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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75 vote 0 2021.03.16 (23:19:20)

    동기부여에 속지말라


    구조는 내부구조다. 자동차가 달리는 이유는 자동차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자동차 내부에 엔진이 있다. 물론 외부에 원인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외부의 원인과 결과를 통일한 더 큰 집합 전체에서 다시 내부를 찾아야 한다. 구조는 언제나 내부구조다. 


    인간의 행위도 행위 내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의도나 목적은 의사결정구조의 외부에 있다. 사람이 걷는 이유는 두 다리가 있기 때문이고 새가 나는 이유는 두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 총이 발사되는 원인은 총을 분해해봐야 안다. 행위 메커니즘 안에 답이 있다.


    행위란 무엇인가를 해명하자. 그것은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다. 행동은 격발된다. 방아쇠를 당기면 총알이 나가고 호르몬을 당기면 흥분이 나간다. 자극하면 반응한다. 승부가 결정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자극과 반응을 주고받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이다. 


    동기주의는 틀렸다. 동기부여 타령은 3류 처세술 책장사들이 써먹는 수법이다. 인간이 행위하는 이유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호르몬이 격발되기 때문이다. 행동 메커니즘이 작동한 것이다. 환경과의 상호작용 메커니즘 안에서 인간의 행동 메커니즘이 격발된다. 


    약을 올리면 화를 낸다. 미끼를 던지면 문다. 쓰다듬으면 좋아한다. 젖을 주면 먹는다. 무슨 동기나 목적이나 의도가 있을 리 없다. 동기나 목적은 학습된 것이다. 학교에 등교하는 것은 엄마가 시켜서다. 군에 입대하는 것은 영장이 나와서다. 의사결정이 아니다.


    밥을 먹는 것은 배가 고파서다. 화장실에 가는 것은 오줌이 마렵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위는 환경과의 상호작용 메커니즘 안에서 물리적으로 격발되는 것이며 한 번 격발되면 거센 에너지의 흐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말려든다. 주변에서 부추기면 대부분 넘어간다. 


    사람들이 보이스 피싱에 쉽게 넘어가는 이유는 무슨 동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범인이 기술적으로 의사결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의논하거나 차분하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겁 줘서 전화를 끊지 못하게 압박한다. 조건이 맞으면 거의 넘어간다. 


   안 넘어가는 사람은 미리 학습했거나 당해본 경험이 있다. 게임회사가 유저를 낚는 방법도 같다. 그만하고 집에 가야 하는데 교묘하게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것이다. 천재들이 연봉 수억 받고 하루종일 그것만 연구하고 있으니. 무개념 중딩이 넘어가지 않으랴?


    자동차는 엔진의 힘으로 가고 인간은 무슨 힘으로 가는가? 사건의 기세로 간다. 인간의 힘은 호르몬에서 나온다. 호르몬을 격발하는 것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의 힘은 기승전결로 가는 기세다. 사회에서는 권력이다. 자연에서는 에너지 효율이다.


    방향성의 힘이다. 결국은 엔트로피다. 더 효율적인 결정을 하려다가 흐름에 말려드는 것이다. 늑대가 쫓아오면 사슴은 효율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 늑대가 의사결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결정은 직진이다. 사슴은 직진만 한다. 늑대는 그것을 노린다.


    노회한 대장 늑대가 반대편을 돌아서 매복한 채로 기다리고 있다. 효율을 추구하다가 망하는 것이다. 보수도 같다. 보수가 효율적이므로 인간이 보수를 한다. 실용주의다. 그런데 그게 환경의 함정이다. 먹이를 찾느니 바늘에 걸린 미끼를 무는 게 효율적이다. 


    그러다가 낚인다. 상대가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전략이 아니면 안 된다. 전략을 쓰는 방법은 더 큰 환경과의 게임을 벌이는 것이다. 큰 게임 속에 작은 게임을 연동시킨다. 큰 게임을 이기는 기세로 작은 게임을 이기면 된다. 져줄 것을 져주고 중요한걸 이긴다.   


[레벨:30]솔숲길

2021.03.17 (17:42:43)

무슨 동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범인이 기술적으로 의사결정을 방해받기 때문이다. => 방해하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1.03.17 (18:25:13)

고쳤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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