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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680 vote 0 2003.07.14 (20:38:21)

요즘은 병영내에서 고참들의 성희롱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쌍팔년도 시절엔 『빳다』가 문제였다. 그때는 초저녁에 빳다를 맞지 않으면 병사들이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노무현의 태평성대다. 숨기려니까 불안하지 숨기지 않는데 뭐가 불안혀?

『노무현이 불안하다』고 한다. 요즘은 백성들이 최루탄이 날고 화염병이 설치는 독재시절의 빳다를 맞지 않아서 밤잠을 못이룬다고 한다.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말이 되는 소리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을 불안해하고 있다. 강경진압이라는 줄빳다도 없고 원천봉쇄라는 얼차려도 없다. 빳다를 맞지 않으니 불안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옛날과 다른 것이 있자면 요즘은 고참들이 더 불안해한다는 점이다.

조선일보 올해의 캠페인
『노무현이 불안하다.』조선일보가 던진 올해의 화두이다. 이걸 우습게 들어서 안된다. 어느 면에서 정곡을 찔렀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 노무현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이유가 있다.

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을까? 조선일보가 『노무현이 불안하다』고 외쳤기 때문이 아니다. 조선일보가 불안감을 부추기기 이전에, 마키아벨리식 전제군주를 바라는 국민들의 노예근성에 이미 불안의 씨앗이 심어져 있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것이다.

조선 『노무현이 불안하다』
국민 『왜』
조선 『노무현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 『노무현이 왜 흔들리지?』
조선 『그거야 내가 지금부터 마구 흔들어댈 것이니까 흔들릴 수 밖에』
국민 『그래도 흔들리지 않으면?』
조선 『내만 흔드냐? 지역주의도 흔들고 좌파도 흔들어대고, 노조도 흔들어대고, 재벌도 흔들어대고, 야당도 흔들어댄다. 내는 그 흔들어대는 세력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타이밍만 찍어줄 뿐..』

사실이지 정치라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마키아벨리의 말대로 『여우의 지혜』『사자의 위엄』으로서 통치가 가능하다. 권위의 칼날을 세우고 위엄의 눈알을 부라려야만 복종하는 것이 인간이란 존재이다.

권위와 위엄을 뒷받침하는 것은 일관된 도적적 우위와 이념적인 강고함이다. 노무현정부의 도덕적 우위는 안희정과 정대철의 어리버리짓으로 빛이 바랬고, 이념드라이브 측면에 있어서는 약하거나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불안한 이유는? .....................정답 : 똥탕이 튈까봐

우리는 허상에서 지고 실상에서 이길 것이다.
노무현이 불안하다. 왜 불안한가? 노무현의 가벼운 언행 때문에? 아니다. 실제로 많은 국민들은 노무현정권의 등장 이후로 허탈해 하고 있다. 박통시대의 맹목적 충성을 바칠 대상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오너들은 노무현이 권위를 휘둘러야 자기들도 권위를 휘두를 수 있다고 믿는다. 집안의 가장들은 노무현이 권위를 세워야 자기들도 권위를 세울 수 있다고 믿는다. 학교의 교장들은 노무현이 위엄을 세워야 자기들도 교사들 위에 군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래도 불안하지 않겠는가? 교장들도 불안하고, 사주들도 불안하고, 마초들도 불안하다. 윗물이 맑아지니 아랫물들이 불안해서 쩔쩔맨다.

옥동자를 낳는데 어찌 산모가 불안하지 않겠는가?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데 불안한 것이 정상이지 불안하지 않은 것이 정상인가?

우리는 시민정치시대로 간다. 이나라 유권자의 70퍼센트는 시민사회의 그 시민이 아니다. 그들은 군주에게 맹목적 충성을 바치기를 원하며 그 반대급부로 위엄과 권위를 갈망한다.

정면돌파가 정답이다
마키아벨리의 발언을 인용하면

『특히 새로 등극한 왕은 운명의 흐름과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위엄이 필요하다. 여우는 이리에게 공격당할 수 있고, 사자는 인간이 만든 올가미에 빠질 염려가 있다. 군주는 이리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사자의 위엄과 올가미를 발견할 수 있는 여우의 지혜를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한다.』

노무현은 여우와 같은 지혜로 지역주의와 부패라는 올가미를 벗어나야 한다. 노무현은 또 사자와 같은 위엄으로 조중동이라는 이리떼의 습격을 물리쳐야 한다.

DJ는 햇볕정책으로 『빨갱이가 집권하면 위태롭다』는 조선일보들이 날조한 신화를 정면돌파했다. 노무현은 『서민이 집권하면 불안하다』는 또하나의 허상을 깨부수어야 한다. 답은 역시 정면돌파다.

비 그친 뒤에 땅 굳어진다. 그 불안의 크기에 비례해서 그 불안을 넘어섰을 때의 열매는 달다. 노무현은 불안이라는 이름의 노예근성과 싸워야 한다. 노무현의 서민적인 면모는 계속되어야 한다.


시민정치시대의 개막을 위하여
진중권들이 노무현의 돼지저금통을 비웃었다고 한다. 요원을 불태우는 한알의 불씨를 비웃고, 세상을 바꾸는 인터넷정치의 등장을 비웃고, 히딩크의 5 대 0을 비웃고, 이승엽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비웃고 그들 먹물들은 늘 비웃어왔던 것이다. 왜? 비웃는거 말고 그들에게 달리 무슨 재조가 있으랴?

정치는 50 대 50의 법칙에 지배된다. 세상을 바꾸는건 숨은 5퍼센트의 플러스 알파이다. 그 5프로를 장악한 자가 천하를 지배한다. 그 5프로를 손에 쥐어줘도 늘 그 5프로에 머물러 있는 자가 있고, 그 5프로를 발판으로 천하를 손아귀에 쥐는 자가 있다.

세상을 바꾸는 데는 5프로면 충분하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고 바람보다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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