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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97 vote 0 2021.03.24 (21:41:34)

      

    이기는게 인간의 목적이다


    자동차에 문제가 있으면 우리는 일단 자동차를 분해해 본다. 그런데 인간의 행위에 문제가 있으면 행위를 뜯어보지 않고 의도나 목적을 살핀다. 이는 자동차가 고장났는데 그 차의 행선지를 질문하는 격이다. 이상하지 않나? 자동차는 엔진의 힘으로 굴러간다.


    인간의 행위는 승리의 힘으로 굴러간다. 인간이 어떤 행위를 하는 이유는 이기려고 그러는 것이다. 일단 이겨야 행위 자체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자전거는 일단 달려야 균형을 잡는다. 왜 자전거 타는 사람은 계속 페달을 밟을까? 안 그러면 쓰러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위라는 자전거를 타고 있다. 생물은 계속 호흡을 해야 하고 서퍼는 계속 파도를 타야 하고 인간은 계속 게임에 이겨야 한다. 만약 진다면 서핑보드에서 떨어져 물에 빠진 서퍼 신세가 된다. 인간은 단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동물이라고 필자는 말해왔다.


    어떤 짓을 했다면 그 이유는 단지 그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냥펀치를 날려도 개는 멍펀치로 응수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두 다리로 설 수 있지만 개는 두 다리로 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신체구조의 차이다. 고양이는 그것을 할 수 있으니까 한다.


    개는 그것을 할 수 없으므로 하지 않는다. 이 말은 행위의 기계적 메커니즘 안에 답이 있다는 말이다. 자동차는 엔진 안에 답이 있고 시계는 톱니바퀴 안에 답이 있고 인간은 행위구조 안에 답이 있다. 외부에서 답을 찾지 말고 행위구조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도무지 행위란 무엇인가? 행위는 대칭을 사용한다. 대칭시키지 않으면 일단 동작이 성립이 안 된다. 오른 주먹을 내밀려면 왼 주먹을 당겨야 하는 식이다. 행위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이다. 환경과 대칭시킨다. 자극하면 반응한다. 환경과의 게임이다. 이기거나 진다.


    지면 앉아서 고리나 뜯는 신세가 되고 이기면 다음 게임으로 진출한다. 쾌감이라는 형태의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이겨야 게임의 주도권을 잡는다. 이긴 사람이 딜러 역할을 맡고 선을 잡는다. 그럴 때 흥분된다. 업된다. 쾌감이 있다. 이기려고 행위하는 것이다.


    이겨야 행위를 계속 연결시켜갈 수 있다. 지면 행위가 끊어진다. 리듬이 죽는다. 그럴 때 어색해진다. 무얼해야 될지 모른다. 부자연스럽다. 멍청하게 서 있다. 창피하다. 식은 땀이 난다. 괴롭다. 이기면 헹가래를 받고 메달을 걸고 칭찬을 듣고 많은 행동을 한다.


    지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누가 말을 시켜도 귀찮다. 할 말이 없다. 생각이 안 난다. 불편하다. 왜 거짓말 할까? 거짓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말 하기 어렵다. 진실말 하려면 미리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범죄자라면 그럴 수 없잖아.


    갑자기 추궁하면 답변이 곤란하다. 억장이 무너진다. 맥이 빠진다. 숨이 잘 안 쉬어진다. 식은 땀이 난다. 우울해진다. 체온이 올라간다. 정신이 아득해지고 멍해진다. 어디까지 털어놓아야할 지 알 수 없다. 상대방의 넘겨짚기에 당하는 수가 있다. 위태로운 거다.


    추궁당할 때 진실말은 미리 준비되고 훈련된 사람만 술술 잘 말할 수 있다. 말 자체가 어렵다. 내막을 털어놓기 어려운게 아니고 일단 물리적으로 입이 안 떨어진다. 등이 화끈거리고 땀이 나고 숨이 가빠진다. 기진맥진해진다. 왜? 진실은 꼬리에 꼬리를 무니까.


    그냥 내가 그랬다고 말하고 끝낼 수 없다. 왜 그랬는지 상대가 납득할 때까지 배경설명을 해야 한다. 전제의 전제의 전제가 있는데 말이다. 분명 뭔가 있는데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다. 그냥 화가 나서. 그냥 미워서. 잘 고백해야 이 정도다. 진실은 계속 말해야 한다.


    거짓은 상대방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결과로 된다. 반박하려면 상대가 증거를 수집해와야 한다. 일단 시간을 벌고 한숨 돌릴 수 있다. 내가 안 그랬다고 딱 잡아떼면 된다. 많은 어휘가 동원되지 않는다. 모르쇠. 딱 한마디로 해결보는 것이다. 짧은 문장이 된다.


    추궁당할 때는 거짓말 하기가 참말 하기보다 쉽기 때문에 범죄자들과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미리 준비한 사람이다. 내가 진실을 말하는 것은 사건의 메커니즘을 알기 때문이다. 표현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다들 거짓말 한다.


    종교인은 종교 자체가 거짓이므로 모든 말이 거짓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죄다 거짓된다. 종교를 버리고 무신론자가 된다면 어떻게 자기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지? 일관되지 않으면 그게 거짓이다. 이랬다 저랬다 하며 변덕을 부리는 그 자체가 거짓된 자세다.


    거짓인 종교로 도피하거나 아니면 무신론자가 되어 일관성을 잃어서 거짓되거나. 둘 다 거짓이다. 어차피 거짓을 말해야 한다면 무신론자가 되어 왔다갔다 하며 허둥대기보다 일관되게 거짓말하는 종교 쪽을 선택하는게 낫다. 왜 그렇게 했지? 왜 그걸 선택했지?


    이유가 뭐야? 모른다. 왜 인생을 살고, 왜 연애를 하고, 왜 결혼을 하고, 왜 자녀를 얻고, 왜 취직을 하고, 왜 이렇게 살아가지? 보통은 행복이 어떻고, 사랑이 어떻고 하며 둘러대지만 솔직히 낯간지러운 거짓 언술이다. 주변의 평판을 신경쓰다 보니. 체면 때문에. 


    가오를 살리려다 보니. 동물적인 서열본능 때문에. 이런 말을 한다고 해도 그게 진실되지 않다. 과연 그럴까? 인간의 행위는 거의 대부분 무의식 속에서 일어나므로 사실 자기도 모른다. 행복이니 사랑이니 하는 상투적인 거짓말이 오히려 진실에 가까울 수도 있다.


    모른다. 추궁에 대답할 수 없다. 진실말하기 어렵다. 무신론자도 나름의 일관성을 지키지만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답답함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다. 무신론이 옳다면 적극적으로 종교를 반대해야 하는 것인가? 공산주의자가 되어야 하나? 왜 성경에 선서를 해?


    따져야 될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실제로 이런 걸로 계속 소송을 걸어서 미국의 교육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친 무신론자 여성 활동가도 있었다. 영화에서 봤다. 학교에서 당연하다는듯이 찬송가를 부르라고 하면 무신론자인 사람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인가?

 

    미국 대통령이 성경에 손을 얹고 대통령 선서를 하는 것도 헌법 위반이다. 법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신론자가 이런 데서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일일이 정부와 싸워야 하나? 아예 무신론자의 조국인 소련으로 망명해야 하나? 올바른 방향이 없는 거다.


    타인의 종교를 존중하고 적당히 섞여 산다면 그것도 거짓된 삶이다. 인간의 답은 하나다. 그것은 게임에 이기는 거다. 이기면 사건이 계속 연결된다. 연결되면 그 안에 기세가 있다. 그 기세 속에 묻어가는 것이다. 거기에 인간이 추구하는 진실된 일관성이 있다.


    이기려고 반칙을 하고 무리수를 쓰다 보면 악이 된다. 나치는 왜 그랬을까? 이기려고 그랬다. 4년 전쟁 중에 3년 반을 이겼다. 일본은 만주사변 이후 14년을 줄곧 이겼다. 마지막 1년을 졌을 뿐이다. 이기는 동안 독일인은 행복했다. 계속 다음 게임에 초대된다. 


    다음 사건과 연결되었다. 비트코인이 사기라고 말하는 자들이 있었다. 그때 나는 말했다. 설사 비트코인이 사기라 해도 최소 10년은 그럭저럭 굴러간다고. 왜? 인류전체가 다 가담한 게임이 아니니까. 아직 판을 더 키울 수 있으니까. 판은 언젠가 한계에 이른다.


    그때 사기가 드러나는 것이다. 아직 코인게임에 가담하지 않은 인도 형님들, 파키스탄 형님들이 돈보따리 들고 뛰어들었다면 그게 사기다. 아줌마가 장바구니 들고 증권사 객장에 들어오면 뭐다? 설사 사기라고 해도 10년 가고 20년 가면 사기라도 사기 아니다.


    독일이 3년 반을 이겼다. 4년째 졌지만 원래 인간은 3년 이후의 일에 관심이 없다. 3년 정도 앞날을 생각하면 많이 대비한 것이다. 내일 지구가 망한다 한들 오늘 하루 왕이 되어보고 싶었다는게 영화 코미디의 왕에서 로버트 드 니로의 대사다. 인간이 다 그렇다.


    자동차는 엔진이 원인이고, 시계는 톱니바퀴가 원인이고, 인간의 행위는 행위 메커니즘이 원인이고, 그 행위메커니즘은 부단히 대칭을 만들고 게임에 이겨서 사건을 다음 사건으로 연결시켜 가는 것이다. 인간들은 그 부단한 연결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한다.


    썰매개는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으려고 한다. 죽어도 썰매 앞에서 죽는게 낫다는 식이다. 낙오되고 소외되고 금 밖으로 밀려나고 왕따되면 죽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숨이 막혀서 그대로 죽을 것 같기 때문이다. 쉽게 행위를 연결시키는 방법은 거짓말 하는 것이다.


    이기려고 나쁜 짓을 하기 때문에, 나쁜 짓이 일시적으로는 승리하기 때문에 인간은 그런 짓을 한다. 내일 감옥에 가더라도 오늘 서울시장에 출마한다. 그들을 물리치는 방법은 물리적으로 패배시켜 그 기세의 흐름을 끊어내는 방법뿐이다. 이기는데 기세가 있다.


    우리는 기세를 이루고 적의 기세를 끊어야 한다. 오로지 이기는 방법으로만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그래서 전략이 필요하다. 오늘 이기려고 내일 황금알 낳을 거위의 배를 가르는게 보수의 실패고 오늘 작은 게임을 져주고 내일 큰 판을 이기는게 전략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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