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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52 vote 0 2020.11.11 (11:27:56)

      
    승리의 공식은 정해져 있다.
     


    '짝패'에서 이어진다. 왕년에 했던 이야기지만. 영화에는 수준이 있고 액션에는 공식이 있다. 그냥 공식대로 하면 된다. 밥 로스 말투로 ‘참 쉽죠’. 그런 거다. 그때 그 시절 국산방화 수준은 미대 졸업전시회 같은 것이었다. 미국영화 수입쿼터 따려고 억지로 만든 조잡한 영화다.


    그렇다. 독재가 망하면서 모두 나란히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이다. 흥분되는 시절이었다. 그때는 장선우 같은 엉터리도 영화감독입네 하고 떠들었다. '나는 장선우의 모든 영화에 별점 0개를 준다'는 말을 쓰곤 했다. 왜? 그건 일단 영화가 아니니까. 그 중에서 최악은 ‘나쁜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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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영화는 보지 않았다. 나는 영화 보고 평론하는 사람이 아니다. 영화를 떠나 근본 사고방식이 틀렸다는 말이다. 중요한건 씨네21이 장선우를 부추겼다는 거. 포스터는 버스 정류장 가판대에서 팔던 선데이서울 따위 잡지 표지다. 선데이서울은 양호한 편이고 아류가 많았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한겨레와 씨네21은 필자와 코드가 맞았다. 그리고 갈린다. 영원한 결별이다. 그 분기점에 짝패가 있다. 무엇인가? 순수한 아마추어였다는 말이다. 한겨레도 아마추어고, 필자도 아마추어, 죄다 아마추어다. 그리고 아웃사이더였다. 점차 변했다.


    그들은 주류에 편입하고 금방 기득권이 되었다. 짝패는 최악인데 평론가 별점이 높은 이유는 인맥 때문이다. 아는 사람끼리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비열한 뒷모습을 봐버린 것이다. 씁쓸했다. 이러기냐? 어제까지만 해도 너희는 순수했잖아. 벌써 그 지경인 거냐?


    각설하고 액션의 공식으로 돌아가보자.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질은 민중이 각성하여 우리편에 가담하는 것이다. 구로자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가 대표적이다. 적과 대등하게 싸우는게 아니고 압도적인 신무기로 이긴다. 저쪽에서 총을 쏘면 이쪽은 포를 쏘는 식이다. 


    적군에 없는 것이 아군에 있어야 한다. 저쪽은 의리가 없고 우리는 의리가 있다. 저쪽은 명분이 없고 아군은 명분이 있다. 그럴 때 질의 차이가 성립한다. 질의 대결은 무와 유의 대결이다. 농민군과 사무라이의 전투다. 당연히 전투경험 있는 사무라이가 이길 것이다. 천만에.


    세이난 전쟁이다. 의외로 농민군이 이겼다. 남북전쟁도 같다. 남부신사와 북부양키의 싸움이다. 당연히 신사가 양키를 이길 것이다. 양키는 못 배우고 가난한 이민자다. 양키는 땅개를 의미하는데 못 먹어서 키가 작았다. 이차대전 때 독일군과 미군을 보면 미군이 키가 작다.


    아일랜드 감자흉년에 헐벗고 굶주린 애들이었다. 초반에는 남군이 이겼다. 그런데 결국 북군이 이겼다. 중국에도 비슷한 예가 있다. 척계광은 양반의 자제를 훈련시켜 군대를 만들었는데 왜구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농민을 훈련시켜 왜구를 물리쳤다. 왜 농민이 강할까? 


    임진왜란 때도 척계광이 훈련시킨 남군은 북군과 달리 분탕질을 치지 않았다고 한다. 농민의 자제는 명령에 복종한다. 왜 귀족의 자제는 대오를 이탈하여 도주하고 농민의 자제는 대오를 지킬까? 왜 남부신사들은 전황이 불리하자 죄다 도주하는데 양키들은 대오를 지킬까?


    그랜트는 무리한 작전으로 리에게 계속 졌다. 지면 후방으로 물러나서 재편성을 하는데 그러다가 장군들이 줄줄이 링컨에게 박살나고 마지막으로 그랜트가 투입된 것이다. 그랜트는 패배한 군대를 그대로 전장에 투입했다. 그래도 병사들은 도주하지 않았다. 양키의 힘이다.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도 비슷하다. 무적의 근위대가 먼저 도망쳤다. 15세 소년병은 홀로 대오를 유지하고 영국군과 맞섰다. 왜 농민, 빈민, 소년병은 말을 잘 듣고 귀족, 사무라이, 신사, 엘리트, 진중권, 서민들은 서둘러 도주할까? 우리가 기댈 아마추어리즘의 고결함이다.


    그들은 나란히 출발점에 서기 때문에 도주하지 않는다. 귀족은 서열이 있다. 출발점을 떠나 너무 멀리 왔다. 백작 위에 후작 있고 후작 위에 공작 있다. 평민은 대오가 없거나 강철대오가 된다. 동학농민군은 강철대오가 되거나 그냥 흩어진다. 대장이 있으면 무너지지 않는다. 


    대장이 없으면 붕괴한다. 625 때 국군이 대패한 몇몇 전투의 특징은 대장이 도주하거나 현장에 없었다는 점이다. 미군은 대장이 없으면 부관이 있는데 국군은 없다. 중국군도 비슷하다. 좀비처럼 공격하다가도 대장을 죽이면 죄다 도주한다. 훈련된 장교가 부족했던 것이다. 


    로마군은 평등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백인대에 신병을 넣지 않았다. 신병끼리 따로 백인대를 만든다. 병사집단 내부에 차별이 있고 서열이 있으면 쉽게 와해된다. 불리해지면 즉시 상관을 쏘고 도주한다. 미군이 월남전에 고전한 이유는 상관을 저격하는 프래깅 때문이었다.


    우리의 희망은 이런 것이다. 한국은 유럽과 달리 나란히 출발점에 서 있으며 그래서 평등하며 서로간에 차별이 없으며 그래서 강하다. 그러나 슬슬 차별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득권화 되고 배신을 때리기 시작하는 것이며 나는 씨네21 박평식의 배반에서 그 조짐을 본 것이다.


    이기는 전쟁은 정해져 있다. 모두가 평등하게 나란히 출발점에 설 때 그 부대는 상승부대가 된다. 무적이 된다. 나폴레옹과 알렉산더와 곽거병은 우연히 혹은 계산적으로 그런 구조를 연출해냈다. 세월이 흐르면 나폴레옹은 황제가 되고 근위대도 기득권 계급이 된다. 멸망한다.


    오자병법을 남긴 불패의 명장 오기가 사병들과 같은 침대에서 자고, 같은 옷을 입으며, 같은 음식을 먹고, 부상당한 병사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준 이유다. 유비 삼형제도 같은 침대를 썼다. 문빠가 강한 이유는 문빠들이 나란히 같이 출발점에 서는 아마추어들이기 때문이다. 


    질의 균일을 만들어낸 군대가 강하다. 질 다음은 입자다. 입자는 고수와 하수의 수준 차이를 드러낸다. 고수는 작전을 짠다. 1차전을 져주고 2차전을 이긴다. 함정으로 유인하고 매복한다.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이겨놓고 싸운다. 적재적소에 예비대를 투입한다. 


    팀플레이를 한다. 입자는 반드시 지도자가 있다. 하워드 훅스의 리오 브라보다. 혹은 구로자와 아키라의 요짐보다. 지도자가 어느 쪽에 붙을까를 결정한다. 질이 교범적인 전투의 오자병법이라면 입자는 임기응변의 손자병법이다. 오자병법이 이긴다. 손자병법은 거짓이다.


    어쨌든 손자병법이 인기가 있다. 질의 균일함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무반에 계급을 없애야 강군이 되지만 병사를 교육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병사가 병사를 교육시키게 하면 차별이 일어난다. 힘은 선택과 집중이다. 상대의 급소를 친다. 알렉산더 전술이다. 


    전투 중에 순간적인 감각으로 적군의 스팟을 찾아낸다. 이쪽 저쪽으로 힘을 주며 씨루다가 적의 약점을 간파하고 모든 전력을 기울여 일점을 타격한다. 어디를 칠 것인지가 중요하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끌어낸다. 아픈 곳만 때린다. 게임이라면 탱커가 중요하다.


    일단 탱커가 버텨줘야 전술을 쓸 수 있다. 짝패가 망한 이유는 질의 균일을 달성하는 장면도 없고, 입자의 머리를 쓰는 장면도 없고, 탱커를 앞세우는 장면도 없기 때문이다. 탱커 하면 마동석이잖아. 마동석이 길목에서 버텨줘야 시간을 벌어서 역습할 수 있잖아. 다들 알잖아.


    운동은 빠른 대응과 움직임이다. 열심히 하는 거다. 량은 그냥 숫자다. 맷집이다. 질과 입자 힘은 전장 밖에서 싸워놓고 이긴다. 전략이다. 힘과 운동과 량은 전장 안에서 실전으로 이긴다. 전술이다. 힘은 전략도 되고 전술도 된다. 전장 밖에서 이겨야 진짜다. 싸우면 진 거다.


    일단 싸움이 붙었다면 1/n으로 져 있다. 대미지가 누적되는 것이다. 확률적으로 깨져 있다. 이겼다면 운이 좋다는 말이다. 주인공 보정이다. 몰렸는데도 이겼다고 선언하면 안 되고 몰리는 상황 자체를 방지해야 한다. 벽을 등지고 선다든가 도주로를 확보하고 싸우는 식이다.


    포위되면 일단 진 거다. 홍콩영화는 보통 주변공간을 이용해서 탈출한다. 홍콩 뒷골목이 복잡하잖아. 결론은 나란히 출발점에 설 때 질의 균일을 달성하여 무적의 군대가 만들어진다. IT산업 초창기 때 그러했다. 잡스 형님의 스마트로 또 기회가 왔다. 바이든이 정책을 바꾼다.


    또 기회가 온다. 나란히 출발점에 선다. 다들 흥분한다. 에너지가 몰려드는 것이다. 거기가 스팟이다. 변곡점이다. 중권들은 혼자 백미터 앞에 서고 철수들은 혼자 아빠 등에 업혀 있다. 망한다. 진짜는 어떻게 질의 균일을 끌어내어 에너지를 결집하는가이다. 문빠만 가능하다.


    태극기는 균일하지 않다. 민경욱 같이 튀려는 자들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나경원이 혼자 주름잡고 그런다. 젊은 집단만 균일을 달성할 수 있다. 15세 소년병만 가능하고 60세 노병으로는 안 된다. 농민군만 되고 귀족은 안 된다. 가난한 양키만 되고 배부른 남부신사 안 된다.


[레벨:4]윤민

2020.11.11 (16:48:11)

질의 전략, 입자의 전략, 힘의 전략, 운동의 전략, 량의 전략
모든 전략가들이 봐야할 교과서네요! 오늘도 잘 배우고 갑니다!


초창기 스타트업처럼 나란히 출발점에 서서, 질의 균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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