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5901 vote 0 2006.01.18 (19:07:32)



필자가 ‘니체’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그가 기독교의 윤리에 맞서 인간의 욕망을 말했기 때문이다.

곧 권력의지다.

지배계급의 윤리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욕망이 세상을 바꾼다.

까놓고 말하자.
서프에서는 흔히 원칙과 상식을 말하는데

이건 명분을 얻기 위한 대외용이고
노골적으로 말하면 서프의 경쟁력은 욕망이다.

욕망은 상승하려는 욕망이다.
조중동에는 없고 서프에는 있는 것은 욕망이다.

물론 조중동에도 욕심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저급한 개인의 이기심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의 룰이 세계의 룰이 되게 하려는 욕망.
대한민국의 가치가 세계의 가치가 되게 하려는 욕망.

조중동에는 없고 서프에는 있다.
동기부여가 있고 비전이 있고 공동체의 공동선이 있다.

서프에는 지향할 가치가 있다.
그 가치에 대한 욕망이 서프의 동력원이다.

인간은 재물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이다.

가치를 탐하는 욕망이 서프에 있는 것이다.
한 단계 상승하여 더 나은 존재가 되려는 욕망 말이다.

조중동의 욕망은 돈 있는 자들이 갹출하여
용병을 고용해서 자기네의 쌓아둔 재물을 지키려는 것이며

서프의 욕망은 신대륙으로 모험을 떠나는 선원들이
팀을 꾸리고 조직을 편제하려는 것이다.

윤리도 좋지만 본질을 봐야 한다.
윤리를 앞세워 인간의 욕망을 부정하는 자들은

사기꾼 근성이 있는 자이므로 일단 경계할 필요가 있다.
윤리 그 자체도 욕망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중세에는 기사도라는 윤리가 있었다.
그 윤리의 붕괴와 함께 르네상스가 찾아왔다.

18세기에는 부르조아 계급의 윤리가 만들어졌다.
그 윤리의 붕괴와 함께 근대가 찾아왔다.

윤리란 것은 10계명과 같아서
단지 암기하는 것만으로도 신분상승이 이루어진다.

지식계급에 가담하는 것이 그렇다.
그들에게 윤리란 계급의 표지에 다름 아니다.

그들은 윤리라 불리는 게임의 룰에
복종을 서약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신분상승을 이룬다.

대중일반은 그렇지 않다.
기술을 익혀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상승할 수 있다

결국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갈등은
게임의 룰에 복종을 서약하는 방법으로 손 쉽게 신분상승을 이룬 가짜들과

기술을 익혀 경쟁력이 검증된 진짜들과의 갈등이다
황란이 제시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는

십계명을 암송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묻어가려는 사람들과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기술을 증명하려는 사람들이

공동체의 룰을 두고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모든 윤리는 욕망을 제어하기 위한 윤리에 다름 아니다.

욕망을 긍정하고서야 윤리도 토대를 얻는 것이다.
욕망을 부정하는 윤리는 가짜다.

기독교도들은 이방인을 경멸한다.
그들은 자유민이고 이방인은 노예라는 것이다.

“당신은 간단히 노예의 신분에서 해방될 수 있어. 그것은 십계명을 암송하고 세례를 받는 것이지.”

그러나 세례를 받고 십계명을 암송해 봤자
여전히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는 농노신세를 면할 수 없다.

윤리에 서약한다는 것은
윤리의 감독자를 인정하고 감독자로부터 감시받는 신세가 된다는 것이다.

이건 속은 거다.
한 단계 더 상승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상승은 경쟁력으로만 가능하다.
기술을 가져야 한다.

적(赤)과 흑(黑)이다.
그 시대의 쥘리앵은 단두대에서 목이 달아났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45 이어지는 학문의 역사 김동렬 2006-02-03 14852
1544 성숙한 시민사회로 가기 위하여 김동렬 2006-02-03 12159
1543 정동영은 행운아인가? 김동렬 2006-02-02 12862
1542 백남준의 유혹 1 김동렬 2006-02-01 12673
1541 두관이 형 거기서 머해? 김동렬 2006-02-01 15505
1540 예술은 유혹이다 김동렬 2006-01-31 13663
1539 스크린 쿼터 문제에 대하여 김동렬 2006-01-27 14402
1538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 김동렬 2006-01-26 11323
1537 학문의 역사 - 쫓겨다니는 문명, 매혹당하는 문명 김동렬 2006-01-25 18847
1536 왕의 남자 대 글래디에이터 김동렬 2006-01-25 12739
1535 황란 제 2라운드 김동렬 2006-01-25 11640
1534 정동영과 김근태의 양극화 해법 김동렬 2006-01-24 13032
1533 학문의 역사 - 서구의 남성성과 동양의 여성성 김동렬 2006-01-23 16422
1532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김동렬 2006-01-23 13360
1531 조직의 김근태 세력의 정동영 김동렬 2006-01-23 13653
1530 철이 든다는 것에 대하여 김동렬 2006-01-21 14022
1529 고쳐쓴 학문의 역사 2 김동렬 2006-01-21 10605
1528 황까와 황빠의 수수께끼 김동렬 2006-01-20 13064
1527 고쳐 쓴 학문의 역사 1 김동렬 2006-01-19 12809
» 적(赤)과 흑(黑) 김동렬 2006-01-18 15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