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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57 vote 0 2021.03.25 (18:40:36)

    인간의 이유 - 기세와 전략


    자동차의 이유는 엔진 안에서 찾고 인간의 이유는 행위 안에서 찾아야 한다. 자동차 안에 무엇이 있는가? 가솔린이 있다. 행위 안에 무엇이 있는가? 기세가 있다. 얼음판에서 자빠지는 이유는 미끄럽기 때문이다. 기세에 넘어가는 이유는 휩쓸리기 때문이다.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먼저 일어난 사건이 다음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게 기세다. 사회에서는 권력이고, 시장에서는 이윤이고, 자연에서는 효율이다. 기세를 얻는 방법은 이기는 것이다. 에너지는 대칭을 판정하여 이기는 쪽에 힘을 몰아준다.


    행위의 이유는 게임에 이겨 기세 안에 머무르려는 것이다. 이겨서 어떤 이득을 얻자는게 아니다. 동기도 없고 목적도 없다. 있다 해도 모른다. 일단 이기고봐야 한다. 에너지 흐름 안에 있어야 한다. 기세 안에 있어야 한다. 권력구조 안에 있어야 안전하다. 


    그 밖으로 나갈 때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 안에 머무를 때 즐겁기 때문이다. 원인은 없다. 이유는 없다. 동기는 없다. 의도는 없다. 목적은 없다. 기세 밖으로 탈출하지 못할 뿐이다. 가는 이유도 모르고 가면서 거기에 기세가 있으므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탈출하려면 기세를 이겨야 하는데 이기지 못한다. 흐름을 이기고 분위기를 이기고 암묵적인 약속을 이겨야 하는데 이기지 못한다. 탈출을 시도하면 남들이 째려보고 앞을 가로막는다. 방해한다. 운동장 조회 시간에 우두커니 서 있으면서 이탈하지 못한다. 


    인간의 행동은 특별한 동기가 있는게 아니라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간은 기세에 휩쓸려 가고 떠밀려 간다. 다들 들떠 있는 판에 찬물을 끼얹지 못한다. 눈치를 보면서 주변에 맞춰주다 보면 잘못되어 있다. 동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과학적인 접근이다. 동기는 학습되거나 명령된 것이다. 남들이 시켜서 하는 것이다. 동기, 의도, 목은 남들에게 설명하기 좋은 단어일 뿐이다. 일종의 클리셰다. 동기는 방아쇠를 당기는 타이밍을 정할 뿐 사실은 총이 쥐어져 있으니까 쏘는 것이다.


    동기는 외부에 있으므로 설명하기 좋다. 쟤가 째려봐서 때렸걸랑요 하고 둘러대면 된다. 째려봐서 때린게 아니고 원래 때리는 애다. 왜 때리는 애가 되었는지 말해야 한다. 기세를 과시하려고 때린 것이다. 내 서열이 높다는 확인이다. 동물적 서열본능이다. 


    인간은 왜 거짓말을 할까? 거짓말은 쉽다. 모르쇠 한 방으로 해결된다. 참말은 어렵다. 충분한 배경설명을 해야 한다. 왜 그랬지? 그냥? 쪽 팔려서? 샘이 나서? 명성에 금이 갈까봐? 신분하락에 대한 걱정 때문에? 사회적 위신 때문에? 행복과 사랑 때문에? 


    어떤 대답을 해도 진실하지 않다. 평판이 신경쓰여서 그랬다 하고 난해한 대답을 해봤자 상대방이 납득하지 못하고 또 묻는다. 왜 평판에 신경이 쓰이는데? 답변이 궁하다. 명성, 평판, 콤플렉스, 질투, 체면, 행복, 사랑 따위는 남의 행동을 분석하는 말이다.


    자기 행동을 그런 단어로 설명하는 사람은 없다. 야망 때문에 그랬어. 탐욕 때문에 그랬어. 심술 때문에 그랬어. 질투 때문에 그랬어. 자기 행동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 야망, 탐욕, 심술, 시샘, 신념, 의지 따위는 남의 행동을 분석하는데 쓰는 언어다. 


    인간이 행위하는 이유는 첫째, 화가 나서, 둘째, 흥분해서, 셋째, 스트레스 때문이다. 그 외에는 이유가 없다. 긴장해서, 무서워서, 쫄아서 그랬을 수 있지만 그것도 흥분에 포함된다. 문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왜 화가 났지? 내가 왜 흥분했을까? 


    내가 왜 스트레스를 받았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당사자도 모른다. 그것은 무의식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호르몬이 나오는걸 어떡해? 열받는걸 어떡해? 무서운걸 어떡해? 덜덜 떨리는걸 어떡해? 숨이 답답한걸 어떡해? 해명하기 어렵다. 진실은? 기세다. 


    기세를 타는게 자연스럽다. 바람 따라 흘러가면 기세다. 물결 따라 흘러가면 추궁하는 사람이 없다.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기세는 분위기를 읽고 눈치를 보는 외부의 기세도 있고 호르몬을 끌어내는 내부의 기세도 있다. 해봤던 짓을 반복하는 것도 기세다.


    한 번 화를 낸 사람은 또 화를 내고, 한 번 때린 사람은 또 때리고, 한 번 속인 사람은 또 쏙인다. 기세가 그 안에 있다. 가장이 식구들에게 처음 화를 냈을 때 5분만에 해결했다면 두번째 화를 내면 3분 안에 해결이 되고 세번째는 1분 안에 해결된다. 좋구나.


    가족들은 왜 그러냐고 묻지 않는다. 기세를 탄 것이다. 기선제압 들어갔다. 방해자가 없다. 남들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튀지 않고 뒤에 조용히 묻어가면 남들이 추궁하지 않는다. 역시 기세를 타는 방법이다. 문제는 남들의 질문에 대답해야 할 때이다. 


    꼬치꼬치 캐묻는데 내가 기세에 갇혀서 그랬다고 대답할 수는 없잖아. 말발이 서지 않는다. 당당하게 말할 수 없다. 마땅한 대답은 없고 거짓말이 쉽다. 인간 행동은 기세에 지배된다. 기세에 예민한 사람은 호들갑을 떨고, 기세에 둔감한 사람은 허둥댄다. 


    기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전략을 짠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기세에 편승하는 전략을 선택했거나 혹은 기세를 만들어내는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남들이 시켜서 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학습된 것이다. 전략에도 두 가지가 있다.


    주도하는 것과 묻어가는 것이다. 노무현은 주도하고 안철수는 묻어간다. 묻어가려고 간을 보거나, 에드벌룬을 띄우거나, 응수타진을 하거나, 사람을 자극하여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는 관종짓을 하는 것이다. 상대가 먼저 움직이게 하고 눈치봐서 대응한다.


    기세가 엔진이다. 드라마는 사랑타령으로 일관한다. 사랑에 기세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떻게든 환경과의 게임에 이기려고 하며 이겨야 기세를 탈 수 있다. 파도를 이겨야 파도를 탄다. 바람을 이겨야 패러글라이딩을 한다. 지면 창피를 당하게 된다.


    지면 추궁받는다. 지면 방해받는다. 지면 간섭받는다. 지면 참견받는다. 지면 더 많은 행동을 요구받는다. 이기면 가만있어도 남들이 내 행동을 안내해 주는데 지면 내가 많은 결정을 내려서 수습해야 한다. 일단 은행이자부터 막고 카드값도 막아야 한다.


    친구에게 전화해서 약속을 미뤄야 하고 하여간 이것저것 피곤하다. 인간은 어떤 행동을 하려는 동기가 있는게 아니라 더 많은 행동을 요구받지 않으려고 안전한 기세 안에 머무르는 것이다. 외부의 힘에 치이지 않으려는 것이다. 기세 바깥은 고통스럽다.


    외풍을 받기 때문이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 달아오른 집단의 분위기 밖으로 나갈 때 괴롭다. 문제는 남의 기세라는 거다. 조절실패다. 내가 설계한 기세가 아니면, 내가 창의한 작품이 아니고, 내가 꾸민 사건이 아니면 치고나가는 기세를 조절할 수 없다. 


    기세는 순식간에 폭주하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내가 만든 기세는 10 퍼센트 성능의 미완성이라도 뒤에 90이 따라온다. 처음 발명한 사람은 성능이 10 퍼센트만 나와도 인정받는다. 에디슨의 전구는 5 퍼센트 효율이었다. 기세를 만들면 남들이 도와준다.


    남의 것을 베끼는 사람은 아주 똑같이 베껴야 한다. 어설프게 차별화를 시도하다가는 이건희한테 혼난다. 베끼는 사람은 90 퍼센트 성공해도 10 퍼센트가 부족하다고 욕을 먹는다. 그래서 묻어가는 사람은 기세가 약하다. 잘 되는 것만 하려고 하는 것이다. 


    스스로 창의하고, 스스로 발명하고, 스스로 주도하는 사건은 90퍼센트 모자라도 남들이 입소문으로 받쳐준다. 홍보해준다. 사건의 기에 서면 승을 차지하려고 돕는다. 승에 서면 전을 차지하려고 돕는다. 전에 서면 결을 차지하려고 돕는다. 거저먹기다.


    앞단계가 잘 돼야 뒷단계가 이득이다. 발견을 잘해야 그걸로 발명을 하고, 발명을 잘해야 그걸로 제조를 하고, 제조를 잘해야 그걸로 판매하고, 판매를 잘해야 그것을 소비한다. 발명자는 발견자를 돕고, 제조자는 발명자를 돕고, 판매자는 제조자를 돕는다. 


    소비자는 판매자를 돕는다. 판매자가 망하면 먼 곳까지 운전해서 쇼핑해야 하니까. 내가 사건의 앞단계가 되는 좋은 포지션을 차지했을 때 남들이 나를 돕는 것이 기세다. 인간이 선을 하든 악을 하든 거짓말을 하든 참말을 하든 이유는 기세의 유지에 있다. 


    기세는 감정으로 전달되고 분위기로 전달된다. 흥분하거나 긴장하거나 스트레스 받거나다. 그것이 인간이 행동하는 진짜 이유다. 기세의 흐름 안에 있어야 자연스럽다. 기세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다들 남의 꼬리를 물려 할 뿐 스스로 머리가 되지 않는다. 


    에베레스트에 처음 오른 자가 머리다.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의 충격파를 받는다. 혼자 감당하기 어렵지만 견뎌내기만 하면 남들이 꼬리를 물려고 나를 뒤에서 밀어주며 돕는다. 선등자의 자취를 따라 후등자는 편하게 가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윤이다.


    지불해야할 로얄티다. 신하가 주군에게 충성하는 이유다. 사회에서는 권리가 되고 권력이 된다. 창의하는 자에게 그것이 있고 모험하는 자에게 그것이 있다. 선등자는 기세를 만들고 후등자는 묻어간다. 애플은 먼저 와서 기세를 만들고 삼성은 묻어가기다.


    기세를 만드는 자가 기세를 디자인한다. 조절할 수 있다. 후등자는 조절할 수 없고 복종할 뿐이다. 세상은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세의 조절장치에 의해 존재를 성립시킨다. 전쟁에서는 전략이 되고 연주에서는 지휘가 되고 영화에서는 감독이 된다.  


    지도자에게 그것이 있어야 한다. 무슨 동기설이나 욕망설은 죄다 거짓이거나 간접설명에 불과하다. 개인의 욕망이나 동기가 아니라 사건에 사건을 연결시켜서 얻는 자연의 효율성, 집단의 기세, 시장의 이윤, 사회의 권력이 인간의 행위를 추동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동기가 없다. 기세를 포착하고, 기세에 반응하고, 기세에 묻어가고, 기세를 설계한다. 예민한 자와 둔감한 자와 아는 자의 차이가 있다. 그것이 사랑도 되고, 행복도 되고, 질투도 되고, 명성도 되고, 평판도 되고, 체면도 되고, 전략도 되고 다 된다.


[레벨:7]토마스

2021.03.26 (09:12:08)


선거에 이기려면 그 동기없는 행동을 잘 판단해야 할거 같은 느낌입니다.


지금 굉장히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집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지지율 하락을 부동산문제라고 모든 언론이 떠들어대는데

그래서 서울시장선거도 뒤진다고 주장하는데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된 자들이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 내곡동 투기

부산시장 박형준 후보 해운대 엘시티 투기

대권후보 윤석열 장모 부동산 투기


부동산 때문에 현 정부를 욕하면서 어떻게 딱 부동산 투기꾼 셋을 대항마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결국 언론이 떠드는 문재인정부 어쩌고 어쩌고는

그냥 문재인이 싫은 사람들이 꼬투리 잡을 걸 찾아가 하나 걸린 것이고

그걸 크게 확대시켜서 언론에서 보도하고

그리고 그냥 '문재인 빼고 아무나' 이런 현상을 만든 것이네요.


즉 부동산 투기에 분노한게 아니지요.

그냥 문재인 까고 싶은데 그 건수를 찾다가 부동산 물고 늘어진것이고

부동산 문제에는 애초에 관심도 없다는 거잖아요.


이건 거의 국민바보인증처럼 느껴지는데

국민에게도 뇌 라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1.03.26 (09:43:22)

코로나 스트레스가 한계점에 이른 거지요.

1년만 버티면 될줄 알았는데 지금 추세로 보면 집단면역은 빨라야 10월

백신 대량공급은 7월부터 될듯

[레벨:7]토마스

2021.03.26 (11:20:08)

결국 코로나 스트레스가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분풀이로 이어졌고


그래서 뭔가 꼬투리를 찾다가 부동산문제가 터지면서 그쪽으로 집중 포화를 하는군요.


그런데 그 결과물이 부동산투기당 지지로 이어지는 자체가 이해불가입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이해가 됩니다.

태극기부대의 오래전부터의 행동도 이해가 됩니다. (반공세대의 이해되는 행동)


그런데 20대의 국힘당 지지는 정말 이해불가지요.

태극기 부대들은 6.25라도 겪었거나 연관이 있지만

20대의 국힘당 지지는 그냥 묻지마 지지잖아요.

아니 자존심도 없나? 자기네 밥 안먹이려고 사퇴한 오세훈에게 우르르 달려가 지지하다니.

자존심이란게 없네.


즉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분노는 부동산 투기에 분노한게 아니라

남들 투기로 돈 잘 벌었는데 나는 그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대한 분노이고

그래서 투기의 진면목을 보여준 윤석열, 오세훈, 박형준에 대한 지지로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1.03.26 (12:21:51)

인간은 화가 나면 일단 화풀이를 해야 합니다.

화풀이를 하지 않으면 병 나서 죽습니다.


화풀이를 해서 상대를 자극하고 상대의 반응을 기다려보는 것입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그 다음에 생각합니다.


일단 화풀이로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서 기세를 만드는게 먼저라는 말이지요.

그 기세를 연주할 제대로 된 지도자 걱정은 나중에 하고


그 시간차의 허를 찌르는게 정치꾼들의 기술이지요.

말을 타는 기술은 없어도 일단 말부터 구하는게 먼저인데


대중이 말을 구해놓으니 이상한 넘이 거기에 타고 있는게 역사의 악순환

좋은 지도자를 잃은 어리석은 대중은 계속 화풀이만 하다가 망합니다.


기세를 만들기는 하는데 다룰 줄은 몰라.

프랑스 혁명후의 혼란처럼 계속 화풀이만 하다가


혹시 나폴레옹이 재림할지도 몰라 하고 도박을 하다가 

결국 독일한테 오지게 박살나고 망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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