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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501 vote 0 2016.11.25 (23:34:33)

     

    권력의 시장가격


    권력 역시 시장원리의 지배를 받는다. 의사결정 시장에 더 많은 상호작용을 공급하는 자가 이기게 되어 있다. 권위주의가 더 많은 권력을 시장에 공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계효용의 법칙에 따라 권력의 가격은 내려간다.


    상품이 많이 풀리면 그만큼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진보가 더 많은 권력을 판매한다. 진보가 더 많은 모임과 단체를 결성하여 날로 모의하고 준동하며 권력을 창출한다. 시민단체와 학생운동, 노조운동이 대표적이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먹는 판에 지식권력과 문화권력이 새롭게 가담한다. 2차시장과 암시장이 있는 것이다.


    ◎ 힐러리 – 세계패권을 부자와 지식인에게 비싸게 판다.
    ◎ 부시 – 전쟁으로 세계패권을 군인과 마초들에게 싸게 판다.
    ◎ 샌더스 – 국내에서 지식권력과 문화권력을 비싸게 판다.
    ◎ 트럼프 – 국내에서 갑싼 일베충 권력을 판다.


    힐러리는 세계패권을 차지하여 비싼 권력을 판매한다. 힐러리의 명품권력 앞에서 대중은 TV 앞의 관객이나 될 뿐 참여하지 못한다. 그림의 떡이다. 그 권력을 사들이는 사람은 자가용 비행기를 가진 연예인과 월가의 부자들이다.


    대중이 세계패권에 참여하는 방법은 해외여행을 할때 상승한 달러의 가치를 만끽하며 우쭐대거나 혹은 전쟁에 병사로 참여하여 힘자랑하는 정도다. 부시는 전쟁을 일으켜 패권을 대중에게 분배했다. 대중의 열광은 오래가지 못한다.


    상호작용이 아니라 일방작용이므로 일의 다음 단계가 없다. 샌더스는 국내권력에 관심이 있다. 지식의 지배를 일으켜 정치적 올바름의 패권을 휘르게 한다. 헐리우드 연예인들이 바람을 잡는다. 지식 강자가 지식 약자를 지배한다.


    대중은 그 권력을 재판매할 수 없다. 얻어들은 알량한 지식으로 주름잡을 만한 곳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정도다. 사이버 공간 역시 Alt-right라 불리는 미국 일베충이 장악했다. 그들이 더 활발하게 사이버 권력을 거래하고 있다.


    트럼프는 국내권력을 보급형으로 판매한다. 마초남자는 여자에게 행패를 부리고 가부장은 자녀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노동자는 술집에서 고함을 지른다. 비리사학 이사장과 사이비 개독목사는 박근혜가 판매하는 권력을 유통한다.


    그들은 돈으로 권력을 산다. 그리고 장로와 집사들에게 재판매한다. 그렇게 상호작용 총량을 늘려가면 권력시장은 무리없이 작동한다. 최순실의 월 1천만원짜리 계모임에 계오야 권력도 있고 강남 학원가의 돼지엄마 권력도 있다.   


    정치판에서는 종종 일반의 예측을 깨는 엉뚱한 일이 벌어진다. 많은 언론사의 뒤통수를 친 샤이shy 트럼프 현상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친박세력이 고대하는 샤이shy 박근혜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둘 다 일반의 예측이 깨졌다.


    사실이지 샤이shy 박근혜는 그동안 꾸준히 있어왔다. 그동안 줄기차게 나타났던 샤이 박근혜가 왜 사라졌을까? 권력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대중은 박근혜를 소비한 것이 아니라 그가 판매하는 권력을 소비하고 유통했던 것이다. 


    박근혜에게 시장에서 팔릴만한 권력이 없으므로 더 이상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도매로 떼와서 소매시장에서 파는 건데 안 팔린다. 대중은 진실로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았다. 박근혜를 이용하려 했을 뿐이다. 지난 대선 때의 일이다. 


    필자의 고향에서는 20년 동안 단 한 번도 투표하지 않았다는 아주머니 한 분이 갑자기 미쳐서 돌아다니며 동네 골목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문재인은 간첩이다. 문재인 되면 북한에 다 퍼주고 우리는 굶어죽는다.’


    조용하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닌 것이다. 역시 권력이다. 그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발언권을 얻은 것이다. 정치의 ㅈ도 모르는 아주머니에게 마이크를 쥐어준 사람은 박근혜였다. 문제는 일방작용이라는 점이다. 


    돌아오는 메아리가 없다. 그 권력의 유통기한은 짧다. 떨이로 팔아먹은 불량품이다. 선거가 끝나고 그 아주머니는 다시 조용한 본래의 아주머니로 되돌아갔다. 왜? 상호작용이 없기 때문이다. 권력은 대항권력을 부르며 맞서야 한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서 고도의 긴장을 연출해야 한다. 그럴 때 소리가 난다. 연주가 된다. 밀고 당기며 어우러진다. 그러려면 일의 다음 단계가 있어야 한다. 노무현은 그다음 단계를 연출했다. 2002년에는 젊은이들이 소리질렀다.


    그 젊은이들은 미선이 효순이 촛불에서 그리고 노무현 탄핵국면에서 또 광우병 촛불로 그리고 지금의 박근혜 퇴진운동으로 계속 후속곡을 뽑아내고 있다. 그 차이다. 방향이 맞아 권력과 안티권력의 상호작용이 활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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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의 다음 단계가 나와주는 방향으로 권력을 작동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상호작용이 이어져서 그 권력이 유효하게 작동하는 것입니다. 진보는 여자와 남자, 약자와 강자, 지역과 지역 사이에 전방위로 균형을 맞추므로 상호작용이 활발해져 권력이 오래갑니다. 계속 다음 단계가 나와준다. 보수는 그냥 한 번 깽판치고 끝입니다. 약자가 연대하여 강자를 이기면 반드시 2라운드가 있지만 강자가 약자를 밟아버리면 게임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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