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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425 vote 0 2009.02.02 (21: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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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그 어떤 정밀한 기계장치라도 단지 다섯개의 저울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다섯 개의 저울은 각각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을 구성한다. 각각의 저울은 움직이지 않는 심 1과 움직이는 날 2로 되어 있다.

가장 복잡한 기계라면 3만개의 부품이 집적되어 만들어지는 자동차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원리는 간단하다. 위험한 개솔린을 통제하는 방법이 복잡할 뿐 메커니즘은 지극히 단순하다.

가장 단순한 자동차는 물로 가는 자동차다. 수력자동차를 떠올릴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물시계가 곧 물로 가는 자동차임을 알 수 있다. 단지 바퀴가 지면에 닿는가 시계의 숫자판에 닿는가의 차이 뿐이다.

물시계나 태엽시계나 원리는 같다. 시계는 다섯개의 저울로 되어 있다. 하나의 저울은 움직이지 않는 심 1과 움직이는 날 2로 되어 있다. 물론 심도 움직인다. 그러나 날에 대한 상대적인 관계는 움직이지 않는다.

바퀴축이 고정되므로 바퀴가 회전하듯이 천칭저울의 두 날이 움직이므로 축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축은 지구중력이다. 중력이 움직여서 축도 움직인다. 심이 움직여 날의 오류를 수정하는 것이 저울이다.

시계는 몸통이 움직이지 않으므로 태엽을 감을 수 있다. 몸통이 하나의 심이면 태엽은 두 날이다. 곧 저울이 된다. 태엽의 한쪽 날은 사람의 손가락과 접촉한다. 손가락에 지문이 있으므로 태엽에도 깔쭈기가 있다.

태엽의 반대편 날은 스프링을 감는다. 이로서 하나의 저울이 성립하며 같은 패턴이 스프링의 저장, 걸쇠의 제어, 기어의 연산, 시계바늘의 출력으로 5회 반복된다. 역시 움직이지 않는 1과 움직이는 2로 구성된다.

스프링은 움직이지 않지만 추를 움직이게 한다. 추는 하나이지만 좌우로 왕복운동을 하므로 두 날이 되니 심 1과 날 2가 성립한다. 몸통과 태엽이 입력장치라면, 스프링과 추는 저장장치다.

스프링은 태엽이 보낸 정보를 저장하고 추는 그 정보를 꺼낸다. 그리고 제어장치의 걸쇠와 바퀴가 속도를 제어하고, 연산장치의 기어가 전달하며, 출력장치의 바늘이 숫자판에 출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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