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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18 vote 0 2020.11.09 (23:02:11)

    영화 짝패 그리고 지식인의 병폐


    예전에 영화 이야기 많이 했는데 이유가 있다. 그때가 어느 면에서 한국영화의 태동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할 말이 많았다. 지금은 필자가 훈수를 두지 않아도 다들 영화를 잘 만들고 있다. 봉준호가 오스카상을 받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때 그시절 방화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영화는 그렇게 만드는게 아냐.' 하고 훈수를 둔게 류승완의 '짝패'다. 하필 류승완을 저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끊은지 오래됐지만 씨네21 창간 때부터 팬이었는데 씨네21이 주목한 인물이 고졸 류승완이다. 초졸 김기덕과 함께. 영화? 그냥 만들면 되는 거다.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영화는 감각이다. 그에게는 감각이 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아마추어가 만든 소박한 영화다. 아마추어의 패기와 순수함이 묻어나고 있다.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천장을 뚫어야 프로가 된다. 류승완은 점차 때가 묻어서 프로가 되어가는 것이다. 


    말하자면 트루먼쇼처럼 한 인간의 성장사를 지켜보는 것이다. 어디까지 클까? 짝패에서 류승완의 한계는 드러났고 군함도는 보지도 않았다. 류승완은 짝패에서 죽었다. 사실은 짝패도 보지 않았다. 예고편으로 충분하다. 영화를 보고 평론을 누가 못하나? 안보고 짚어야 고수지.


    그런데 오늘 14년 만에 짝패를 봤다. 왓챠에 나온다. 문제는 처절하게 망한 짝패의 엉터리 액션에 많은 평론가들이 후한 별점을 주고 있는 것이다. 깐깐하다는 박평식 너 마저도. 그들은 수준을 들켰다. 짝패 이후 류승완 망한 것은 천하가 다 안다. 나무위키 류승완 항목을 보시라.


    정두홍 때문에 류승완 망했다고 노골적으로 써놨다. 와 세다. 나는 대안 없이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다. 짝패 액션이 실패라면 대안은 마동석 액션이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운동과 힘의 차이다.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도는 정두홍 특유의 바람개비 액션 말이다. 전혀 설득력이 없다. 


    필자의 말이 맞았다. 이후로 마동석 떴다. 영화에 정답은 있다. 액션의 길은 정해져 있다. 유튜브 동영상만 해도 뜨려면 독거 노총각처럼 말을 천천히 해야 한다. 나는 뜰 생각이 없기 때문에 빠르게 하는 것이고. 이소룡이 싸우기 전에 승모건을 보여주며 뜸을 들이는 이유가 있다.


    아마와 프로가 갈라지는 갈림길이 있다. 류승완은 봉준호 처럼 뜰 것인가? 한때는 타란티노로 보였는데. 그런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박정희가 스크린 쿼터를 만든 이후 한국 영화산업은 철저하게 망했다. 홍콩은 떴는데. 스크린 쿼터 때문이다. 지금 홍콩도 망했다. 


    박정희가 충무로를 죽였듯이 시진핑이 홍콩을 죽인 것이다. 그런데 스크린 쿼터를 폐지할 때 한국의 영화인들은 모두 반대했다. 한국영화를 철저하게 파괴한 스크린 쿼터를 왜 영화인들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을까? 이후로 필자가 씨네21과 한겨레를 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의 기득권을 봐버린 것이다. 한겨레와 노빠의 가는 길은 갈라졌다. 일본문화 개방 때도 비슷한 소동이 있었다. 지식인은 입을 모아 말했다. 일본문화 개방하면 한국문화 다 죽는다고. 그래서 한국문화 죽었는가? 오늘날 세계적인 한류 붐은 무엇인가? 왜 지식인은 항상 틀릴까? 


    왜 독재자와 지식인은 하는 짓이 똑 같은가? 왜 독재자와 지식인은 한사코 한국영화를 죽이고, 한국문화를 죽이려들까? 한국 잘 되면 어디가 덧나는가? 알량한 기득권 집착 때문이다. 검찰이나 한겨레나 진중권이나 뇌구조는 정확히 같다. 똥개가 한 번 똥을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


     김대중 - 일본문화 개방하여 한국문화 죽인 자.

     노무현 - 스크린 쿼터 폐지하여 한국영화 죽인 자.

 

    한국의 지식인과 언론인들이 김대중과 노무현을 씹은 논리다. 오늘날 기레기가 문재인 씹는 이유도 같다. 왜 지식인과 언론인은 한사코 독재자의 편이 되어 한국을 죽이려고 하는가? 기어이 한국을 죽여야만 성에 차는가? 문재인 죽이기나 김대중 죽이기, 노무현 죽이기나 같다. 


    그들은 독재자의 논리로 한국을 사냥한다. 한국이 잘 되는게 배가 아픈 것이다. 한국이 잘 나가면 지식인들의 말을 안 듣는다. 고분고분 하지 않게 된다.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닌다. 풀이 죽어서 고개 숙이고 다녀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한국을 망치려고만 하는 것이다. 


    원래 세상 이치가 그렇다. 잘 나가면 말 안 듣는다. 철저하게 굶겨야 한다. 배고픈 초졸 김기덕, 배고픈 고졸 류승완, 배고픈 고졸 노무현이 필요하고 성공한 노무현, 성공한 김대중 필요 없다. 고생할 때는 칭찬을 하고 성공하면 죽인다. 한국의 한계다. 그 천장을 뚫어야 미래가 있다.


    다시 짝패로 돌아가자. 류승완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처절한 동네 양아치 막싸움이다. 짝패는 막싸움이 아니다. 그럼 성룡의 코믹 액션이냐? 아니다. 제자리에서 형광등을 발로 차서 깨뜨리는 이소룡의 경극액션이냐? 아니다. 서극과 타란티노의 탐미주의 액션이더냐? 


    아니다. 그럼 무슨 액션이야? 그냥 쓰레기다. 똥이다. 족보를 잃어버린 것이다. 막싸움이 초반에 조금 나오다가 갑자기 비보이 부대, 날라리 부대, 야구부 애들, 하키부 애들이 등장하며 일본 만화책으로 간다. 어? 이거 잼있다. 롤 플레임 게임 액션이냐? 게임의 재미는 밸런스다. 


    요즘은 1 여고생이 30 마력 쳐준다는데 여고생 날라리 부대와 철가방 짜장면 부대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 그럼 오갸루 특공대도 나오는 거냐? 안 나온다. 어휴! 패죽일. 장난하냐? 일본식 건물이 일부 나오지만 일본식 액션은 안 나온다. 중국풍 건물만 나오고 홍금보 액션은 없다. 


    일본도가 등장하지만 숨 막히는 사무라이 액션 없다. 음양의 조화를 강조하는 서극식 공간이 연출되지만 기대는 말라. 거기에 맞는 액션은 없다. 예컨대 이런 거다. 홍문연에서 죽이려는 항장과 살리려는 항백이 검무를 춘다. 두 마리 앵무새가 나뭇가지 사이를 오가며 희롱한다.


    짝패는 두 사람이다. 그런데 서로 협력하는 어벤저스 액션은 없다. 짝패에 짝패액션 없다. 헐크가 빌런을 집어던지면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로 쳐내는 그림과 같은 합을 맞추는 액션은 없다. 패스도 없고 어시스트도 없다. 그럼 뭐냐? 류승완이면 막싸움의 미학이잖아. 그것도 없다. 


    결국 이것저것 나열하기 수법이다. 어디서 본듯한 장면은 다 나온다. 거기에 맞는 액션은 없다. 이것저것 주워섬기는데 그걸로 요리하지 않는다. 사무라이 액션에서 정적이 주는 숨막히는 느낌? 없다. 서극식 음양의 조화? 없다. 이명세식 멋진 대칭구도? 없다. 킬빌 탐미주의? 없다. 


    타란티노의 아이러니? 없다. 홍금보의 공간연출? 없다. 이소룡의 아크로바틱? 없다. 밸런스를 겨루는 RPG 게임액션? 없다. 그런 그림을 연상시키기는 한다. 이상신 국중록 첩보의 별에서 허언갤 경쟁 나올려고 한다. 안 나온다. 왜 안 나올까? 안 나올 거면서 왜 건드리는 걸까? 


    감각 때문이다. 류승완 감독은 감각이 있다. 촉이 좋다. 그러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다. 초반에 이상신 국중록 연상시키는 허언갤 장면이 몇 나왔다. 비보이가 헤드스핀 공격을 가하면 재밌지 않을까? 이건 만화다. 영화가 만화를 소화할 수 있을까? 못한다. 살짝 나오다 그만둔다.


    헤드스핀은 하는데 헤드스핀 액션은 없다. 헤드스핀 자세로 가만히 서 있는다. 바보 아냐? 바보 맞다. 결론은? 아마와 프로의 차이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다. 특별한 감각 있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경계에 선다. 류승완은 감각이 있다. 감각만으로는 프로가 될 수 없다. 소화를 못한다.


    봉준호나 박찬욱이 될 수 없다. 타란티노가 될 수 없다. 천장을 넘어야 한다. 한계를 넘으려면 이론을 알아야 한다. 액션에도 이론이 있다는 것이 구조론이다. 량은 운동을 이길 수 없고 운동은 힘을 이길 수 없다. 동은 정을 이길 수 없다. 동의 동에 의한 정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때 그 시절 박정희 때문에 충무로는 망했고 2000년 무렵 민주화의 힘으로 막 부활하려는 때였다. 그때는 모두가 출발선에 서 있었다. 초졸 김기덕과 고졸 류승완과 명문대를 나온 유학파 곽경택이 나란히 서 있었다. 감각만으로 두각을 드러낼 수는 있지만 곧 한계를 만나게 된다.


    한국의 지식인 중에 지식인은 없다. 아마와 프로는 다르고 고수와 하수는 다르다. 남의 지식을 주워듣고 어설프게 아는 것과 자기 지식 창의하여 제대로 아는건 다르다. 진짜 지식이 교과서에 나오겠는가? 진짜 지식은 외국에서 수입되는 것이 아니다. 영화가 그 사실을 알게 한다.


    류승완과 봉준호는 층위가 다르다. 지식은 중에도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 한국 지식인 중에 한 명의 진짜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솔숲길

2020.11.10 (11:01:51)

감각만으로는 프로가 될 수 있다. => 문맥이 맞나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0.11.10 (11:04:44)

고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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