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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09 vote 0 2021.02.21 (10:40:07)

   넷플릭스 영화 화이트 타이거


    인도영화 '화이트 타이거'는 기운 센 영화다. 이 영화를 지지한다. 기생충보다 낫다. 기생충은 블랙 코미디다. 웃다가 씁쓸하게 끝난다. 희망도 아니고 절망도 아니고 어떤 순환구조 속에 갇혀 있다. 답답하다. 화이트 타이거는 과감하게 그 울타리를 뛰어넘는다. 


    기생충도 못한 성취를 이뤄낸 것이다. 당신이 만약 작가지망생이라면 나는 이렇게 조언하겠다. 영화든 소설이든 일단 사람을 죽여놓고 시작해야 한다. 1) 사람을 죽인다. 2) 왜 죽였지 하고 생각해본다. 그것이 문학이다. 과감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생충은 사람을 잘 죽이지 못한다. 송강호는 죽이려고 죽인게 아니고 얼떨결에 죽였다. 정신차리고 보니 죽어 있다. 이건 아니지. 아들은 좀 낫다. 죽이려고 죽인다. 계획이 있었다. 그런데 돌이 물에 뜬다는 둥 개소리를 한다. 결정적인 부분을 얼버무린 것이다. 


    원작소설이 따로 없는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한계다. 화이트 타이거는 원작소설이 있어서 각본이 탄탄하다. 하여간 봉준호 잘못은 아니고 문학성이 그런 걸로 결정된다는 말이다. 관객이 의사결정을 납득하는가다. 왜 그랬지? 꼭 그래야만 했나? 그래야만 했다.


    왜? 호랑이니까. 호랑이는 울타리를 뛰어넘는 법이다. 하여간 가장 짜증나는 사람은 영화 보고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영화를 논하는 사람은 심지어 폭망영화 '리얼'에서도 재미를 세 개는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30분 보다가 말았지만 30분 본게 어디야? 


    아, 이래서 영화가 망했구나 하고 알아내는 재미가 쏠쏠한 거다. 더 볼 필요는 없다. 10분 안에 영화가 전부 설명된다. 탈탈 털린다. 나머지는 지루한 반복. 영화의 가치는 재미가 아니라 그 영화를 지지하는가에 있다. 주인공과 한편이 되고 동지가 되는 것이다. 


    기생충 송강호의 동지가 될 수 있나? 화이트 타이거 발람의 동지가 될 수 있나? 그런 거다. 재미는 있지만 지지할 수 없는 영화도 많다. 훌륭하지만 몇몇 장면에서 이건 아니잖아 하는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나오는 영화가 '명량'이다. '신과 함께'도 상당 부분 그렇고. 


    기생충은 구조를 드러낸 점에서 지지하는 것이다. 강자와 약자가 한 건물 안에서, 한 사회 안에서 공존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런데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강자와 약자는 어색하게 동거하며 2인 삼각으로 뒤뚱거리며 서로 흉보며 평행선을 그리고 걸어가는 것이다.


    화이트 타이거는 기생충의 아쉬움을 뛰어넘었다. 젊은 놈이 늙은 놈을 이겨버린다. 이길 사람이 이겨야 전쟁이 끝난다. 다들 두려워하는 진실을 과감하게 말해버렸다. 진중권들은 도덕타령을 하면서 착하냐 악하냐를 따지지만 호랑이에게 그런 질문은 실례다.


    이 게임에서는 이길 놈이 이긴다는 것이 중요하다. 발람이 아쇽을 이긴다. 왜? 이길 놈이니까. 인도와 중국이 '남색, 휴대폰, 마약'에 빠진 서양을 이긴다. 왜? 이길 놈이니까. 인도가 중국까지 이긴다? 그건 알 수 없다. 어쨌든 발람은 기세좋게 도전장을 던진다.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 인도 하인의 울트라 슈퍼 아부력을 발휘하여 ‘자유와 개인의 권리를 끔찍히 아끼는’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에게 편지를 보낸다.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되므로 생략한다. 선악은 없다. 게임이 있을 뿐이다. 구조를 탈출하는 미션이다.


    더 재미있다는 말이 아니다. 재미는 중요하지 않아. 똥영화 '주글래살래'도 잘 찾아보면 재미가 몇 개 있다. 중간중간 건너뛰고 보면 된다. '클레멘타인'은 안 봐도 된다. 그냥 똥과 그래도 살려고 발악하는 똥은 향기가 다르다. 똥감독은 변태장면들을 모았는데.


    되도 않은 영화 하나 찍어보겠다고 비디오방에서 B급 영화를 뒤져보면서 혹은 만화방에 죽치고 앉아서 온갖 더러운 장면을 생각해내고 혼자 낄낄거리며 그걸 꾸준히 수첩에 적어놓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귀엽지 아니한가? 하여간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구조다. 


    선악의 논리를 뛰어넘어 호랑이가 되라. 호랑이는 선악이 없다. 주인공 발람은 착한 사람이다. 주인 아쇽도 착한 사람이다. 아쇽은 뇌물을 주었다. 발람도 뇌물을 주었다. 주인 아쇽의 뇌물은 나쁜 뇌물이고 하인 발람의 뇌물은 착한 뇌물인가? 이거 내로남불인가? 


    발람이 하면 선행이고 아쇽이 하면 악행인가? 우리는 호랑이가 되어야 한다. 호랑이는 선악을 뛰어넘은 초월적인 존재다. 선악은 중요하지 않아. 구조를 탈출하는게 중요하다. 기생충은 탈출하지 않는다. 기생한다. 왜? 기생충이니까. 호랑이는 우리를 탈출한다. 


    왜? 호랑이니까. 바야흐로 인도라는 호랑이가 우리를 탈출하여 중국을 물어뜯을 때가 되었다. 중국은 이런 영화 못 만든다. 하극상 영화를 만들면 시진핑이 먼저 살해될테니까. 혁명의 중국에 혁명은 없다. 할머니 쿠슘은 가장 낮은 계급의 가장 약한 여성이지만 


    늙고 교활한 모계사회 가모장이다. 자식을 팔아먹고 그 수입으로 산다. 손자도 팔아먹는다. 한국으로 말하면 국힘당 찍는 시골의 보수꼴통 아재들이다. 발람은 살인을 저지르고 그런 국힘당이나 찍는 가족과 연락을 끊는다. 호랑이가 되려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구조를 깨는게 중요하다. 중권이들은 노상 민주당과 국힘당의 차이가 없다며 내로남불 타령을 하곤 하지만 그 누구도 울타리를 뛰어넘은 호랑이의 질주를 막지 못한다. 그 호랑이는 젊기 때문이다. 진정 옳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길 놈이 이기는게 옳은 것이다. 


     왜? 이길 놈은 이길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이길 놈이 빠르게 게임을 종결짓고 다음 게임으로 갈아타거나 아니면 질질 끌면서 재방송을 틀어대거나의 차이뿐이다. 어차피 이길 놈은 구조에 의해 정해져 있다. 인도감독이 과감하게 진실을 말했다.


    어제의 기생충이 오늘의 호랑이로 진화했다. 전율이 그 가운데 있다.


[레벨:2]dksnow

2021.02.21 (22:59:48)

인도의 도약에 환영하는 일인

빌어먹을 카스트제도가 아직도 엄연하지만, 그건 인도의 숙제.


발리우드도, 이젠 음악좀 줄이고, 플롯과, 구조에 더 신경쓴다면,

그 깊은 문화와 신화속에서 좋은 영화들이 나올것. 

[레벨:1]종달새

2021.02.22 (00:02:34)

덕분에 좋은 영화 잘 봤습니다.

[레벨:16]양지훈

2021.02.22 (00: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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