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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89 vote 0 2020.08.21 (10:48:46)

      

    문명의 기원


    문명은 하나다. 이것이 구조론의 입장이다. 그냥 하나의 문명이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에는 번듯한 고대문명이 없다. 서구가 앞서간 것은 원래 문명이 거기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동아시아는 막대한 농업생산력 덕분에 이렇다 할 고대문명이 없이 바로 중세가 시작된다.


    고대문명의 맹아단계는 있었지만 번듯하지 않다. 황하문명? 량치챠오가 지어낸 말이다. 세계 10대 문명?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말이다. 일본을 끼워주려면 10대로 가야 한다. 한국의 고인돌 문명은 어쩌고? 세계 1천대 문명으로 가랴? 언어를 비트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근래 괴베클리 테페에서 중요한 유적이 발견되었다. 우리도 지식을 업데이트 해야 한다. 문명의 본질은 도시나 농경이 아니고 종교다. 인간이 원래 100여 명의 소집단을 이루고 흩어져 살았는데 종교의 등장으로 1천 명 이상의 대집단으로 늘어난 것이 문명의 출발이다.


    총균쇠에 나온 이야기일 텐데 유목이 농경보다 발달한 기술이다. 농경중심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일찍부터 농경이 발달한 나일강, 유프라테스-티그리스강, 인더스강 유역을 세계 문명의 요람으로 꼽는데 량치차이가 거기에 황하를 슬쩍 끼워넣었다고. 그럼 마야문명은?


    마야에 무슨 강이 있지? 강이 없잖아. 강중심적 사고, 농경중심적 사고는 그냥 하나의 아이디어에 불과하다. 중국은 이렇다 할 고대문명의 흔적이 없다. 눈씻고 봐도 없다. 바로 중세다. 마야, 아즈텍, 잉카는 돌로 만든 흔적이 남았다. 황하는? 일단 돌이 없다. 황토뿐이다. 


    흔적이 중요하다면 짐바브웨는? 훌륭한 돌문명이 있다. 흙도 쳐주자고? 그럼 인디언은? 북미 인디언은 훌륭한 흙피라미드를 쌓고 꼭대기에 신전을 지었다. 마야 피라미드 꼭대기에 신전이 있는데 북미에도 그런게 많다. 흙으로 쌓은 사실만 다르다. 아프리카에도 많다.


    양자강 지류에서 지푸라기가 몇개 나왔지만 그런 찌꺼기는 게르만에 널려 있다. 땅 파보면 엄청 나온다. 게르만 유물이 100이라면 황하 지류는 1이다. 영국과 한반도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고인돌 라인에 무수하다. 정확히 말하면 문명은 청동기다. 전쟁기술이 중요하다.


    구리와 주석이 7 대 3이라야 한다. 대량생산은 그리스 일대에서만 가능했다. 태행산맥에서 구리가 조금 나왔지만 약하다. 중국에 문명이 도입된 것은 유럽에서 바퀴와 풀무가 전해진 이후다. 왕도 초가집에 살았는데 풀무가 전해져 황토를 구워 벽돌과 기와를 만들었다.


    기와집과 벽돌집의 등장을 중국문명의 출발로 봐야 한다. 유목민이 농경민보다 우월한 문명이다. 나중 도시가 발달하며 역전되었다. 유목민은 도시가 없으니 유적이 없지만 전쟁기술이 우수했다. 황하문명이 주장되는 시기 중국에 도시는 없다. 성곽이 없다는 말이다. 


    고대 중국문명은 정주도시가 아니라 떠돌이 약탈집단이었다. 은나라 멸망직전에 처음 토성을 쌓았는데 바로 망했다. 주나라 때부터 본격적으로 정착을 했다. 하나라, 은나라는 떠돌이 집단인데 떠돌이문명? 이건 좀 이상하다. 마야문명도 쉽게 도시를 버리고 이주를 했다.


    무덤에서 옥돌이 몇 나왔다고 문명이라고 하는데 그런건 중국에 40곳쯤 있다. 위수와 회수 지역에서 특별히 많이 나왔다고 우길 수 없다. 무덤이 증거라면 한국의 고인돌문명과 선돌문명을 쳐줘야한다. 중국은 원래 우거진 숲이었다. 코끼리와 털코뿔소가 살고 있었다. 


    쇠도끼가 보급된 이후 대규모 삼림의 벌채가 이루어져 농경이 발달했으며 그 전에는 생산력이 약해서 전쟁에 의지하는 약탈문명이었다. 이런 점은 잉카도 비슷하다. 사람을 사냥하는 식인문명이다. 근데 그거 문명 맞아? 고대 중국문명과 잉카, 마야문명은 꽤 비슷하다. 


    생산력에 의지하는 문명이 아니라 인간사냥 하는 문명이었다. 공자가 괴력난신을 규탄한 것은 그런 인신공양, 순장습속을 버리라는 가르침이다. 문명의 본질은 전쟁기술이고 청동을 장악한 자가 우세했으며 유목민의 역할이 묻혔다. 인더스 문명은 사진 찍을 만하다. 


    인더스 문명 유적이 250개인데 황하문명은 0개 혹은 1개다. 인더스강 유역이 그렇고 주변으로 확대하면 1천 개를 넘어간다. 고고학자들이 달려 들면 인도 전역에서 3천 개를 찾을 수 있다. 중국이 열심히 땅파서 홍산문화 무슨문화 하고 자꾸 이름을 붙이는데 뻘짓이다.


    찌질한거 이름붙이기 금지하자. 피곤하잖아. 땅 파면 몽골 사막에서 엄청 나온다. 자꾸 나온다. 시베리아도 파보자. 죄다 무덤떼다. 억지 말맞추기 없기다. 중국은 대국이니까 좀 나와야 한다는 식의 우격다짐 곤란하다. 우리나라는 가야무덤만 엄청 파헤쳤는데 좋지 않다.


    안동이나 상주나 이런 동네도 파면 자꾸 나온다. '가야무덤은 산등성이에 있어서 파기가 좋았어요.' 이런 거다. 문명의 본질을 문자로 본다면 세계에 살아남은 모든 문자는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변화된 페니키아 표음문자 하나이고 예외는 중국의 한자와 우리 한글뿐이다. 


    거의 모든 문자가 페니키아 문자라는 사실의 의미는? 문명의 근본은 지중해 무역상이라는 거다. 나머지는 말을 가져다붙인 것이고. 시시콜콜 파헤지기로 가면 이스터 섬의 모아이 문명도 훌륭한 문명이다. 이러면 선을 넘는 거다. 언어라는게 그렇다. 우기면 되는 것이다.


    문명의 시원을 따져보자. 괴베클리 테페에서 조상신을 섬기는 종교가 발명되었다. 그 무리가 남쪽으로 내려가서 이집트문명을 이루고 동쪽으로 옮겨가서 인더스 문명을 일구었는데 빙하가 퇴조하자 유럽으로 흘러갔는데 일부는 지중해로, 일부는 게르만으로 갔다. 


    이 시기에 노랑머리가 최초로 등장했다. 그 이전에는 백인이 이란인이었다. 지중해에서 좋은 구리가 나왔고, 인근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바퀴와 페니키아 문자가 나왔고, 터키에서 철기가 일어났고, 초원에서 풀무가 발명되었다. 초원지역 역할이 중요한데 묻혀버렸다. 


    풀무가 중국에 전해져서 쇠도끼, 벽돌, 기와가 탄생하며 중국은 순식간에 숲이 벌채되었다. 갑작스레 생산력이 폭증한 것이다. 문명의 뿌리는? 종교, 구리, 문자, 바퀴, 풀무다. 이 중에서 중국에서 발명한 것은? 갑골문자뿐이다. 인신공양문명? 이런건 안 쳐주는 것이다. 


    명나라 때까지 순장을 했으니 중국에서 근대인의 합리적 사고는 없었다고 봐야 한다. 일신교가 없었기 때문이다. 철학의 한계다. 유교는 원칙을 제시했을 뿐 콘텐츠가 부족했고 도교사상이 중국인의 일상을 지배했는데 그게 주술이다. 미개한 주술사의 나라였던 것이다. 


    아직도 풍수타령 하는 중국인 많다. 문명을 이루려면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중국은 지구촌의 변방이었다. 아시아인이 열등한게 아니고 원래 중국이 터가 좋지 않았다. 장점도 있지만 그 덕분에 인구만 늘었다. 춘추시대와 송나라 때 반짝했고 그 외에는 암흑이었다.

   



[레벨:10]dksnow

2020.08.21 (13:54:34)

총균쇠의 

유목 vs 농경사회 갈등구조의 정의는 의미있습니다. 하지만 승자의 역사기록은 아니죠.

12-13세기의 몽골 유목민의 세계정복 (기병대, 화살촉의 나선형, 아랍의 공성전, 화약의 시발점) 에, 서유럽이 눈을 뜬 겁니다. 아니, 지갑 주운거지요. 아랍의 한세대가 다 몽골기명에 살인 당했으니...

아랍의 총멸망으로 지갑을 주운 서구가, 19-20세기를 열고 (오스만 침략), 1-2차대전 (자유주의 경제 오류) 으로 패망한겁니다. 그러면서 학문의 자유주의가 득세한건 후퇴지요.


여튼, 문명의 출발은 1입니다. 그거 부정하는 사람들은 좀. 이야기 상대가 불가한 거지요. 진실은 담백합니다.

20세기 일본의 다이묘들도, 서구에 정식 출판할때, 진중하게 영어로 적절히 걸러내서 출판했습니다. 동경의 고서점이 그걸 증명하고, 삼성의 이병철은 일본 엘리트들의 진리추구를 존중한 덕에, 박정희와 반대로 간 덕에, 돈을 벌었지요. 손정의도 그 라인입니다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서구 유럽이 멸망하고, 변방의 미국이 뜨고, 일본이 80년대를 장악하고, 작금 북경과 상해 (전 2000년 한자문화권의 언어를 존중)가 뜨고 있다면... ...

한반도의 세계사적 역할은 무엇일까요. 공짜는 없고, 낭만주의적 사고는 늘 판단을 흐려왔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8.21 (15:05:46)

"문명의 뿌리는? 종교, 구리, 문자, 바퀴, 풀무다."

http://gujoron.com/xe/1229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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