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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060 vote 0 2003.07.09 (21:46:46)

댄드가수 김홍신이 다리를 X자로 꼬는 엉거주댄스를 추며 신곡 뷁~을 열창하고 있다. 뒤쪽은 백댄서 『정동영과 우물쭈물』


정치인의 오판은 설사 선의에 의한 판단미스라 해도 용서되지 않는다. 일찍이 말당선생 서정주는 『일본이 그렇게 망할줄 알았으면 내가 친일행각을 했겠나!』라는 명언을 남겼거니와 따지고 보면 이완용도 오판한 것이다.

『일제가 35년 후에 망할줄이야 낸들 어찌 알았겠냐고요?』

이완용도 머리에 뿔난 도깨비는 아니었다. 단지 오판했을 뿐이다. 그러나 정치인은 오판할 자격이 없다. 오판이라면 그 오판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러니 정치는 아무나 못하는 것이다.

이부영들이 전두환집안의 귀신이 되기를 거부하고 도로민정당을 탈당한 것은 잘한 일이다. 허나 그간의 소행을 정당화하려 들어서는 안된다. 다만 이제부터라도 공을 세워서 지난날의 과오를 갚을 기회는 줄 수 있다.

예로부터 늘 있어왔던 논쟁들
이부영들이 변명한답시고 DJ의 후보단일화 실패 등을 거론하고 있다. 그래도 오판임은 부인할 수 없다. 역사를 공부했다면 뭐가 옳은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일제 때도 이와 유사한 논쟁들이 있었다. 민족해방이 먼저냐 계급해방이 먼저냐 하고 다투었던 것이다.

좌파들은 조선의 양반이나 일본의 귀족이나 다 한통속이므로 조선의 독립보다 사회주의건설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레닌이 민족해방이 우선이라고 선언하므로서 논쟁은 종식되고 부분적이나마 임시정부 안에 좌우합작이 실현되었던 것이다.  

무엇이 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인지 판단했어야 했다. 반드시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다. 『조중동의 빨갱이프레임』이 근본이고 이부영들이 내세우는 이른바 3김정치의 해악이라는 것은 그 결과로서 야기된 표면의 문제에 불과하다.

마땅히 DJ와 힘을 합쳐 조중동의 빨갱이프레임과 싸웠어야 했다. 진보 운운하고 있지만 이념은 다분히 허상이고 본질을 봐야 한다. 큰 나무가 있으면 그늘이 져서 주위의 작은 나무들이 자라지 못한다. 그들은 단지 DJ라는 거목 밑에서 출세에 지장을 받을 것을 염려한 나머지, 햇살이 비치는 양지쪽으로 옮겨간 것이다.

운이 없었던지 DJ 그늘 피하려다 이회창 똥차에 막혀버렸다. 10년을 허송세월하고 다시 노무현쪽으로 돌아온 이유는 딱 하나다.

『민주당 신주류에 나와바리가 겹치는 경쟁자가 없다.』

단지 이 하나의 이유 때문에 그들은 민추협으로 원대복귀한 것이다.

정치인은 곧 죽어도 나와바리다. 지역 맹주 노릇이 보장되는 나와바리가 있어야 숨이라도 쉬고 산다. 『나와바리의 법칙』을 적용해보면 메뚜기가 오른쪽으로 튈지 왼쪽으로 튈지 정도는 답이 나온다.

김홍신, 감동을 주지 못하다
김홍신의원은 정치인 치고는 특이한 데가 있다. 여의도에서 보기 드문 희귀종이다. 전국구출신인 그는 보스정치와 계보정치에 찌든 『전형적인』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존할 가치가 있다.  

전국구의원들이 대개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세비나 타먹으면서 당 총재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데 반해, 그는 역대 의정활동 1위의 성공한 전국구의원이다. 말하자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을 증명해주는 좋은 본보기로서 유의미한 존재인 것이다.

문제는 김홍신 본인이 정치가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고 그 썩어빠진 정치인들 속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썩은 정치판에서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어 불거져나오곤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 썩어빠진 정치인들의 대열에 들고 싶어 안달하는 것이다.

거기서 생겨난 기묘한 불협화음이 이른바 『공업용 미싱발언』이다. 그때 그시절 김홍신은 왜 그런 어리석은 발언을 했을까? 자신의 이미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짓을 말이다. 한마디로 그는 『정치인』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앗싸! 나도 이걸로 뜨는구나. 오늘부터는 동료의원들에게 인정받고 가슴펴고 살겠구나.』

바로 이거였다.  

김홍신이 끝내 이부영들의 탈당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의원직이 날아가서 후원회도 못열게 되고 보좌관들 월급도 끊긴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다. 이해는 된다. 그러나 그는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는데 실패했다. 결국 그는 그가 꿈에도 그리던 『진짜 정치인』이 되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걸로 김홍신은 절대로 '정치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그는 또다시 전국구로 돌면서 장관자리나 한자리 알아보는 걸로 만족해야한다. 그 인간의 그릇 크기가 그거 밖에 안되는 것을 어쩌리요.

비서와 보스의 차이는 짝퉁과 명품의 차이와 같다. 사진은 전설적인 짝퉁계의 명품 쿠마와 구찌!(청소년들이 이거 구하려고 동대문을 헤짚고 다닌다캄)

비서와 보스가 자리를 바꾸면 어떤 일이?
인간의 스케일이 드러나는 지점이 있다. 평소에 나의 행동이 타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는가이다. 그것을 의식하는 범위의 크기에 따라 그 인간의 그릇 크기가 결정된다.

무릇 『천하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진인이다. 국가와 민족 단위의 자의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군자이다. 친척이나 동료, 친구들 앞에서의 염치 정도는 챙기고 사는 사람이 신사다. 안하무인이라면 소인배다.

홍사덕, 최병렬, 박지원들은 그릇 크기가 고만고만하다는 점에서 닮았다. 맡겨진 일은 제법 해낼 수 있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헷갈리고 만다. 홍사덕이 완장을 차더니 최병렬을 물먹이는 것이 그렇다. 소임이 분수를 넘으면 어쩔줄 몰라하는 것이다.

정치를 하려면 자기의 스탠스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타인의 스탠스까지 고려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 한 시대의 프레임을 짜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요는 그 인간의 스케일이다.

속된 말로 『경우없다』 혹은 『경우가 바르다』고 말할 때의 경우 말이다. 홍사덕의 오바질은 자기의 스탠스를 잊어먹고 날뛴 것이다. 그는 신민당시절 이민우총재 밑에서 일할 때부터 그런 식으로 사고치고 다녔다.(이민우총재를 망친 사람은 홍사덕이다.)

이명박이 히딩크감독에게 아들을 소개시켜 준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서울시장을 꿈꾸는 것이 이유가 있다. 그들 스스로 『나의 분수에는 인간들과 정치적으로 부대낄 일이 별로없는 서울시장이 딱이야!』이렇게 된 것이다.  

DJ비서 박지원이 주군을 욕보인 일이나 이민우 밑에서 홍사덕이 주군을 망친 일이나 같다. 최병렬도 보스는 못되고 비서급은 되는데 비서로 뛰었다면 주군을 잡아먹을 위인이다.

이런 류의 인간들을 다스리는 데는 방법이 있다. 개를 길들이려면 뼈다귀를 던져주는 것이 좋고 최병렬들을 다스리는 데는 일거리가 될만한 아이디어 몇개 쯤 던져주는 것이 좋다. 서프라이즈를 흉내낸 창프라이즈나 만들든지, E-민주당을 흉내낸 E-한나라당 플랜을 시도한다든가 대충 이런 정도의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 노무현이 상대해주기엔 참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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