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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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77 vote 0 2017.04.26 (17:36:43)


    일곱째다. 이번에는 스물네살 남자 대학생. 몇 번 누군가를 좋아했는데 매번 상대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포기했다.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도 죄책감과 두려움 때문에 적극 대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스스로를 부정하게 된다. 또 낙담하게 될까봐.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참으로 한심한 질문이다. 500방 맞아야 된다.


    이에 대한 강신주 답변은 횡설수설이라 옮기기가 그렇다. 갑자기 기형도 시인을 끌어들였다. 기형도는 친구가 사랑하는 여자를 사랑했는데, 친구가 여자를 기형도에게 주었다고. 주다니? 이런 표현을 쓰는 강신주는 홍준표 부류? 하여간 친구가 여자를 양보하자 기형도는 사랑이 사라졌다고. 사실은 기형도가 친구를 질투한 거라고. 기형도의 비극적 사랑이라나.


    한심한 이야기다. 내담자는 마마보이 기질이라도 있었는지 애인 있는 여자에게서 엄마에게서 느끼는 안정감을 느꼈고, 그래서 애인 있는 여자만 만나게 되었고 그래서 애인 없는 불안정한 여자는 못 만나는 거라고. 이건 점쟁이다. 지가 남의 속사정을 어떻게 그리 잘 알어? 이런 논의들의 문제는 전제를 고착시킨 점이다. 이 남자 대학생 말을 순진하게 믿어줘?


    전제를 의심해야 한다. 본질은 따로 있다. 세상과의 관계다. 뭔가 근본적으로 틀어져 있다. 대학생 말을 의심해야 한다. 다른 쪽으로 문제가 있다. 사랑은 전쟁이다. 전쟁이면 전략이다. 남의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사회에 대한 도발이다. 사회와 친하냐 그렇지 않으냐가 중요하다. 기성질서에 굴종할 것인가 거역할 것인가? 내담자는 사회를 무서워 하는 사람이다.


    모두가 사랑할만한 사람을 선택했다. 모두에게 좋은 평판을 받는 안전한 사람을 선택했다. 그러면서도 그 사랑에 목숨을 걸기는 두렵다. 이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모두가 사랑할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사랑하는게 아니다. 사랑을 흉내내는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보고 평판에 신경을 쓰는 거다. 그런 사람은 철학자에게 질문할 자격 없다. 500방 뿐이다.


    제자가 스승의 말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스승의 말이 옳기 때문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족보다. 족보는 에너지 흐름이다. 에너지 흐름에 올라탈 것인가 말 것인가? 말을 타듯이 올라타고 가는 것이다. 족보를 부인다는 것은 말을 죽이는 것이다. 나는 노빠도 아니고 문빠도 아니지만 그 에너지를 존중한다. 왜? 내가 그 에너지 흐름을 타고 갈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문재인이 좋아서 내가 지지하는게 아니라 실력있는 어부가 물반 고기반인 바다를 만나 신나게 그물을 던지듯이 돛 달고 닻 올리며 나아가 만선을 기획하는 거다. 스승의 그림자를 밟으면 안 된다. 왜? 밟아서 밟히면 스승이 아니기 때문이다. 밟는 순간 교사가 된다. 줄거 주고 받을거 받는 거래관계가 된다. 공자도 육포 여섯장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것은 비용이다.


    주는 것도 없고 받는 것도 없다. 세력을 이루어 함께 가는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애인 있는 사람을 사귀려면 사회와 각을 세워야 한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라 사회에 대한 태도이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가 아니라 사회에 대한 태도이다. 마크롱은 25살 많은 부인과 사는데 이는 프랑스 사회에 대한 도발이다. 전면전을 선포한 거다. 너죽고 나죽기다. 


    맘에 들어서 사랑하는게 아니고 내 안에 에너지를 가득 채운 후 과녁을 찾는 거다. 그렇게 사회를 매우 때려주는 거다. 사랑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스승은 제자를 가시밭길로 인도한다. 따라가면 죽는다. 그래도 따라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보나마나 독종이다. 근데 독종 맞아? 철학자에게 질문하려면 플래처 선생의 유혹을 꿰뚫어봐야 한다. 


    어쩌면 너를 죽이려고 미늘을 숨겼는지 모른다. 에너지가 있다면 그래도 가는 거다. 에너지가 없다면 500방을 피할 수 없다. 강신주는 횡설수설 끝에 말하기를, 주인공이 아닌 사람을 사귀어서 그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줘라. 그 사람이 이미 주인공이라면 더 잘해줘라. 이런 말을 하고 있다. 뭔 개소리여? 내담자는 사회와 뭔가 틀어져 있다. 본질을 숨기고 있다. 


    입에 맞는 떡을 원하는 한 그것은 사랑이 아닌 것이다. 나라면 몽둥이를 휘둘러 쫓아버리겠다. 사랑은 전쟁이다. 어린이는 이 전쟁터에 오지 못한다. 기형도는 친구의 여자를 사랑한게 아니고 친구를 사랑한 것이다. 그것은 불온한 게임이다. 친구는 기형도의 의도를 꿰뚫어봤다. 이 새뀌는 사회에 불만이 있는 새뀌야. 그런데 사회에 대한 불만을 내게로 돌리고 있어.


    지금 내게 싸움을 걸어오고 있어. 사회와 싸우기 앞서 전초전으로 나를 찍었어. 위험하기 짝이 없는 놈이야. 가만 놔두면 겁대가리 없이 사회와 싸우다가 대가리가 터져서 죽어버릴지도 몰라. 뭐 이런 그림이 아니겠는가? 그래 까짓거 선전포고 들어왔다 이거지. 싸우는 거다. 친구는 기형도에게 투척할 수 있는 최강의 무기를 투척했다. 자신을 온전히 놓아버린 거다.


    한 사람에 대한 태도는 한 사회에 대한 태도이다. 애인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면의 불안을 감춘다는 말이다. 사회와의 관계설정이 틀려버렸다. 조금 더 독해져야 한다. 그래야 동지를 만날 수 있다. 더 야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야수의 눈빛을 알아본 또다른 야수를 만날 수 있다. 야수가 무섭다면 사랑 따위 관둘 일이다. 말이 무섭다면 그 말을 타지는 말라.


    사랑이 무섭다면 사랑타지 말라. 괜찮은 사람은 다 애인이 있다면 안 괜찮은 사람을 사랑할 일이다. 솔직히 말해봐. 넌 안 괜찮은 사람이잖아. 기형도가 친구의 여자를 가로챘다는 말은 성립될 수 없다. 만약 그랬다면 애초에 친구가 아닌 것이다. 남자의 우정도 사랑의 일종이다. 옛날에는 친구와 여자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친구를 택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20170108_234810.jpg


    저의 노무현에 대한 태도는 노무현과 상관이 없습니다. 사회에 대한 태도입니다. 공자의 방법은 스승과 제자라는 그물로 사회라는 물고기를 잡아버리는 것입니다. 스승이 저쪽 끝을 잡으면 제자는 이쪽 끝을 잡고 그물을 이루어 가두어 버리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태도가 아닙니다. 세상에 대한 전략입니다.


[레벨:15]눈마

2017.04.27 (01:02:38)

세상에 대한 나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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