 이용하는 사람이 지식인이다. 지식인은 지식 기술자 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서 본 이하늘은 지식인은 아니지만 지성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는 당당하고자 했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
4. 갑과 을의 관계
사건에 불이 붙자 여러가지로 불편한 사람들이 있긴 한가보다.
탁현민 한양대 겸임교수는 "기존의 연예인들이 방송사에 불만이나 문제를 제기할 때 소속사를 통해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등 말하자면 비선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방식었다면 지금은 직접적,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할 수 있는 트위터라는 장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탁현민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과 방송사와 연예인 간의 역학 관계 변화는 별개의 문제"라며 "방송사와 연예인의 관계는 여전히 갑을 관계고 문제제기 할 수 있는 연예인은 1%뿐 나머지 99%는 '을'이다. 이하늘, 김C, 김미화 씨가 문제제기를 했다고 해도 역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는 소속사나 언론 등 중재하는 장치를 거치지 않아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 때로는 공격도 할 수 있다"며 "다만 그렇기 때문에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나오거나 전략적 사고를 하지 않은 말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점도 생각해야할 것"고 지적했다.
탁교수가 한 말은 틀린말은 아니다. 이하늘, 김미화, 김C 등이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갑과 을의 관계가 역전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여론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말해봤자 소용없으니 말하지 마라?" 이건 아니잖아...
일전에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평통자문회의 제50차 상임위원회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다.
완전하게 대등한 외교는 할 수 없다. 미국은 초강대국이다. 그런 헛소리는 하면 안 되고 미국의 힘에 상응하는 미국의 세계의 영향력이 상응하는 대우를 해 줘야 합니다. 동네 힘 센 사람이 돈 많은 사람들이 길 이렇게 고치자, 둑 고치자 산에 나무 심자, 하면 어지간한 사람 따라가는 거죠. 미국이 주도 하는 질서 이것을 거역할 수 없다. 그러나 최소한 자주 국가 독립국가로서의 체면은 유지해야 될 것 아니겠냐? 때때로 한번 씩 배짱이라도 내볼 수 있어야 될 것 아니냐?
- 노무현 대통령 민주평통자문회의 제50차 상임위원회 발언 내용 중 일불 발췌 -
말해봤자 소용없으니 말하지 마라? 웃기시네~!!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고, 일에 있어서 상부구조의 일이 있고 하부구조의 일이 있지만, 때때로 한번 씩 배짱이라고 내 볼 수 잇어야 될 거 아니냐? 이것이 본질이다. 이하늘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건 아니잖아!"를 말한 것이다.
5. 젊은이여 당당하라! 제발 쫌!!
"당당하라고? 그거하면 뭐 준대?" 요로코롬 말하고 싶은 언니 오빠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것이 씨앗이기 때문이다. 당당하면 계속 당당하게 되고, 비굴하면 계속 비굴하게 된다.
연봉 더 받으려고, 취직하려고, 대학가려고 그리 쥐어짜서 그래 좋다. 그렇게 받은 연봉으로 행복하냐? 벌써 몇 번은 말했지만 다시 말한다. 진실은 이거다. 존엄해야 자유롭고, 자유로워야 사랑하고, 사랑해야 성취하고, 성취해야 행복하다. 이것은 하나의 시스템인 것이다.
존엄 > 자유 > 사랑 > 성취 > 행복
행복은 결과물에 불과한 것이고, 기껏 쥐어짜서 성취해본들 그 행복이 얼마나 가냐는 거다. 그 위에 그 위에는 존엄이 있다. 자기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양도하지 좀 말자는 거다. 이하늘 처럼 목에 칼이들어와도 세상을 향한 한방에 똥침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젊은이여 당당하라! 제발 쫌!!
제발 쫌!!!! .....부디 제발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