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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정의 문제
가족의 울타리에서 문제가 일어난다면, 그 원인은 외부로 부터 온 것이다. 가족이라는 제한된 사람과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는 대체로 부부간의 갈등(배우자의 외도), 갑작스러운 외부 환경변화(경제적인 대박, 쪽박), 세대간의 갈등(고부간의 갈등, 부모 자식간의 갈등) 이정도 선에서 일어나곤 한다.
남편이 바람났다거나, 부인이 바람나는 문제는 개인의 관성에 의하여 바람이 나는 경우이거나, 아니면 가정 내부의 것과 가정 외부의 것 중에 가정 외부의 것이 '나'에게 더 많을 것을 줄 수 있을때(이럴경우 가정외부의 것 = 상부구조) 발생하는 선택적인 경우다.
남편이 바람났다는 것(결과)은 외부의 다른 여자가 나타났기(원인) 때문이고, [외부의 여자 > 내부의 아내] 라는 것이다. 내부의 아내가 상위 포지션을 잡으면 남편의 외도는 없다. 왜? 외부보다 아내가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으니까. 그것은 돈이 될 수도 있고, 사랑이 될 수도 있고, 빼어난 미모가 될 수도 있고, 어떤 해방감이 될 수도 있고, 아이가 될 수도 있고, 추억이 될 수도 있고, 하여간 그녀가 생산할 수 있는 가치의 총 량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건희 회장이 바람을 핀다고 가정할 때, 홍라희 여사가 테클걸지 못하는 것은, 테클 거는 순간 더 많은 것을 잃기 때문이고, 바람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이 많은 것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가난하지만 화목한 가정에 갑작스레 로또 대박이 나거나, 반대로 잘나가던 사람이 주식 쪽박차게 되어도 가정 내부에서 밸런스가 깨져서 문제가 생긴다.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엄친아(엄마 친구의 아들)도 외부에서 온 것이고, 아내가 비교하는 옆집 돈잘버는 남편 얘기도 결국 외부에서 온 것이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외부에서 온다.
그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피할 수 없는 가족갈등의 대표격은 '고부간의 갈등' 이다. 말 그대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이고, 원인은 가정의 외부에서 여자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는 그 자체인 것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뭘 좀 알아서라기보다는 구조론의 원리를 적용시킬 만한 문제이고, 구조론은 문제해결능력이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에는 핵가족화 되어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나타나는 갈등이 사라지거나 줄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고부간의 갈등을 전제로 서술하기로 한다.)
2. 인과율과 밸런스
가족이 구성되고 확장되고 그것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가계(家系)라고 한다. 이것 또한 하나의 고리를 완성하는, [아버지 > 어머니 > 아들 > 며느리 > 손자] 로 이어지는 완전성의 1싸이클이 존재한다. 때문에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 역시 인과율로 설명이 가능한데, 시어머니는 가족의 기원(원인, 1세대 기준)이고, 며느리는 가족의 확장(결과)로 볼 수가 있다.

갈등의 원인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둘 다 여자이기에 가정 내에서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이고(아들 또는 남편에게 뭔가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불균형 때문이다. 말하자면, 처음 시집에 오면 며느리는 개인이지만, 시어머니에겐 세력(시아버지, 도련님, 시누이 등등...)이 있다.
원인은 외부에서 오지만, 현상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시작된다. 똑같이 불량식품을 먹었는데, 배탈이 난 아이가 있고, 배탈이 안 난 아이가 있다면, 내부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안무너지고의 차이일 것이다. 대체로 부부사이에 아이가 있는 집이, 아이가 없는 집보다는 이혼 할 확률이 낮은 것은 아이가 알게모르게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무게중심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가령, 아빠가 밖에서 매일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 하거나 집안에서 폭력을 행사하면, 아이는 엄마쪽에 더 의지를 하여 엄마의 세력를 만들어 어느정도 균형을 맞추게 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는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하는 것은 괜한 짓이 아니다. MBC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서처럼, 모계사회에서 힘센 남자들이 여자들한테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은 여자들이 세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3. 소통
아무리 비슷한 환경이라고 해도, 새로운 가정에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행성에 발을 내딛는 것과 같다. 시골쥐가 친구인 서울쥐 따라서 서울 갔더니, 이건 머, 말도 안통하고, 쥐 살곳이 아니더라... 라는 하소연과 다르지 않고, 처음 군대간 신병이 겪는 상황과 다르지 않다. 각각의 가족은 각각의 나라이며, 각각의 행성이다. 때문에 시집온 며느리는 언어가 통하질 않는다.
그 가족의 언어는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기억과 학습에 의한 것이다. 어느 타이밍에 웃어야 하는지, 시아버지가 어떤 말을 하면 그 다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무턱대고 시어머니한테 점수따겠다고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 스스로 긁어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 시어머니께 맘에없는 칭찬을 남발하고, 선물공세를 한다고 해도, 그것이 시어머니가 원하는 것인가가 문제다. 그럴경우 시어머니는 계속 기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며느리를 똥개훈련 시킨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다.)

밸런스를 맞추는 무게중심의 축과 양 날이 있다. 며느리가 가족이 되는 것은 그 집안의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 남편이 무게중심이 되어 양쪽을 오가며 통역을 하고 밸런스 맞추는 것이 해법이다.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은 오해를 살 뿐이다.
심1이 날2를 제어한다. 그렇다고 남편이 역할 하겠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다. 섣불리 효도한답시고 어머니께 고분고분해도 한쪽이 섭섭하고, 세력이 없는 며느리 편을 들어도 욕을 얻어먹는다. 양쪽으로부터 원투펀치를 얻어 맞는다. 무엇인가? 이미 결혼 이전부터 컨트롤이 가능했어야 한다. 한쪽에서 어머니를 컨트롤 할 수 있고, 한쪽에서 아내를 컨트롤 할 수 있을 적에,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양쪽으로부터 정보를 독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수천년 전부터 우리민족이 해왔던 등거리 외교와 같고, [노무현 + 반기문] 콤비가 6자회담에서 성과를 낸 것과 같다. 세력이 있는 미국에 체면을 세워주고, 북한에게 실리를 내준다. 세력이 있는 시어머니 권위를 세워주고, 며느리한테 실리를 챙겨준다. 시어머니는 아들 말을 듣고 알면서 못이기는 척 내주고, 며느리도 남편 말을 듣고 섭섭해도 세워주고, 모두 짜고치는 고스톱, 결국 모두 한 팀이 되어야 된다.
4. 응용편 - 고부간의 김장
일전에 TVN의 <남녀탐구생활> - 며느리 편, 시어머니 편 - 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김장을 할 때의 시각차이와 갈등이 나타난다. 며느리는 새벽부터 고생고생하며 김장했는데, 손에 물하나 안묻힌 시누이와 똑같은 양의 김장김치를 챙겨주는 시어머니가 섭섭하고, 시어머니는 일도 제대로 못하고, 말귀도 못 알아먹는 며느리 탓에 혼자 김장 다 했단다.
무게중심의 역할은 커녕, 시어머니와 며느리 근처에도 가지 않는 남편의 문제. 대체로 남자들은 역할을 거부하려는 경향이 있다. (괜히 연루되어 피곤해지기만 할까봐...) 하지만 피하면 피할수록 역설로 관계가 더 꼬인다. 김장에 직접 관여를 하면 좋겠지만, 안 하더라도 같은 공간에서 양쪽을 컨트롤 하는 것이 옳다.

가족이 함께 김장을 한다고 가정하자. 김장의 목적은 '맛있는 김치를 만들기' 여야 한다. 애초에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김장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면 문제, 골탕먹일 생각을 해도 문제,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작업(?)시킬 권리는 있어도 가르칠 권리는 없다.(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는 거다.)
왜냐하면, 인터넷에서 김장하는 법 검색하면 될 일을 뭐하러 머리 조아리면서, 욕 먹어가면서 김장을 배우는가? 시어머니가 "오늘 네게 김장 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 라고 하면, 며느리는 속으로 "누가 물어봤어?" 라고 말한다. 이럴 경우 '김장 레시피 검색'과 '시어머니께 물어보기' 둘 중에 선택할 권리가 며느리에게 있다. 남편이 며느리로 하여금 시어머니께 물어보도록 유도하여, 시어머니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순서다.
결국 모두 한 팀이 되어 맛있는 김치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그러기 위해서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상부구조에서 시어머니가 맛과 양념을 디자인하고, 하부구조에서 며느리가 배추 저리고, 무 씻고, 채썰고, 등등의 단순작업을 하고, 남편은 시어머니의 명령어를 통역해준다. (물론 남편이 힘쓰는 일을 도우면 훨 수월하겠지만...)
(간혹 고춧가루를 '넉넉히' 넣으라거나, 젓갈을 '적당히' 넣으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시어머니도 있다. '넉넉히', '적당히' 가 어느정도인지 며느리는 도통 감을 못잡는다. 이럴 때에 남편이 바로 개입하지 않으면, 양쪽 다 짜증난다.)
그리고 난데없이 빈 김치통 들고 등장한 철없는 시누이의 개입을 제한하고, 완성된 김치를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많이 내 주도록 유도한다. 김장할 줄 모르는 며느리도 딱히 가르치지 않아도 몇회 반복하면 그 집안 입맛을 알고, 습득하게 된다. 이렇게 시어머니, 며느리, 남편이 손발이 맞으면 하나의 시스템이 된다. 무엇을 입력하든 결과물이 나온다.
5. 세력의 균형
이렇게 시집 온 며느리가 몇 해 지나면, 남편의 무게중심 역할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하나는 그간의 균형에 대한 관성이 작용하기 때문이고, 둘은 며느리가 가족의 언어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또 며느리가 손자를 낳게 되면, 며느리도 세력이 생기면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세력의 균형이 맞춰진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원리가 그렇다는 것이다. 각 가정마다, 개개인마다의 성격과 데이터가 다른데, 같은 결과가 나올 수는 없다. 구조론의 인과율, 1심 2날의 밸런스 이론, 입력과 출력 시스템으로 고부간의 문제해결능력을 키워보시라.
The fountain of wisd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