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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25 vote 0 2020.09.20 (12:40:31)


    논객행동 이재명


    논쟁은 논객이나 하는 것이고 대통령은 정치를 해야 한다. 논쟁하면 뭐든 50 대 50으로 교착된다. 전문가의 학술토론도 아닌 바에 TV토론은 토론주제와 상관없는 주변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명 정치인은 이름을 알릴 목적으로 논쟁을 걸 수 있지만, 이재명 정도면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철수가 걸핏하면 문재인 대통령 나와라. 나랑 토론하자. 그러는데 그런 식으로 토론하자는 쪽이 아쉬운 쪽이다. 아쉬움을 들키면 진다. 논쟁하면 진중권도 변희재한테 털린다. 팩트대결로 몰아가서 얄궂은 통계자료 따위를 잔뜩 들고나와서 말꼬리나 잡고 늘어지면 시청자는 누구 말이 맞는지 판단할 수 없다.


    토론에 이기는 방법은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기습발언으로 상대방을 당황시키고 호통을 치는 것이다. 잔기술이 먹힌다는 말이다. 사전에 준비를 잘한 쪽이 이긴다. 변희재가 준비를 잘해서 진중권을 이겼다. 그런 잔기술을 쓰다가 본인이 털리기도 한다. 이정희는 박근혜를 당황시키려고 했지만 역으로 당했다.


    이정희의 도발에 박근혜의 막말응수로 둘이 치고받다가 같이 죽는 그림을 생각했겠지만 박근혜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침착하게 연기를 했다. 대중 앞에서 태연한 척 연기하는 것은 박근혜가 한두 번 해본 게 아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제 꾀에 제가 넘어가고 아둔한 사람이 표정관리 잘해서 승리하곤 한다.


    결론은 TV토론은 쇼라는 거다. 전문가의 학술토론이 아닌 이상 의미가 없다. 트럼프 같은 돌머리도 TV토론은 밀리지 않는다. 논객이야 재미로 토론한다지만 승률이 50퍼센트라서 두 번 논쟁하면 백퍼센트 지는 게임이 된다. 유시민도 논쟁 좋아하다가 대권주자에서 멀어졌다. 안철수도 논쟁 걸다가 망했다.


    '현병장은 우리 아들이다.' 하고 써 붙였다가 개망신당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들키고 있다. 이재명의 토론주장도 가벼움을 들키는 행동이다. 상대가 안 받아주면 꼴이 우습게 된다. 지역화폐는 정치적 용도가 맞고 경제적 관점에서는 의미 없는 제로섬 게임 맞다. 솔직히 이런 것은 초딩들도 안다. 바본가?


    본질은 철학과 전략이다. 이념의 문제라는 말이다. 팩트싸움으로 가면 안 된다. 극단적인 경제논리로 가면 국방예산부터 줄여야 되겠지만 국방예산 삭감 > 국민불안 > 국가혼란 > 비용발생으로 보면 국방비는 필요한 낭비다. 전쟁은 외전과 내전이 있다. 안보비용은 외전을 막고 복지비용은 내전을 막는다. 


    지역화폐에 들어가는 돈을 복지제도의 일환으로 볼 것인가 곧 내부를 안정시키는 안보비용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지자체장의 생색내기 정치쇼로 볼 것인가는 관점의 문제다. 일회용으로 끝나면 생색내기 쇼가 맞고 지속되면 사회의 안정에 기여한다. 이에 필요한 것은 국가 시스템 곧 공무원에 대한 신뢰다.


    공무원의 존재 자체를 혐오하는 자들 많다. 지자체 없애고 시의회 없애서 예산 절약하자는 사람들 많다. 한술 더 떠서 여의도 폭파하고 국회의원 300명 전원 총살하자는 허경영 지지자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하면 러시아와 동유럽 꼴 난다. 언론도 의회도 제구실을 못하니 공무원과 재벌의 부패가 극심하다.


    단체장과 시의회가 살아나면 공무원과 업자의 결탁에 따른 부패가 시의회 부패로 바뀐다. 부패의 제로섬 게임이다. 이 부패를 막으면 저 부패가 뜬다. 동유럽의 공무원+재벌 부패와 한국의 시의회 부패 중에 어느 쪽이 나을까? 결국은 통제가능성 문제다. 상호작용 과정에 조금씩 신뢰를 증대시키는 게 맞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가 아니라 신뢰를 얻어가는 과정의 문제다. 지역화폐가 생기면 단체장이 특정 시장을 키우거나 죽일 수 있는데 그런 권력이 국가에 유익할까? 그게 과연 자본주의 원리와 맞는가? 단체장 권력이 없으면 대신 재벌권력이 그 공백을 메우는 데 그건 좋냐? 그래서 이념의 문제인 것이다. 


    후진국은 어떤 선택을 하든 망한다. 주로 단체장의 친인척이 눈먼 돈을 먹는다. 토론을 하면 불신전략을 쓰는 사람이 무조건 이긴다. '나를 믿어라'고 말하는 사람과 '나는 못 믿겠네'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 누가 설득력이 있겠나? 당연히 불신이 신뢰를 이긴다. 불신은 말로 조지고 신뢰는 행동으로 조진다. 


    내 말이 옳다는 말은 필요 없고 노무현처럼 묵묵히 실천해서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거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다. 행정수도 이전이 충청도민의 신뢰를 얻는 데는 20년이 걸렸다. 누가 옳으냐 토론으로 결판 짓자 하는 식은 초딩행동이고 욕을 먹더라도 맷집을 보여서 제도에 대한 신뢰를 증대시켜야 한다.


    설명하는 쪽은 말이 많지만 불신하는 쪽은 단칼에 자른다. 토론은 말을 적게 하는 쪽이 이긴다. 설명하려고 말을 많이 하면 초조해 보인다. 어쨌든 선진국은 단체장과 시의회가 많은 권력을 가지고 공무원과 업자의 결탁을 막는다. 그들이 신뢰를 얻었기 때문에 가능한 그림이다. 300년 걸려서 이룬 성과다. 


   자본주의 본질은 효율인가 신용인가? 자본주의는 효율이라고 보는 쪽은 지역화폐 그거 그냥 사기다. 아무런 경제효과 없다. 이런다. 그런데 그 말이 분명히 맞다. 자본주의 본질은 신용이라고 보는 쪽은 안보비용과 마찬가지로 사회안정에 필요한 투자라고 주장한다. 안보비용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낮춘다. 


    북한이 도발하면 외국 자금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마찬가지로 복지지출이 사회를 안정시켜 외국인 투자유치에 기여한다. 이런 건 장기적으로 얻는 성과다. 구조론으로 보면 자본주의는 장기적으로 신용이고 단기적으로 효율이다. 신용이 효율에 앞선다. 신용은 투자고 효율은 이익이다. 투자해야 이익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언제나 불신전략이 신용전략을 이긴다. 상대가 무슨 정책을 추진하든 저것들이 공무원들 눈먼 돈 빼먹으려고 수 쓰네. 이러면 먹힌다. 장기적으로는 유권자와 시의회가 보다 긴밀해져서 보이지 않는 심리적 장벽이 하나씩 허물어져서 사회가 안정되지만, 이는 직접효과가 아닌 뜻밖의 간접효과다.


    돈이란 돌고 도는 것이므로 민주적인 절차가 낭비로 보이지만 사실 그게 낭비가 아니라 투자다. 결국 자본주의는 효율인가 신용인가 하는 철학의 문제이며 단기적으로 효율이고 장기적으로 신용이며 그 신용은 경제효과가 아니고 상호작용 효과다. 민원인들이 시의회에 더 자주 전화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후진국은 시민들이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문제 생기면 저 혈세 빼먹는 도둑놈들 하고 욕이나 한바탕 쏟아붓고 끝내지만, 선진국은 시민들이 시의원들에게 매일 전화를 해서 불만을 쏟아내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서 결국 공무원과 업자들이 비리를 저지르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진다. 


    매일 지겹게 전화해대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들이 사회의 보물이다. 비리는 은폐와 단절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서로가 속속들이 알면 그게 안 되는 것이다. 지역화폐는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고 시민들이 시의회에 불평할 수 있는 꼬투리를 만들어줄 뿐 직접적인 이익은 없다. 


    문제는 바보들이다. 바보들은 불만이 있어도 시의원에게 전화할 줄 모르기 때문에 자기만 손해 본다고 여긴다. 그래서 무슨 정책이든 다 반대한다. 자기는 불만을 참고 있는데 남들은 매일 시의원들에게 전화해서 이득을 챙겨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속에서 천불이 난다. 그들은 고졸이라서 어차피 전화 못 한다. 


    보나마나 똑똑하고 젊고 잘난 대졸들이 시의원하고 매일 통화하며 아주 친구가 되어서 지역화폐다 뭐다 하면서 자기네들끼리 뒤로 다 해 먹겠지. 나는 몰라서 못 해 먹고. 그들이 국힘당을 찍는다. 이건 물리적 현실이다. 못 배우고 힘없는 자들의 막연한 박탈감과 소외감이 국힘당의 에너지다.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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