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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71 vote 0 2021.02.04 (12:51:17)

      

    사유의 출발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 모든 것의 뿌리가 되는 근원의 하나를 찾아야 한다. 더 이상 추궁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것을 단端이라고 하니 일의 실마리가 되고 추론의 단서가 된다. 사건의 단초가 되니 출발점을 이룬다. 단端은 단斷과 통한다. 똑 부러지는 지점이 있다. 결단決斷을 내려야 한다. 일은 첨단尖端에서 시작하고 말단末端으로 끝난다.


    컴퓨터 단말기와 같다. 입력기와 출력기가 단말을 이룬다. 터미널과 같다. 종점에 이르러 터미네이터가 등장해 준다. 최종보스가 된다. 성리학의 인의예지 사단四端이 그런 개념이다. 인간의 타고난 본능이다. 그것은 원래 그런 것이므로 더 이상 질문하지 말라는 거다. 최종보스가 되는 우주의 궁극의 단서端緖는 무엇인가?


    원자론이 알려져 있지만 가짜다. 자연수와 같다. 자연수는 똑부러지는 숫자이므로 계산하기 편하지만 세상이 자연수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원자론은 고대인이 편의적으로 도입한 개념이다. 근거가 없다. 똑부러지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냥 똑부러지는 것이 있는 걸로 치자고 제안한 것이다. 양자역학 시대와 맞지 않다. 양자역학의 세계에 똑부러지는 것은 없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21세기다. 우리가 원자론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물질의 고유한 성질 같은 것은 없다. 원자가 쪼개지지 않는다거나 성질이 고유하다는 것은 그냥 얼버무리는 말이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말고 이 정도에서 멈추자는 타협책의 제안이다. 비겁하다. 학자는 용기 있게 벼랑 끝 극단極端에 매달려서도 거기서 한 걸음 더 전진해야 한다. 양자역학이 기어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고 인간들은 피곤해졌다.


    진실을 말하자. 우주 안의 모든 성질은 궁극적으로 밀어내는 힘이다. 그 외에 없다. 밀어내면 단절되고 단절되면 끝난다. 거기가 종점이다. 극단의 단말이다. 거기서 똑부러진다. 궁극의 단서가 된다. 인력은 없다. 일정한 환경에서 척력이 충돌하여 장이 꼬이면 외부 관측자의 눈에는 인력으로 보인다. 


    주변을 밀어내면 중심이 붙는다. 주변이 중심보다 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우주 안에는 오직 밀어내는 하나의 힘이 작용하고 있을 뿐이다. 밀어내는 이유는 에너지를 가진 소립자가 서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원자의 회전방향이 같으면 장이 충돌한다. 충돌하므로 밀려난다. 절대온도 이상의 온도에서 분자들의 운동에 의해 서로를 밀어낸다.


    모든 움직이는 것에는 대칭성이 작동한다. 왼쪽을 밀어내면 오른쪽이 밀착한다. 스모 선수가 서로 상대방을 도효 밖으로 밀어대면 몸이 달라붙는다. 인력은 원리적으로 없다. 당기는 힘은 밀어내는 힘의 반대쪽을 본 것이다. 그것은 관측자의 사정일 뿐 자연의 본래가 아니다. 자석이 붙는 것은 철 원자는 원래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이다. 강력은 가까운 거리에서 밀어내고 중력은 먼 곳까지 밀어낸다. 강력이 코어를 밀어내는 데 비해 중력은 공간을 밀어내는 차이다. 주변을 밀어내면 중심이 끌린다. 주변이 중심보다 넓으므로 주변이 밀려나면 중심이 접근한다. 우리가 느끼는 힘은 대부분 전자기력이다.


    전자가 움직이며 장을 만들어서 서로 밀어낸다. 우주 안의 모든 성질은 소립자의 스핀에 따라 회전방향이 같은 장이 충돌한 결과일 뿐이다. 전자기력이든 강력이든 약력이든 중력이든 밀어내는 본질은 같다. 물질은 파동을 가지고 파동은 입자에 갇히며 회전방향이 같으면 밀어낸다. 양자의 스핀이 다양하므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밀어대는 것이 물질의 다양한 성질로 나타난다.


    한글이 자모 스물넷을 가지고 온갖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언어는 성대를 진동시켜 공기를 밀어낸다. 밀어내면 흩어져야 하는데 일부가 꼬여서 모여든다. 왜 우주는 모여 있을까? 사실은 가속적으로 흩어지고 있다. 흩어지는 힘이 모이는 힘보다 크다. 척력이 인력보다 크다. 인력은 척력의 2차 효과이므로 척력보다 작아야 한다. 척력의 일부가 꼬여서 인력이 되는 것이다. 척력을 꼬이게 하는 것은 수학적 효율성이다.


    서로 충돌하면 이기거나 지거나 무승부다. 보다 효율적인 것이 이긴다. 효율적인 구조를 획득하면 동일한 에너지를 가져도 더 많은 에너지를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 원자번호가 낮은데 부피가 큰 물질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 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난다. 대부분은 그 반대다. 온도가 높을수록 분자의 운동이 커져서 부피를 많이 차지한다.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에 국지적인 혼선이 빚어지는 것이다. 곧 구조의 차이다.


    그것은 순전히 수학적 우연이다. 4구당구의 모아치기 기술과 같다. 우연히 세리가 만들어지면 연속득점이 가능하다. 우연히 주변보다 안정된 상태가 된다. 팽이가 회전하면 축이 안정되어 외력의 작용을 극복해낸다. 그냥 당구공과 회전하는 당구공의 차이다. 에너지가 동일한데도 주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보다 효율적인 구성이 있다. 그것은 모여서 축을 공유하는 것이다. 정치인이 걸핏하면 단결을 외치는 이유다.


    우주의 최종근거는 분자의 운동에 따른 충돌과, 충돌에 따른 척력과, 척력의 꼬임에 의한 인력과, 인력의 척력에 대한 상대적 효율성과, 물질이 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이동하여 상대적으로 안정되려고 하는 경향이다. 곧 엔트로피다. 이 하나의 근본원리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만유는 안정되려고 한다. 안정된 쪽만 남는다. 충돌하면 안정된 쪽이 불안정한 쪽을 이기기 때문이다. 충돌하면 계가 만들어지는데 의사결정이 계 내부의 보다 안정된 코어에서 일어난다. 보다 안정된 코어에서 대칭의 축이 만들어지고 축의 이동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계가 만들어지면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순서로 축이 이동하여 내부의 에너지 모순을 배출시킨다. 모순이 사라지면 변화가 멈춘다. 계는 모순이 해소되어 멈출 때까지 운동한다. 혹은 운동상태로 안정되어 영구운동을 한다. 제자리에서 영구운동을 하고 있으면 그게 입자다.


    운동이 회전형태를 띠면 축이 내부에 갇혀 입자가 된다. 빛처럼 직진해도 내부적으로는 회전과 같다. 주변공간에 대해 상대적으로 전진할 뿐 빛 자신은 멈춰 있는 것이다. 축이 대칭의 중심을 차지하면 팽이처럼 제자리에서 회전하고 중심을 이탈하여 편심이 되면 빛처럼 직진한다. 자연에 회전이 흔한 이유는 회전이 쉽게 효율을 달성하기 때문이다.


    진행운동이나 가속운동이나 배회운동도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정된 운동형태 중의 하나다.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변화는 일어난다. 불안정하면 떠밀려서 구조가 깨지고 다른 대상에 흡수된다. 자연은 보다 안정된 것만 남아있으므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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