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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03 vote 0 2021.02.13 (20:53:23)

      
    유튜브 동영상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금태섭 심상정의 기생寄生정치


    기생妓生이 아니고 기생寄生이다. 기생충처럼 자체엔진이 없이 남의 힘에 묻어가는 손쉬운 길을 선택하는 자들이 있다. 당장 1득점을 올리는 대신 향후 주도권을 빼앗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셈이다. 기생충이 숙주를 죽이고 결국 자신도 죽는다.


    정치는 언제나 당장의 1득점과 장기적인 주도권 중에 선택하는 것이다. 가까이 있는 은과 멀리 있는 금 중에서 선택이다. 주도권을 빼앗기면 주최측의 농간에 의해 룰이 내게 불리하게 개정된다. 문제는 주최측이 국민이라는 점이다.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당장의 지지율 1퍼센트냐, 장기적으로 국민과의 신뢰를 쌓을 것이냐? 구조론의 정답은 장기전이다. 숙주를 갉아 먹는 기생寄生정치를 하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대상에 집착하는 원자론적 사고방식을 가졌다. 구조론은 관계중심적 사고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노무현이 대중을 모아놓으면 가로채기를 시도한다. 사람은 내가 노무현보다 낫지. 그럴 수도 있다. 진중권의 도덕성이 김어준보다 나을 수 있다. 도덕성 따위 개나 줘 버려. 의리가 없으면 벌레다. 도덕성은 사유되고 의리는 공유된다. 공유가 더 중요한 가치다.


    노무현에게 있고 안철수에게 없는 것은 대중과의 신뢰관계다. 안철수가 더 미남이고, 지능이 높고, 배운게 많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김어준보다 진중권이 나을지도 모른다. 김어준에게는 있고 진중권에게는 없는 것은 관계다. 노무현이 대중을 한자리에 모은다. 


    안철수가 대중을 가져가려고 하지만 어차피 못 먹는다. 김어준의 의리를 진중권이 빼앗으려 하지만 줘도 삼키지 못한다. 조선 시대 제승방략과 같다. 진관체제에서 장수가 10년씩 근무하면 지방토호가 된다. 당나라 시대 절도사처럼 중앙의 말을 듣지 않는 거다. 


    지방의 수령이 병사를 모아놓으면 중앙에서 파견한 장수가 지휘한다는 개념이 제승방략이다. 안 된다. 왜? 간부는 사병의 주적이니까. 현역으로 복무해 본 사람은 안다. 이는 호르몬의 영역이므로 어쩔 도리가 없다. 지휘관과 병사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안 된다.


    노무현에게 있고 김어준에게 있는데 안철수에게 없고 진중권에게 없는 것은 호르몬이다. 의리와 신뢰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케인과 손흥민도 여러 해 손발을 맞추어서 되더라. 그것을 빼앗을 수 있다는 착각은 현장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밑바닥 인간을 겪어보지 않아서 금태섭과 심상정은 모른다.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알아야 하는데 그걸 모르기 때문에 금태섭, 서민, 강준만은 엘리트 특유의 대중혐오, 시민혐오를 노빠니 문빠니 하는 나쁜 말로 과시하는 것이다. 그거 질병이다.



    둔갑론 원자론 구조론


   미녀를 만나면 여우가 둔갑한게 아니라는 보장이 없다며 '내가 속을 줄 아느냐. 이 요망한 것아! 뒤에 감춘 꼬리를 얼른 내놓지 못할까?' 하고 호통치는 사람은 봉건인이다. 이들은 믿음이 없다. 그래서 불안하다. 귀신이 뛰고, 요괴가 날고, 마귀가 주름잡는 세상. 


    이들은 종교에 의지한다. 무당도 믿고, 부적도 믿고, 음모론도 믿고, 초능력도 믿는다. 별걸 다 믿는다. 사실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아예 판단을 하지 않는다. 목사와 승려에게 판단을 위임한다. 근대인은 원자론을 믿는다. 원자론이 봉건시대의 둔갑론보다 낫다. 


    원자는 깨지지 않는다. 숫자가 많다. 믿어볼 만하다. 요괴와 마귀와 귀신이 술법을 걸어도 숫자가 100조 개나 되는 원자가 견고해서 개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괴의 술법이 통하지 않는다. 단단한 원자를 어떻게 일일이 작업하냐고? 숫자도 백조를 넘는다는데.


    그런데 과연 원자가 쪼개지지 않을까? 이들은 극단적으로 간다. 혹시 쪼개질지도 모르잖아. 더 단단한 것을 찾아보자고. 금이다. 다이아몬드다. 귀족은 믿을 수 있어. 양반은 믿을 수 있지. 재벌은 믿을 수 있지. 서울대는 믿을 수 있지. 보수꼴통이 되는 법칙이다. 


    원자는 단단하고 단단한 것은 다이아몬드다. 학벌의 다이아몬드는 서울대다. 돈의 다이아몬드는 재용이다. 서울대 빼고 못 믿는 병에 걸리면 진중권이다. 재용이만 믿는 병에 걸리면 보수꼴통이다. 진보꼴통과 보수꼴통의 논리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그들은 단단한 것만 믿는다. 재벌만 믿고, 귀족만 믿고, 서울대만 믿고, 조중동만 믿고, 교회도 신도가 많은 큰 교회만 간다. 강자만 믿고 약자를 업신여긴다. 구조론은 다르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질과 입자는 확실히 방향을 정하지만, 힘과 운동과 량은 다르다.


    하부구조는 미리 정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정답은?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을 믿어야 한다. 밸런스를 믿어야 한다. 대칭을 믿어야 한다. 구조를 믿어야 한다. 질과 입자 단계는 확실하게 포지션을 정하되 힘부터는 역설이 작용하므로 반대로 된다. 허허실실이다. 


    원자론은 확실한 것 하나만 믿지만 구조론은 반대다. 질과 입자는 명확히 하고 힘과 운동과 량은 애매하게 가야 한다. 대신 타이트하게 붙어줘야 한다. 연애를 해도 그렇다. 원자론적 사고의 연애는 지독한 사랑을 증명하는 것이다. 하루에 문자만 40통 보낸다.


    구조론적 사고의 연애는 타이트하게 붙어주는 것이다. 밀당을 하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계속 따라다닌다. 우리가 북한과 일본과 미국과 중국을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 원자론은 북한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미국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구조론은 붙어준다. 


    상호작용한다. 교류도 늘리고 싸움도 늘리고 왕래도 늘린다. 일본이 가면 한국은 따라간다. 일본이 조선업을 하면 한국도 한다. 일본이 반도체를 하면 한국도 한다. 일본이 자동차 만들면 한국도 한다. 가까이서 교류하며 상호작용을 늘리면 무조건 이기게 된다. 


    왜? 주도권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상호작용하면 새로운 이슈가 뜨고 새로운 것은 무조건 주최측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판을 장악해야 하니까. 주최측은 게임을 하는 쪽이다. 너랑 안 놀아 하고 등을 돌리면 축에서 대칭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주도하면 된다.


    영국이든 프랑스든 독일이든 일본이든 올바른 판단을 한게 아니라 그냥 많은 일을 벌였고 많은 일을 벌이다 보면 새로운 일이 벌어지고 새로운 일에 숟가락을 먼저 올린 사람이 무조건 이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식민지 경쟁이든 산업화 경쟁이든 마찬가지다.


    그들은 운이 좋아서 이겼고, 운이 좋은 이유는 새로운 일은 새로운 룰을 필요로 하고, 새로운 룰은 언제나 주최측의 편을 들어주기 때문이고, 주최측은 현장에 가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다. 가까이서 비비면 무조건 이긴다. 주도권 잡는 쪽이 룰을 정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단순하다. 언제나 새로운 것이 뜨고, 새로운 것은 새로운 룰을 요구하고, 어차피 룰을 정하는 넘이 먹는게 게임인데 언제나 가까이서 비비는 넘이 룰을 정한다. 가까운 자가 그 분야를 알기 때문이다. 왜 영국이 식민지 경쟁에 이겼을까? 근처에 있었으니까.


    왜 근처에 있었지? 배 타고 갔으니까. 왜 거기 갔지? 그럼 영국에 농사지을 땅뙈기도 없는데 뭣하냐? 인터넷이 뜨면 룰을 누가 정했지? 네이버다. 구글이다. 그들이 룰을 정했기 때문에 그들이 먹는다. 옳고 그르고 간에 무조건 상호작용을 늘리는 자가 먹는다. 


    이것이 구조론의 방향성 개념이다. 무조건 옆에서 비벼야 한다. 그것을 열린우리당이나 열린민주당이 표방하는 열린주의다. 일단 열어야 만나고 만나야 상호작용한다. 무조건 현장에서 경험치를 쌓은 쪽이 이긴다. 이것은 단순한 물리학이다. 개방해야만 한다. 


    미리 정답을 정해놓으면 안 된다. 질과 입자는 확실히 정하되 힘의 단계부터는 상호작용을 늘리면서 자체엔진에 의해 굴러가게 한다. 이기려고 애를 쓸 이유가 없다. 가만 놔두면 에너지가 스스로 우리편에게 유리하도록 룰을 만들어온다.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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