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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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150 vote 0 2018.02.22 (18:21:19)

    

    공연히 딴소리로 변죽 올리지 말고 진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선악이니 정의니 도덕이니 평등이니 하는건 공허한 관념타령이다. 그딴 것이 어떤 주장의 궁극적인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런 관념들은 일일이 따지기 피곤하니까 대충 이 선 이상은 건드리지 말기로 하자고 잠정적으로 사회가 합의해놓은 암묵적 규칙이다.


    전차를 운용하는 병사처럼 그런 허접한 나무 울타리들은 사정없이 밀어버려야 한다. 그딴거 누가 쳐준대나? 무시한다. 선악이나 정의나 도덕이 집단의 규율이라면 행복이나 자유나 사랑은 개인의 행동을 규율하는 관념들이다. 역시 무시한다. 애들한테나 먹히는 유치한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최후의 근거는 무엇인가?


    하나는 주먹이다. 돈이다. 성욕이나 식욕이나 불로장수를 언급하는 자들도 있다. 역시 유치하다. 독립투사에게 주먹이 먹히겠는가 아니면 돈이 먹히겠는가? 스님에게 고기반찬이 먹히겠는가 아니면 미녀의 유혹이 먹히겠는가? 그런 것도 먹히는 자들에게나 먹히는 것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이니 내세니 하는 것도 있다.


    염병하고 있다. 애들에게나 먹히고 바보에게나 먹히는 그런 시시한 거 말고 센 걸로 가져와 보라는 말이다. 최후의 논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일 자체의 치고나가는 논리다. 무엇인가? 지금까지 말한 것들 곧 선악, 정의, 도덕, 평등, 행복, 자유, 사랑, 식욕, 성욕, 장수, 천국, 내세 따위는 모두 그대의 바깥에 있는 것이다.


    인간은 선택할 수 있다. 저울에 달아보자. 선이 좋냐 악이 좋냐? 정의가 좋냐 불의가 좋냐? 천국이 좋냐 지옥이 좋냐? 선택가능한 것은 모두 똥이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선택하지 않기를 선택하는 거다. 선택할 수 없는 것은 탄생과 죽음이다. 이건 어쩔 도리 없다. 탄생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


    모든 논리의 최종근거는 일 자체의 전개하는 논리이며 거기에 선악도 없고 정의도 없고 불의도 없고 도덕도 없고 윤리도 없다. 행복도 없고 불행도 없고 구원도 없고 비참도 없다. 우리가 이미 어떤 사건 속에 들어와 있는지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의사결정권이 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것은 엔트로피에 따른 사건의 방향성이며 일의 일관성과 연속성이다. 일관성은 하나의 결정이 다음번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연속성은 앞단계가 뒷단계를 지배하는 힘이다. 당신은 여기서 탈출할 수 없다. 당신이 만약 정의가 아닌 불의를 선택한다면 사람들에게 욕을 먹겠지만 무시하면 된다. 정의 좋아하네. 흥!


    그러다가 재수가 없으면 감옥에 갇히거나 몰매를 맞겠지만 멀리 도망치거나 죽어버리면 된다. 무덤 속까지 쫓아 오겠는가? 문제는 사건의 방향성 바깥으로 인간이 탈출할 수 없다는 거다. 이건 딱 걸린 거다. 당신이 어떤 판단을 하든 일의 일관성 문제에 걸린다. 변덕을 부리면 치명적이다. 일을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든 일관되게 한 길을 가야 에너지 낭비가 없다. 둘째, 큰 것을 먼저 하고 작은 것을 나중 해야 에너지 낭비가 없다. 즉 에너지 효율문제를 빠져나갈 수가 없는 것이다. 선과 악은 빠져나갈 수 있다. 정의든 불의든 무시할 수 있다. 행복이든 사랑이든 자유든 무시하면 된다. 그것은 그냥 언어일 뿐이다.


    당신이 원시 부족민이라 치자.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자는데 거기에 무슨 행복이 있고 사랑이 있고 자유가 있겠는가? 그냥 삶이 있을 뿐이다. 행복이든 자유든 사랑이든 이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타인의 가치가 투사된 것이지 나와 상관없는 것이다. 내가 도박장에서 돈을 잃든 말든 어쩌라고?


    당신네가 참견할 문제가 아니잖아. 돈을 잃어도 내가 잃는다고. 다만 도박을 하다가 중간에 일어설 수는 없다. 따고 배짱이냐? 주먹 날아온다. 도박장에 앉았으면 판돈을 쓸어가거나 오링되거나 둘 중에 하나다. 이것이 일 자체의 논리다. 무엇인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도중에 나 여기서 내릴래 하고 떼를 쓸 수 없다.


    비행기를 탔으면 끝까지 가야 한다. 이러한 어쩔 수 없음의 논리야말로 당신의 삶을 지배하는 궁극적인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겨야 한다. 이긴다는 것은 상대방을 이긴다는게 아니다. 주어진 상황을 이겨야 한다.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비행기를 세워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그 상황에서 당신은 이길 수 없다.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화장실에서 응가를 보다가 이미 나왔는데 도로 집어넣을 수 없다. 이것이 비가역성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엎어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다. 그 지점에서 당신은 패배하는 것이다. 이겨야 한다. 그래서? 인생의 게임에서 첫 번째 규칙은 피아구분이다. 모든 철학의 근본 사유는 피아구분이다.


    누가 내 편인가다. 아이들은 도둑과 경찰 이야기를 좋아한다. 딴전을 피우다가도 도둑과 경찰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한다. 경찰은 내 편이고 도둑은 나쁜 편이다. 아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피아구분을 통해 자신이 사건 속의 존재임을 알아채게 된다. 자신이 비행기에 타고 있음을 알아채기다.


    비행기에서 태어난 아이는 자신이 비행기에서 태어난 사실을 모른다. 누가 말해줘야 한다. 이 비행기에서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공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누가 내 편인가? 당신은 어떤 비행기를 타고 있나? 당신은 재수 없게 이 비행기를 타버렸다. 헬조선 비행기였다. 이 우주, 이 지구, 이 한국, 이 가족이 그것이다.


    당신이 타버린 비행기의 주소다. 되물릴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나의 가족은, 나의 친구는, 나의 직장은, 나의 국가는, 나의 세상은 내 편인가? 아니다. 그것은 잠정적이다. 거기에 조건이 붙어 있다. 그 숨은 전제를 찾아야 한다. 엄마는 언제나 내 편이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냉정해진다. 선이 있는 것이다.


    숨은 전제는 언제나 내 편인 부모가 갑자기 냉정하게 등을 돌리는 지점이다. 그것은 권력이다. 자식이 부모의 권력을 존중할 때 부모는 내 편이 된다. 특허권, 저작권, 선점권과 같은 보이지 않는 권력들이 집단의 숨은 전제가 된다. 시골의 텃세도 그 권력 중의 하나다. 전통이나 관습 등의 다양한 형태로 그것들은 존재한다.


    그래서? 내가 나서서 선제적으로 그 권을 벌어야 한다. 권이 없으면서 남의 권에 이의를 제기하며 뒷북을 치거나 떼를 쓴다면 곤란하다. 보통은 남의 행동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권을 찾지만 거기에는 권이 없다. 나의 작품, 나의 창의, 나의 아이디어, 내 소유, 나의 투자한 지분이 있어야 나의 사회적 발언권이 있는 거다.


    아기는 엄마를 믿는다. 순진하게 말이다. 엄마가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여 아기를 구워먹지는 않는다. 왜? 사랑하기 때문에? 아니다. 사랑이니 정의니 도덕이니 선악이니 그런 개소리는 집어치워라. 초딩이냐? 여기서는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사실은 아기에게도 권력의 지분이 있다. 이미 투자해놓고 있다는 거다.


    당신은 모르고 있지만 당신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우주에, 지구에, 한국에, 당신의 가정에 투자해놓고 있으며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인권이 있다. 그것은 조부모로부터 부모를 거쳐 자녀로 이어지는 관성의 법칙과 같은 것이다. 내가 탄생하지 않을 상황이라면 내 부모의 결합도 없기 때문이다.


    자녀가 태어난다는 전제로 부모가 맺어졌기 때문에 이미 자녀에게 지분이 주어져 있는 거다. 그러한 숨은 전제, 숨은 약속, 숨은 권리를 우리는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이 우주를 방문하기 전에 나는 이미 투자해놓고 있는 것이다. 깨달아 내 몫을 챙겨가지 않으면 바보다. 우리가 막연히 주워섬기는 언어들 있다.


    식욕, 성욕, 불로장수, 성공, 출세, 명성, 따위다. 그 언어들은 주변의 감시와 집단의 압박에 따른 무의식이다. 식욕이나 성욕이 아니라 주변의 욕망이 투사된 거다. 그것들은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다. 내 밖에 그것은 진열되어 있고 내가 그것을 선택하거나 말거나다. 나의 선택에 남들이 뭐라고 하겠지만 그들의 언어다.


    내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진짜는 하나뿐이다. 그것은 나의 지분이요, 권리요, 쇼유요, 힘이요, 에너지다. 내가 존재함으로써 달성되는 에너지 효율성이다. 내가 이 우주에 발을 디딤으로 해서 이 우주가 조금 효율적으로 세팅된 것이며 그만큼 내게 발언권이 주어져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일의 기승전결로 가는 계속성이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에게로 그리고 내게로 내 자식에게로 이어져가는 계속성이 있는 것이다. 그만큼 내게 기본자산이 주어져 있으며 나는 그 몫을 찾아 먹어야 한다. 그 숨은 나의 지분을 속속들이 찾아낼 때 내게 힘이 주어지는 것이며 그 힘으로 나는 게임에 이길 수 있는 것이며 그 힘은 진보에만 있고 보수에는 전혀 없다.


    진보는 자동차가 가듯이 관성을 유발시키므로 내게 지분이 주어지지만 보수는 그 자동차를 멈추게 하므로 챙겨둔 지분을 상실하는 것이다. 하던 일을 계속하는게 멈추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게 모든 논리의 최종근거가 되는 것이며 선악이나 도덕이나 정의는 인간의 하던 일이 옳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관념들이다.


    왜 우리는 자유와 평등과 평화와 행복과 사랑과 선과 정의와 도덕과 윤리를 들먹이는가? 그 말은 우리 인류가 하던 짓이 있고 하던 것을 계속하는게 멈추는 것보다 조금 효율적이라는 말이며 선은 순방향이니 하던 일이 계속되어 효율적이고 악은 역방향이니 하던 일이 끊겨서 비효율적이다. 에너지 효율성이 답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아니다. 박정희가 하던 일은 옛날에 하던 일이요 오래 전에 끝났다. 그거 계속하면 망한다. 선이라거나 정의라거나 윤리라거나 행복이라거나 사랑이라거나 하는 말들은 하던 일을 계속하는게 경험적으로 많이 맞더라는 건데 반드시 그런 것이 아니라서 문제다. 계속 새로운 사업이 나와주어야 한다.


    거기에는 선악도 없고 자유도 없고 행복도 없고 윤리도 없고 정의도 없다. 비트코인이 선이냐 악이냐 하는 것은 규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을 자의적으로 재단하여 선이다 악이다 하고 덤터기 씌우는 자들은 인류의 적이니 타도해야 한다. 인생에 진짜 이야기는 게임에 이기는 것이며 그것은 에너지 효율성에 비롯한다.


    효율적인 것은 하던 것을 계속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지를 알아채야 한다. 당신은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태어났다. 하차는 불가능하다. 당신이 어떤 비행기를 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숨은 전제를 추구할 때 그것은 밝혀진다. 당신은 진보의 비행기를 타고 있다. 진보일 때만 효율성이 달성된다.


    당신은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 내 편을 찾는 것이다. 숨은 전제를 찾는 것이다. 내 편이 있고, 그 내 편의 내 편이 있고, 그 내 편의 내 편의 내 편이 있고, 계속 추구해 들어가면 최종적으로 만나는 것은 신이다. 추구해 들어가는 과정에 당신은 무수히 상속재산을 만난다. 아버지와 조부와 증조부와 고조부까지 상속되어 있다.


    신에게까지 도달하면 당신은 터무니없이 많은 지분을 찾아 먹게 된다. 우주에 대한 발언권이 원래부터 주어져 있었다. 자연과 진리와 역사와 문명과 진보의 구석구석에 당신에게 상속된 지분들이 숨어 있었던 거다. 당신은 그것을 알뜰하게 챙겨 먹어야 한다. 그래서 얻는 것은 발언권이니 당신은 비로소 선택할 수 있다.


    그럴 때 당신은 비로소 선과 악 사이에서, 정의와 불의 사이에서,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자유와 억압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 그 전에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 태어날 때부터 인권이 있다? 말이 그럴 뿐 개미에게 없는 권력이 그대에게 있을 리 없다. 당신에게는 인권이 없다. 깨달아야만 그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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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5]cintamani

2018.02.22 (19:10:30)

당신에게는 인권이 없다. 깨달아야만 그것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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