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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73 vote 0 2021.02.11 (20:40:55)


    세부 사항은 중요하지 않다. 근본적인 세계관이 중요하다. 사건은 기승전결을 거치며 계속 굴러간다. 최초의 방향설정이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계속 나빠진다. 초기에 갖출 것은 갖추어야 한다. 기본을 다져야 한다. 그다음은 싸움을 거듭하며 경험치를 쌓으면 된다.


    초반부터 나사가 빠져 있으면 첫 싸움은 요행수로 이기더라도 금방 한계를 보인다. 싸우는 과정에 상대방에게 파악되기 때문이다. 약점이 드러나면 추궁당한다. 음의 피드백이냐 양의 피드백이냐가 중요하다. 환경이 우리편이냐 적대적이냐다. 행운은 우호적인 환경에서 온다.


    대의명분을 세워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반드시 갖추어야 할 초반의 방향제시다. 여기서 이념이 제시되는 것이며 관망하는 중도세력이 가담할지 말지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면 뒤패가 붙기 시작한다. 어느 시점부터 지갑이 사방에서 밀려온다.


    여기서 원자론적 사고와 구조론적 사고가 갈린다. 원자론적 사고는 하나씩 쟁취하는 것이고 구조론적 사고는 핵심을 거머쥔 다음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마지막 한 걸음은 내 손으로 하는게 아니라 상대방의 협조로 해야 한다. 99퍼센트를 준비하고 상대방의 실수를 기다린다.


    성과주의, 실적주의, 실용주의 유혹에 빠져 눈에 보이는 성공의 증거를 만들려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가 환경이 적대적으로 변한 결과로 운이 나빠져서 망하는게 보통이다. 누가 옳으냐는 중요하지 않다. 뒤에 가담하는 사람에게 어떤 역할을 주는지가 중요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결정적인 전투를 이겼는데도 매번 적을 용서하고 뒤로 물러났다. 그러다가 배반당하고 굴욕을 겪기도 했지만 적의 배반은 도리어 이쪽에 명분을 만들어준다. 그런 도쿠가와도 중요한 기회가 왔을 때는 배반자 소리를 들으면서도 잽싸게 핵심을 움켜쥐었다.


    간토의 너구리関東の狸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너구리처럼 미적거리지만 너구리는 한 번 손에 쥔 것을 절대로 놓지 않는다. 뜸은 오래 들이지만 다 지어진 밥은 확실하게 챙겨 먹는다. 문재인의 정치술도 비슷하다. 여유를 부리다가 보기 좋게 배반을 당한게 한두 번이 아니다. 


    김종인도 윤석열도 안철수도 금태섭도 배반했다. 그들의 배반은 문재인에게 개혁의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문재인이 옳은지 그른지는 중요하지 않다. 큰 싸움은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다. 지금은 중간단계다. 게임은 아직 시작에 불과한데 지금은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 없다. 


    검찰개혁 언론개혁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권만 수사할지 모른다. 공직자는 다 문재인이 책임지는 사람이니까. 언론개혁은 공연히 언론을 적으로 돌려 불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그러나 기득권 언론과 싸우는 방법으로 SNS 세력을 키워주면 다른 이야기다.


    새로 가세한 세력이 누구 편을 들지는 뻔하다. 방향판단은 간단하다. 신곡을 띄우고, 새로운 유행을 만들고,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바람잡이를 하는 것이다.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불지는 누구도 모른다. 개방하고 분위기를 띄우고 에너지를 결집해 간다.


    어느 선을 넘는 순간 에너지는 그때부터 문재인 정권의 손을 떠나 자체 동력으로 굴러간다. 보수꼴통은 무조건 새로운 에너지를 방해한다. 그러다가 망한다. 할배들이 적응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물결을 일단 방해자로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방해자가 맞다. 


    좌파꼴통도 새로운 물결을 방해자로 여긴다. 그들은 미리 정답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다음에 저렇게 해야 한다고 복잡하게 정해놓는다. 굳이 미리 정해놓을 필요가 없는 것까지 시시콜콜 정하려고 한다. 새로운 물결은 무조건 그 미리 정해놓은 계획과 충돌한다. 


     아무 생각이 없는, 겁대가리를 상실한, 열려 있는, 도전하는 세력이 새로운 분위기에 빨리 적응해서 환경을 우리편으로 만들면 운이 좋아진다. 한국은 양의 피드백을 탔고 일본은 음의 피드백을 탔다. 한국이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한다. 한국은 원래 중앙집권 국가라서 그러하다.

 

    일본은 지방분권이라서 합의가 안 된다. 모바일 시대에 적응을 못 한다. 세상일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 수 없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보수꼴통은 미국 일본과는 친해야 하고 북한 중국과는 적대해야 한다고 답을 미리 정해놓았다. 좌파꼴통도 정답을 미리 정해놓았다. 


     그것이 환경을 적대하고 행운을 걷어차는 삽질행동이다. 북한과 중국을 어떻게 대할지, 일본과 미국을 어떻게 요리할지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 환경은 언제나 변하기 때문이다. 적이 물러서면 공격을 하고 적이 공격하면 물러선다. 그러면서 기회를 엿본다.


    그러다가 찬스가 오면 사정없이 물어뜯어 버린다. 미리 답을 정하면 안 된다.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이긴다. 유연한 사고를 하는 자가 승리한다. 운이 좋아야 이긴다. 느긋하게 기다리는 자가 운을 차지한다. 개방하는 자가 운을 차지한다. 열린민주주의를 외치는 이유다. 


    방향판단은 사건의 어느 단계에 개입할 것인지다. 도쿠가와는 섬기던 주군 이마가와가 죽자 재빨리 독립했다. 배신자 소리를 들으면서도 말이다. 그것은 질의 결합이다. 일단 전국구로 데뷔를 해야 한다. 공직 경험도 없이 데뷔도 하지 않은 채로 외곽에서 떠드는 자들 있다. 


    누구 편에 설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은 입자다. 도쿠가와는 오다 노부나가 편에 섰다. 여기까지 왔으면 반은 온 것이다. 그다음은 나폴레옹처럼 자기 손으로 왕관을 쓰면 안 된다. 적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압박하면서 적이 성급하게 나오다가 자멸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장기전을 준비하는 자가 이긴다. 마지막 대관식은 반드시 남의 손을 빌려야 한다. 항우는 자기 손으로 왕관을 썼고 유방은 한신과 팽월의 도움을 받았다. 자력으로 이기면 반드시 2라운드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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